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가전 매장에 가면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대형TV가
빼곡히 진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해 열린 남아공월드컵과 런던올림픽의 영향으로
최신TV라 부르던 스마트TV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예전엔 단순히 TV를 시청만 했지만
이젠 USB나 인터넷을 이용한 DLNA 기능으로
PC에 저장된 음악과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내장된 웹 브라우저로 인터넷까지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TV도 진화하고 있지만 지금의
스마트TV로는 몇 가지 불편함이 있다. TV 제조사에서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공급해
PC의 역할을 대체하는 듯 싶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PC에선 다양한 코덱으로 인코딩
된 동영상의 재생을 지원하지만 스마트TV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일부 코덱만 지원한다.
이로 인해 내려 받은 동영상 중에는 코덱이 지원되지 않아 동영상을 재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내장된 웹 브라우저도 PC보다 페이지 로딩 속도가 느리다. 스마트TV의
하드웨어 사양이 일반 PC보다 낮고 페이지 로딩 시간을 최적화 시켜 주는 기능도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TV에서 웹 사이트 하나를 띄우려면 아무리 인터넷 속도가 빨라도
보통 1분 남짓한 시간이 걸리는데 PC는 단 몇 초면 충분하다. 게다가 PC는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 사용자가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선택해서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스마트TV는 TV 제조사에서 제공한 브라우저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TV를 쓰고 있어도 PC를 부득이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노트북의 화면을 TV로 출력해 코덱을 지원하지 않아 볼 수 없던 동영상을 돌려 보기도 하고 느리고
답답하기만 했던 인터넷도 노트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언제나 이런 용도로 활용할 순 없다. 휴대
가능한 PC로서 어디든 들고 다녀야 하는데 매번 디스플레이 출력을 위해 연결하고
분리하는 건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귀찮은 일이다. 이처럼 스마트TV와
같이 쓸 PC로 불편을 확 잡아줄 그런 PC는 없을까?
■ '최신 PC, 작은 PC, 가벼운 PC, 빠른 PC' 모두 겨눈 초소형
PC를 바라다
스마트TV가 있기 전에 대형TV와 함께 쓰던 'HTPC'가 있었다.
TV를 다루는 것처럼 원거리에서 리모컨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음악과 영화도 감상할 수 있던 그런 PC였다. 다만 데스크탑 PC만큼 크고
무거워 원하는 위치에 두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어플리케이션 덕에 기능적인
면에서는 다루기 편했지만 사용자들은 무거운 HTPC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의 HTPC보다 크기가 반 이상 작아진 베어본
PC와 미니 PC가 등장했다. PC로서 크기는 작아진 게 맞는데 HTPC로서의 반향은 끌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어플리케이션 기능이 빠져 디자인만 미려해진 소형PC였기
때문이다. 대형TV로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는 있는데 크기는 어중간하고 고화질
동영상은 돌릴 수 있는데 다른 작업을 하기엔 PC의 성능이 미덥지 않았다.
그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TV가 나오고부턴 사용자들은
더 작은 PC를 쓸 수 있길 원했다. TV화면은 47인치며 55인치며 더 커져도 내 손 안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도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왕이면 PC의 크기도 내심
작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작고 얇은 노트북은 있는데 여태껏 봐온 소형 PC로
보면 아직까진 이리저리 들고 다니기엔 부담이 있다.
어느 떄부터인가 우리에게 CPU와 SSD제조사로 익숙했던 인텔이 초소형 PC 키트 'NUC'를
꺼냈다. 이 소식으로 작고 가벼운 PC를 원했던 사용자들은 NUC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크기는 딱 손바닥 만하고 무게는 한 손에 쥐고 들어도 가벼운데 보급형 울트라북과
데스크탑 수준의 성능을 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던 콘셉트의
초소형 PC가 마침내 등장한 것이다.
■ 초소형 PC 인텔 'NUC'로 무엇을 해 볼까?
사진 상으로 바라본 NUC는 여지껏 봐온 소형 PC와는 확실히 다르다.
