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독특한 스타일의 울트라북 요가(Yoga)를 선보인 레노버가
이번에 2세대 제품인 '요가2' 시리즈를 들고 나섰다.
화면을 뒤로 젖혀 눕힌 것도 모자라, 반 바퀴를 더 꺾어쓸 수
있도록 한 것이 요가의 특징인데, 이 특이하고 신선한 디자인에 많은 울트라북 사용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은바 있다. 이를 발판삼아 2세대 요가는 최근 출시된 인텔의 4세대
프로세서인 하스웰을 달아 성능을 개선하고 초고해상도 환경을 지원하는 터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려 했다.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응한 윈도우 8.1 울트라북으로서 레노버가
출시한 '아이디어패드 요가2 프로'는 울트라북 사용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안하려 했을까?
■ 요가의 신선함은 그대로, 화면을 자유롭게 넘긴다
2세대 제품으로 출시된 요가2 프로는 1세대 요가의 주 특징을
그대로 가져왔다. 당시 노트북 화면을 360도 회전시킬 수 있는 울트라북으로선
레노버의 요가가 처음이기도 하고 이 특징이 곧 요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2세대 모델에서도 자유롭게 넘길 수 있는 화면의 특징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화면을 360도 회전시키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손으로 노트북 화면을 들어올려 다른 손으로 하판을 지지한 채 뒤로
꺾어 눌러주면 된다. 180도 까지는 힌지와 일자형 프레임이 고정된 채 노트북
화면만 움직일 수 있도록 했고 180도 이상의 각도로 꺾을 경우 힌지를 고정한 프레임이
함께 맞물려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완전히 뒤로 접어 둔 상태서 힌지가 노트북
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 않도록 고려된 것이다.
사용 환경에 따라 화면을 열어 젖히는 각도의 크기는 다양할
수 있는데, 레노버는 요가2 프로에 네 가지의 동작 모드를 부여했다. 일반 노트북
작업용으로 쓰는 랩탑 모드와 키보드가 있는 하판을 지지대 삼아 쓸 수 있는 스탠드
모드, 삼각대 형태로 세워 쓰는 텐트 모드와 완전히 뒤로 젖혀 쓰는 태블릿 모드가
바로 그것이다.
▲ 요가2 프로만이 소화할 수 있는 기능. 텐트와 스탠드, 태블릿
모드다.
이 중에 문서 작업 등 일반 울트라북과 다를바 없는 랩탑
모드보다는 나머지 세 가지 모드가 요가2 프로만이 소화할 수 있는 특색을 갖췄다고
정의할 수 있다. 스탠드 모드는 키보드가 배치된 하판이 울트라북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인데, 실내가 좁은 항공기나 열차, 차량 안에서 동영상을 보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동작 모드다. 랩탑 외 다른 동작 모드가 실행될 시 키보드에
자동으로 락이 걸리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동작이 나타나지 않는다.
텐트 모드는 스탠드 모드를 뒤집어 놓은 꼴이라 볼 수 있다.
삼각대 형태로 뒤집어 세운 노트북을 걸칠 만한 공간은 있는데 스탠드 모드를 쓸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 다루기 알맞다. 태블릿 모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요가2 프로를 들고서 손가락 터치를 하며 이동할 때 쓸
수 있는 모드다. 이처럼 요가2 프로는 네 가지 동작 모드로 사용 환경에 알맞은 쓰임새를 제안한다.
■ 초고해상도에 대응한 울트라북, 윈도우 8.1은 기본
사실, 위의 네 가지 동작 모드는 1세대 요가에서도 제안했던
특징이긴 하지만 당시 쓰임새에 맞는 정확한 콘셉트를 정하지 못했다. 요가2 프로를
비롯한 2세대 요가로 들어서면서 각 동작 모드에 따른 정의가 분명해진 것이다.
▲ QHD+를 지원하는 레노버 요가2 프로. 윈도우 8.1이 설치돼
있다.
그렇지만 요가2 프로의 진기가 발휘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다. 3,200 X 1,800 픽셀의 넓은 QHD+해상도를 지원한다.
기존 제품인 1세대 요가가 1,600 X 900 픽셀의 HD+해상도를 지원했던 점을 비교하면
확실히 4배나 더 커졌다. 이미 대세로 굳어진 1,920 X 1,080 픽셀의 풀HD 울트라북을
고려하면 이 요가2 프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한 발 앞선 변화로 볼 수 있다.
