'베가 레이서'는 팬택 20년 노하우의 결정체라 할만한 산물이다. 워낙 기념비적인 제품인 만큼 팬택이 이 제품이 들인 열과 성은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이 무리일 지경. 팬택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와 '세계 최초' 라는 타이틀, 여기에 '베가 레이서'라는
매력적인 이름까지. 팬택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제품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계 최초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듀얼 스피커를 통한 3D 입체음향의 지원, 팬택의 독특한 UI와 듀얼모드 LCD 등 혁신적인 기능이
대거 탑재된 베가 레이서, 팬택 마케팅 본부장 임성재 전무는 "페라리가 단순한 스포츠카를 넘어 예술과 감성이 살아 숨쉬는 작품으로 불리듯
베가 레이서 역시 가장 빠른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폰 문화를 만드는 아이콘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가장 빠른'은 기본이며, 다양한
혁신기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마트폰 트렌드를 만들 것이라는 지신감의 표현인 셈.
팬택의 이런 자신감이 시장에서의 큰 호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제 예약판매를 시작한 베가 레이서, 가장 빠르다는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기대만큼의 성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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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디자인
팬택은 베가 레이서를 개발하며 세세한 부분에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굳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이러한 고뇌의 흔적은 제품 곳곳에서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손에 쥐는 순간 버튼 하나의 위치까지 치밀한 계산과 고심 하에 결정된 것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베가 레이서는 사용자가 가장 빈번하게 접근하는 전원버튼의 배치에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다. 오른손으로 파지하는 경우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레 위치하는 부분에 전원버튼을 배치했다. 4.3인치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어 이보다 위쪽이나 상단에 전원 버튼을 배치했다면 의외로 화면을
깨우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을지도 모를 일.
상단과 하단에는 모두 스피커가 배치돼 있다. 여타 스마트폰과 달리 자체 스피커를 통해 멀티미디어나 게임을 즐길 때에도 보다 생생한 음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 출력 자체도 부족하지 않을 뿐더러, 두 개의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하나의 스피커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이었다.
측면 상단에는 활용도가 높은 검색 버튼을 따로 배치했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검색 기능에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
후면엔 음각된 SKY 로고와 8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플래시 역시 지원한다.
베가 레이서에 새롭게 도입된 사생활 보호 기능인 듀얼모드 LCD도 재미있는 기능. 이 기능을 동작시키면 화면에 격자무늬 패턴이 나타난다.
정면에서 바라볼 땐 시인성이 살짝 떨어지지만 이미지나 텍스트를 확인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는데 비해 측면에서 바라보면 위 이미지와 같이 특정한
패턴이 화면에 나타나 알아볼 수 없게 만든다.
점차 대형화되고 선명해져 가는 디스플레이는 반대로 그만큼 사생활을 노출할 우려가 큰 것이 사실. 팬택은 재미있는 방식으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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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성능은 다소 아쉬워
두 개의 스피커를 이용한 서라운드 입체음향의 지원,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듀얼모드 LCD 등, 베가 레이서에는 새롭고
참신한 기능이 대거 포함됐다. 여기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NFC(KT/SKT)와 국내 사용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DMB 등도 빠짐 없이
지원한다. 그럼에도 9.45mm의 슬림한 두께로 완성돼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라는 1.5GHz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떨까? 입수한 샘플이
완성 단계의 제품이 아닌 탓에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갤럭시S II 등의
경쟁자를 압도한다 자신했던 베가 레이서의 성능이 과연 그만한 수준에 이르러 있는지 살짝 확인해보자.
▲ Quadrant Benchmark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의 성능 측정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툴이 바로 Quadrant일 것이다. 객관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지만,
워낙 많은 사용자들이 기본적인 성능 측정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베가 레이서의 점수가 예상했던 것과는 상이하다. 3천점을 넘어서는 갤럭시S II와는 제법 큰 차이가 벌어진다. 단순히
최적화의 문제로 보기에는 그 차이가 너무 큰 것이 사실. 이는 먼저 출시된 테그라2 기반의 안드로이드폰보다도 낮은 결과이다.
향후 베가 레이서에 채용된 퀄컴 MSM8X60 시리즈와 쿼드런트간의 미스매칭에 대한 부분이 추가적으로 더 밝혀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Linpack
반면 Linpack에서는 1.5GHz 듀얼코어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프로세서의 floating point 연산능력을 측정하는
이 벤치마크에서 베가 레이서는 52.07MFLOPS를 기록했다.
약 47MFLOPS를 기록하는 갤럭시S II와 비교할 때 더 빠른 프로세서의 동작속도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로 MFLOPS는 프로세서가 1초에 실행할 수 있는 부동소수점 연상의 수를 100만 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 Rightware BrowserMark
웹브라우징 성능을 측정하는 Rightware BrowserMark에서도 베가 레이서는 꽤나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만한 수준이면 현존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브라우징 능력을 갖췄다 평가할만한 수치.
베가 레이서의 짧은 테스트는 의아스러움만을 남기고 끝이 났다. 충분한 테스트 시간이 보장됐더라면 좀더 자세한 부분을 둘러볼 수 있었겠지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 아쉽다.
또 더이상의 벤치마크 결과를 나열하는 것도 다소 애매하다. Rightware BroswerMark나 Linpack에서는 발군의 성능을 보였지만,
반대로 Quadrant나 Smartbench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아직 최적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단말기에서 발생하는 증상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나면 사용자들을 통해 더 자세한 검증이 이루어지길 바라 본다. - 케이벤치(www.kbe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