일반적인 데스크탑 PC 규격에 맞는 부품들을 사서 조립하거나 기존에 판매 중인 베어본
조립 킷과 비교해도 더 작다. 인텔은 이런 귀요미스런 초소형 PC의 출시를 기념해
한 가지 재미있는 기능을 넣었다. NUC 패키지가 든 상자를 열면 바로 인텔을 상징하는
'봉 사운드'가 울린다. 이는 인텔의 초소형 PC를 처음 써 보는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다.
NUC는 크기가 작아서 어디든 원하는 장소에 PC를 둘 수 있는데
이런 곳에 설치해 보면 어떨까? 바로 모니터 뒷면에 PC를 고정하는 것이다. 기존의
소형 PC론 모니터 뒤에 장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인텔의 NUC는 모니터 뒷면의
'VESA 마운트 홀'을 이용해 장착할 수 있다. NUC 패키지 구성에 든 'VESA 마운트
렉'을 고정하고 두 개의 고정 나사를 달아 양족 걸쇠에 맞게 올려주면 된다.
이를 통해 마치 올인원PC를 사용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
자체적으로 TV수신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면 위치를 한 번 옮기는
것으로 배치를 쉽게 끌낼 수 있다. 덤으로 이런 초소형 PC에 어울릴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달아 사용한다면 선을 연결하는 일에 구애받지 않고 원거리에서 PC를 쉽게
다룰 수 있다.
TV수신 기능 모니터 혹은 스마트TV를 이용하면서 PC작업을 해야
할 사용자라면 'PIP'를 활용하면 된다. 화면 한 쪽은 작업을 위한 PC화면을 넓게
쓰면서 반드시 시청이 필요한 TV화면을 띄울 수 있다. 소리 출력은 상황에 따라 주화면으로
쓰고 있는 'PC'와 부화면으로 보는 'TV'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이는
HDTV 수신튜너가 내장된 모니터를 쓰는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풀HD를 지원하는 스마트TV에 초고화질의 동영상과 풍부한
사운드를 출력하는 능력은 인텔 NUC로도 충분하다. 화면이 큰 디스플레이를 곁에
두고 사용할 PC라면 이런 사용 패턴이 흔하지 않을까? 유튜브에 접속해 풀HD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기도 하고 미처 시청하지 못했던 방송을 내려 받아 보는 것도 무난해 언제든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시켜 줄 셋톱 박스로서의 역할을 해 낸다.
■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화면과 소리를 그대로, 'WiDi'도
쓸 수 있네
NUC는 일반 PC처럼 유선 랜을 꽂아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별도로
무선 랜 카드를 꽂아 WiFi 신호가 잡히는 일정한 공간 내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다. 울트라북을
비롯한 휴대용 PC에서도 이미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잇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NUC를 특별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NUC에 설치 가능한 무선 랜 카드 중에는 선 연결 없이
다른 디스플레이 기기에 화면과 사운드를 출력하는 'WiD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무선 인터넷 신호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원리를 이용해 고품질의 영상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NUC에 장착할 수 있는 인텔 센트리노 어드밴스드-N 6235 랜 카드의 경우엔
WiFi 무선 랜 기능을 하면서 블루투스 4.0과 WiDi 기능도 동시에 지원하는 콤보형 제품이기에 이를
체험해 볼 수 있다.
WiDi 기능을 지원하므로 여기서 인텔 WiDi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주면
간단한 설정으로 이를 지원하는 무선 디스플레이 장치에 소리와 영상을 동시에 전달해 줄 수 있다.
다른 무선 디스플레이 장치들도 많지만 인텔 NUC에서 WiDi를 이용하기 좋은
건 역시 스마트TV다. 다른 장치들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WiDi 어댑터를
별도로 구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스마트TV에는 WiDi를 수신할 수 있는 모듈이
내장돼 있기에 활용하기 좋다.