Q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울트라북은 요가2 프로 외에도 삼성전자의
아티브북9 플러스와 아티브Q, HP의 엔비14-K042TX 등이 있지만 국내 출시된 제품
중에선 레노버의 요가2 프로가 세 번째다. 애플도 최근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노트북인 맥북 프로 레티나를 내놓긴 했지만 2,880 X 1,800 픽셀보다 수치적으로
더 우세하다. 도시바의 키라북이 지원하는 2,560 X 1,440 픽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해상도를 지원하려면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가 필요한데,
레노버는 요가2 프로의 운영체제로 윈도우 8.1을 선택했다. 기존에 보급해 왔던
윈도우 8 운영체제론 사용자 입장에서 업데이트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도
하고, 윈도우 8.1은 이미 단일 모니터로 3,840 X 2,160 픽셀의 4K 해상도를 네이티브로
지원하고 있으므로 최신 운영체제로서의 안정성을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이런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무엇을 해 볼 수 있을까?
단적으로는 인터넷 웹 페이지를 세 개 띄워 세로로 배치해 쓸 수 있을 만큼 공간적인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것은 맞지만 눈에 보이는 글자
크기가 작아지므로 화면을 더 집중해서 봐야하는 불편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우를 대비해 요가2 프로는 기본 값으로 스케일링 크기를
최대치로 설정해 기존 풀HD 울트라북과의 괴리를 줄이고자 했다.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 마저도 확대 비율을 250%로 설정해 놓고 있어 초고해상도 노트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각적 불편을 완화시키려 했다.
■ 색 재현율 99%, IPS 패널 올린 2세대 요가
요가2 프로가 최신 세대의 울트라북으로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특징이지만 화질에 관한 언급을 빼 놓을 수는 없다.
기존 풀HD 울트라북들이 화질 개선을 위해 광시야각 특성의 IPS 패널을 장착하는
등 변화가 이뤄졌던 만큼, 초고해상도 환경을 지원하는 2세대 요가에서도 화질은
충분히 기대할 만한 요소다.
▲ IPS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요가2 프로 역시 10점의 멀티 터치를 적용한 IPS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1세대 요가도 터치 디스플레이를 한 IPS 패널이었으니
당연히 되물림되어야 하는 특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원 가능한 해상도 수치가
높아진 만큼 화질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글쓴이는 스파이더 4 엘리트로
디스플레이 색 재현율과 밝기 및 명암비, 색 온도, 색상 균일도 등을 알아봤다.
측정된 색 재현율은 99%로 IPS 패널을 올린 동급 풀HD 울트라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보통 IPS 패널을 쓴 풀HD 노트북의 색 재현율은 90% 이내 혹은
초반대에 머문 경우가 많은데, 요가2 프로에 구성된 IPS 패널은 이보다 더 많으면서
고른 분포의 색상을 재현한다 할 수 있다.
0%에서 100%에 이르기까지 5단계로 측정된 밝기는 약 179니트,
고정 명암비는 평균 486 : 1, 색 온도는 약 6,400K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른 울트라북보다 밝기가 수치적으로 조금 낮은 편이나, 화면 설정에 따른 나머지
수치들은 대체로 고른 분포로 유지됐다. 색상 균일도는 우측 아래로 향할수록
차이 값이 낮은 분포를 보였는데, 정작 색상의 정확도는 앞서 표시된 색 재현율과
다르게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왔다.
차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황색 계열의 색상이 다소 과하다는 점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레노버의 포럼에서 엘로우 컬러 이슈로 다뤄지고 있는 문제기도 하다. 이에
레노버는 옐로우 컬러 문제를 해결한 바이오스를 공개했지만 이 방법으로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는 차후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 할 수 있다.
■ 무광 타입으로 깔끔하게 도장된 디자인, 무게 줄이면 좋을
듯
그런대로 디자인은 1세대 요가보다 깔끔하게 나왔다. 상판의
색상은 오렌지와 실버 두 가지톤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글쓴이에겐 실버를 씌운
요가2 프로가 왔다. 내부의 블랙과 투톤 컬러 배치로 심플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상판을 연 내부 디자인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풀 사이즈
키보드를 지향한 아큐타입(AccuType) 키보드는 그대로지만 백라이트를 구성해 어두운
곳에서 타이핑하는데 문제가 없다. 키 압력이 낮고 반발력이 크지 않으면서 키 사이
간격이 충분해 편하게 타이핑할 수 있다.
