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MD, 마침내 K7 아키텍쳐에서 벗어나다
마침내 기다림이 끝났다. 특히, AMD 프로세서를 유독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마치 고통과도 같았을 그 길고 지리한 나날들이 모두 지나갔다.
벌써 언제던가? AMD의 새로운 아키텍쳐 '불도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 지난 케이벤치의 뉴스를 검색해 보니 불도저란 단어는
2007년 7월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꼭 4년 하고도 두 달이 더 지난 셈이다.

그러고 보면 AMD는 하나의 아키텍쳐로 참 오래도 버텨온 셈이다. AMD 관계자들이 듣는다면 매우 섭섭해 하겠지만, 애슬론으로부터 시작한 K7
아키텍쳐가 해머 시리즈의 K8으로, 다시 바르셀로나를 기점으로 K10으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은 딱히 부정하기도 쉽지 않다. 혹자는 이를 두고
"삶아 먹고, 볶아 먹고, 나중엔 사골로 우려 먹었다"고 평하는 반면, 또 누군가는 "잘 만들어진 아키텍쳐 하나가 얼마나 긴 수명을 가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방증한다"고도 한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결국 두 가지 평 모두 옳은 게 아닐까?
200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정보들이 공개되기 시작하며 불도저 아키텍쳐는 하드웨어 마니아들에게 그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시기를 즈음해 '잠베지(Zambezi)'란 프로세서 코드명도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AMD여 기억하자! 잠베지 프로세서는 당초
2010년 하순 출시가 계획돼 있었음을. 마니아들에게 무려 1년이란 고통의 시간을 안겼으니, 이제 그 긴 기다림을 짜릿한 희열로 보답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 AMD FX-8150
AMD 불도저 아키텍쳐의 데뷔와 함께 반가운 또 하나의 이름도 함께 돌아왔다. 2006년 이후 발표되지 않았던 AMD의 최상위 라인업
FX 시리즈의 부활이 그것. 새로운 아키텍쳐를 적용한 새로운 프로세서, 이제는 다시 한 번 붙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일까? 한동안 인텔의
하이엔드 제품군과 경쟁할만한 성능의 제품을 내놓지 못했던 AMD로서는 FX란 이름이 얼마나 아까웠을까? 이제 다시 그에 걸맞는 프로세서를
출시하기에 이르렀으니 AMD의 감회가 어떨지도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불도저 아키텍쳐의 잠베지 프로세서, 어떤 특징과 강점을 갖고 있을까? 성능을 확인하기 앞서 불도저
아키텍쳐의 개략적인 특징을 먼저 짚어보기로 하자. 실로 아주 오랫만에 근본부터 다시 설계한, 때문에 기존의 AMD 프로세서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새 프로세서가 등장했으니 어떤 구조적 변화가 뒤따랐는지 개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