DVD 미디어와 블루레이 타이틀에 기록된 파일을 재생하는 것은
물론 풀HD 동영상과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의 원격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반
모니터를 HDMI로 연결하는 것보다 더 큰 화면에서 훌륭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스마트TV는 이런 셋팅에 최적화돼 있어 영화를 비롯한 동영상
감상용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젠
영화 한 편 보려고 USB나 외장 하드디스크에 옮겨 담을 것 없이 WiDi로 연결된 NUC에서
재생을 원하는 미디어 파일을 실행시켜 주기만 하면 된다. WiDi 사용을 원치 않을
시 간단히 버튼만 클릭해 주면 되기에 매번 케이블을 정리할 필요가 없다.
■ 인텔 NUC, 캐주얼 게임도 잘 돌리네
인텔 NUC는 특성상 외장 그래픽 카드를 달 수 없지만 하드웨어
사양을 타는 캐주얼 게임도 무난하게 돌린다. 최신 울트라북 수준의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코어를 얹어 충분한 성능을 내도록 한 것이다. 캐주얼 게임 중 하나인
'러스티하츠'로 돌려보니 내장 그래픽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건 역시 무리는 아니였다.
풀HD보다 한 단계 낮은 해상도에서 그래픽 품질을 높게 잡아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한꺼번에 많은 개체들이 등장하도록 임의로 옵션을 선택한 상태라
화면 밀림 등의 렉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었지만 NUC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상황이었기에 플레이 도중 메인 서버와
접속이 끊길 가능성도 있었으나 몇 시간 게임을 즐기는 동안 게임 접속이 종료되는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잘 받아준다는 얘기다.
'러스티하츠' 외 다른 온라인 게임 '마계촌 온라인'도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인다. 내장 그래픽이라 이 정도 게임은 무리라 생각할
사용자들이 있겠지만 인텔 NUC에 조합된 최신 세대의 프로세서와 강화된 내장 그래픽이
조합된 덕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풀HD 해상도로 설정된
환경에서 4인팟을 하는 경우라면 약간 버겁지만 혼자 즐기는 싱글 플레이 선에서는
흐름이 무난하다.
물론 고사양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게임이라면 높은 옵션대로
게임을 즐기기 어렵겠지만 상황에 따라 해상도와 그래픽 품질을 낮추는 등 알맞게
그래픽 옵션을 조절해 주면 인텔 NUC의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인텔의 귀요미 PC, 열어보니 끼 많은 초소형 PC였네
이처럼 인텔 NUC는 스마트TV와 함께 쓸 초소형 PC로서 여러 재주를
부린다. 고화질 동영상 재생은 기본이고 WiDi로 화면과 소리를 동시에 전달하거나
사양을 좀 타는 캐주얼 게임도 잘 돌린다. NUC의 기본 사양이 좋다보니 이건 안 될
거라던 사용자들의 예상을 종종 뒤엎곤 했다. 그렇지만 이 PC는 전원만 올린다
해서 당장 쓸 수 있는 완제품 PC가 아니다.
사용자가 필요한 부품을 사서 조립해 쓰는 반본체 형태의 PC로,
사용자가 직접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추가로 장착해야 한다. CPU를 비롯한 나머지
부품들은 조립이 된 상태라 이 2가지만 골라주면 된다. 크기가 작아 일반 타입의
부품은 사용할 수 없고 노트북용 DDR3 메모리와 mSATA 타입의 SSD를 선택해야 한다.
조립 방법은 NUC 패키지 안에 설명이 돼 있는데 한 두 번 조립해 보면 익숙해질 난이도라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조립해서 쓸
수 있다.
조립 킷 형태로 판매되는 인텔 NUC는 40만 원 초중반의
가격에 위치해 데스크탑 PC를 조립하는 것보다 약간 비싸다. 하지만 스마트TV와
함꼐 쓸 초소형 PC로서의 활용 가치와 디자인, 완성도를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사후 지원도 3년이 보장돼 일반적인 대기업 PC보다 오랜
기간을 두고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스마트TV를 이용하고도 동영상 감상과 인터넷을 위해 PC가 필요한
사용자라면 인텔의 NUC는 어떨까? 적당한 가격에 PC로서 여유로운 성능, 작고 가벼워
어디든 쉽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