키보드 위로 보이는 터치 디스플레이는 10점의 멀티 터치를 지원하며
HD급에 준하는 웹캠이 상단 베젤에 배치돼 있다. 하단 베젤의 가운데 배치된 윈도우
8 로고는 태블릿 및 텐트, 스탠드 모드로 활용하고자 했을 때 메트로 인터페이스를
띄우는 홈 버튼 역할을 수행한다. 이전 세대 제품에서 윈도우 8 로고 버튼을
포인트로 넣으려 했던 점과 비교하면 단순함 그 자체다.
무테로 드러났던 요가의 베젤은 QHD+ 특성의 IPS 디스플레이와
함께 강화유리를 씌우는 것으로 마감 처리했다. 코닝의 고릴라 글래스가 채택돼 있어
가벼운 흠집과 스크래치 등 각종 생활 기스에 강하고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광시야각
특성을 지녀 어느 시야각에서도 일정한 색상을 보여준다.
내부 도장은 상판과 마찬가지로 무광 타입이다. 상판과 하판은
마그네슘 합금 처리된 바디를 넣고 플라스틱으로 내장을 구성한 형태다. 키보드 아래
한가운데는 터치 트랙패드, 하판의 양 가장자리엔 돌비 홈 씨어터 규격을 지원하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됐다.
무게는 최소 1.39 Kg로, 요즘 나온 울트라북치곤 조금 더 나가는
축에 속한다. 동급 제품 중 가장 가볍다고 알려진바 있는 소니의 바이오 프로 13만
해도 1 Kg이 되지 않는다. 1세대 요가가 1.49 Kg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100 g정도 빠진 무게라 볼 수 있지만 두께가 1.5 cm에 이를 정도로 막상 쥐고 들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묵직하다. 어느 정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하겠다.
이 외에 우측면엔 USB 2.0 포트와 오디오 콤보 잭, 전원 버튼이
배치돼 있고 좌측면엔 어댑터 연결 포트와 USB 3.0 포트, 마이크로 HDMI와 멀티 카드
리더기가 구성돼 있다.
■ 쓰임새 좋아진 요가2 프로, 다만 현실적인 가격 맞춰야
이처럼 레노버가 2세대형 제품으로 준비한 요가2 프로는
디자인과 구성적인 면에서 1세대 모델보다 완성도가 한층 보강됐다.
1,600 X 900 픽셀 해상도 지원에 머물렀던 디스플레이는 3,200
X 1,800 픽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네이티브로 지원하는 것으로 강화됐으면서
이를 소화할 최신의 운영체제로 윈도우 8.1을 선택했다. 이는 풀HD 디스플레이로
나오는 기존 세대의 울트라북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차별화된 제품은 그만큼 독특한 콘셉트가 반영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 이미 1세대 요가로 360도 회전하는 울트라북
화면을 소개한바 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울트라북 중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제품은 단연 '요가' 뿐이다.
게다가 화면이 꺾이는 정도에 따라 랩탑과 스탠드, 텐트와 태블릿
등 네 가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태블릿과 노트북을 오가던 기존의
컨버터블 노트북보다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 국내서 판매되는 요가2 프로의 가격은 동급 사양의 초고해상도
노트북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HP의 엔비14-K042TX는 137만 원, 삼성전자
아티브북9 플러스는 164만 원선에 위치해 있지만 요가2 프로는 최저 175만 원에 이른다.
물론 경쟁 제품에 내장되는 SSD보다 두 배 많은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 경쟁
제품이 소화할 수 없는 외관상의 특징은 인정하지만, 메모리 4GB 셋팅의 해외 공식
가격인 1,299달러와 비교하면 차이가 좀 크다.
그렇다해도 2세대형 제품으로서의 완성도가 충분하고 다양한
모드 지원을 통한 실용성, 국내에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출시된 울트라북이 얼마 없다는 점, 유일하게 화면을 360도 회전 시킬 수 있는
제품이란 희소 가치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레노버가 요가2 프로의 외관상 특징을 밀어부치기보다 소비자들에게 실속 있는 제품이란
이미지를 투영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적당한 선에 맞춰준다면 참 매력적인 제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