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벤치는 'NAS에 꼭 NAS HDD를 써야 할까?' 라는 주제로 3개월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한바 있다.
대개는 NAS에 장착할 HDD를 고려치 않고서 써 왔기에 데스크탑
PC에서 사용해 왔던 HDD를 장착해 쓰는 경우가 많았다. NAS를 위한 HDD가 있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이벤치는 지난 3개월 간 데스크탑 HDD와 NAS HDD를
대상으로 진행해 온 테스트 결과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번 기사는 NAS 기획을
다루는 최종편으로써, NAS에 왜 NAS HDD를 써야하는 것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오랜 기간 사용해도 크게 줄지 않는 성능
▲ 테스트 초기와 11주 차에서 확인한 성능. NAS HDD가 데스크탑
HDD를 압도했다.
본래 NAS HDD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 데스크탑 HDD처럼 성능을
위한 셋업이 돼 있지 않다. 오랜 기간을 두고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을 모토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제원상으로
두 HDD의 성능을 비교한다면 NAS HDD가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케이벤치가 3개월 동안 이를 테스트한 제원상으로 비교한
것과 달랐다. 처음 1주일 동안은 표기된 제원대로 데스크탑 HDD가 우위의 성능을
냈지만 테스트 막바지에 이른 11주 차에선 이 결과가 역전됐다. NAS HDD가 오히려
데스크탑 HDD를 성능으로써 압도한 것이다.
이런 차이가 나타난 것은 근본적으로 하드웨어적인 설정의 차이에서
엿볼 수 있다. 데스크탑 HDD는 일시적인 부하에서 빠른 성능을 내도록 설계돼
있지만, NAS HDD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NAS에 저장해 둔 영상을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보고자
할 때 지속적인 스트리밍이 이뤄지는데 이 부분에서 상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NAS HDD가 유리하다 할 수 있다. 오직 한 사람만이 이용하는 데스크탑 PC의 경우라면
필요할 때마다 빠른 성능을 요하는 데스크탑 HDD가 나을 수 있으나, NAS는 환경에 따라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기에 안정성과 신뢰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물론 테스트 과정상에서 혹독한 테스트가 이뤄졌기 때문에 성능
저하가 조금은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동일한 조건 내에서 진행된 것이기에
큰 편차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 데스크탑 HDD보다 빈도가 적은 진동
▲ 진동 테스트 영상. 두 대의 NAS에서 그려지는 그래프 형상을
주목해 보자.
NAS HDD나 일반 데스크탑 HDD는 데이터를 기록되는 둥근 모양의
플래터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동작하는 기본적인 구조적 특성을 가진다. 이에 따라
장착된 HDD가 많을수록 진동이 점차 심화되는 현상을 겪을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NAS HDD는 데스크탑 HDD보다 나은 장점을 가진다 할 수 있다.
이는 NAS HDD와 일반 데스크탑 HDD에서 1분 당 플래터가
회전하는 속도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데스크탑 HDD의 경우 1분
당 최대 7,200 회(7,200 Rpm) 수준이지만, NAS HDD는 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1분
당 최대 5,900 회(5,900 Rpm) 수즌으로 플래터가 돌아간다.
플래터 회전 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진동을 유발하는 빈도가
적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로 미루어 보면 NAS HDD는 데스크탑 HDD 보다 진동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케이벤치는 이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동의 세기를 관찰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이를 지켜봤다. 그 결과, NAS HDD는 데스크탑
HDD가 장착된 NAS보다 진동이 덜하다는 점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치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애매한 차이가 아닌가 싶을수도 있지만,
동작 중인 NAS 위에 손바닥을 대 보면 어느 쪽이 NAS HDD가 설치된 제품인지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상대적으로 낮은 동작 온도를 유지해
이미 플래터 회전 수와 진동의 세기에서 예상할 수 있었겠지만,
NAS HDD는 데스크탑 HDD보다 동작 시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한다.
제원상으로는 동작 시 드라이브 케이스 최고 온도가 데스크탑
HDD에선 섭씨 60 도, NAS HDD로는 섭씨 70도로 표기돼, 의미 해석이 어려운 점이
있기는 했다. 해당 온도까지 동작을 보장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동작 시 최대 온도가
이렇다는 것인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는 부분이기 떄문이었다.
케이벤치는 이를 확인코자, 동작 중이던 두 대의 NAS의 통풍구를
테이프로 모두 가리고 수건을 올리는 등 변수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를 추가했다.
인위적으로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을 설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결과에서 NAS HDD는 데스크탑 HDD보다 동작 온도가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고 온도로 기록된 평균 온도를 비교하면 데스크탑 HDD는
섭씨 59.3 도, NAS HDD는 섭씨 53.8 도를 가리켰다. 약 두 시간 간격으로 확인한
온도 분포서도 최대 10 도 이내의 차이를 내는 등의 결과를 나타냈다.
당시 테스트를 진행한 와중에는 데스크탑 HDD를 장착한 NAS가
과열로 전원이 꺼져 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데 반해 NAS HDD를 장착한 쪽은 이상이
있다고 할 만한 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다. 이는 NAS HDD가 데스크탑 HDD 보다 발열량이
적었기에 극한의 환경서도 상태 유지가 가능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 적은 소비 전력으로 장시간 사용 시 유리
▲ 아이들링 시 소비 전력. 미세하지만 NAS HDD가 소모하는
전력의 양이 더 적었다.
소비 전력도 마찬가지다. 겉으론 부피가 같은 저장 장치이지만
성능을 지향한 제품일수록 소비 전력은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케이벤치가 테스트하기 전에 확인했던 NAS HDD와 데스크탑
HDD 간의 제원표에서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던 내용이기도 했다. 상태 변화에 따라
NAS HDD는 데스크탑 HDD보다 0.25 ~ 2.5 W 정도로 소모하는 전력의 양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 같은 종류의 HDD 네 장이 장착된 두 대의 NAS를 대상으로
소비 전력을 측정해 보니, 절전 모드 시 2 W, 아이들링 시엔 4 W 정도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치 보다는 소비 전력 차이가 적게 나오긴 했지만, NAS 자체의
소모 전력이 반영돼서 나온 수치임을 고려하면 소비 전력을 비교하고 판단하는데선
크게 무리가 없는 수치다.
HDD를 사용하는 단위의 수가 늘어날수록 차이가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다량의 NAS를 운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이 소비 전력의 차이를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 전원 차단 후 재 공급 시 데이터 복구에 원활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지만 NAS를 운용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전원 공급이 갑작스레 중단되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경우 안정성을 위한 차원에서
유실된 데이터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당시 설치한 두 대의 NAS는 모두 데이터 보호 기능을 추가한
RAID 5로 설정해 놓고서 서버 부하 테스트를 진행했기 떄문에 도중에 전원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재부팅 시 데이터 복구가 자동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NAS HDD는 패리티 검사가 실시됐지만, 데스크탑 HDD가 장착된
쪽은 그렇지 못했다.
케이벤치는 이를 염두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NAS HDD를 장착한
쪽은 패리티 검사를 통한 자동 복구가 진행됐고 데스크탑 HDD는 그렇지 못했다. 이후
한 두 번 정도 상황을 반복해 테스트 해도 자동 복구가 실행되는 것은 NAS HDD를
장착한 NAS 뿐이었다.
물론 테스트 초기에는 데스크탑 HDD를 장착한 쪽에서도 자동
복구 기능이 실행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지만 오랜 기간 테스트를 거친 이후엔
자동 복구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는 NAS HDD가 데스크탑 HDD보다 사용 중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 안정성과 신뢰성 위한다면 NAS HDD가 필요
그러므로 NAS를 위한 HDD를 선택하려 한다면 NAS HDD가 알맞다
할 수 있다.
데스크탑 HDD는 데스크탑 PC에 적합한 용도로 만들어진 HDD이기에
오랜 기간을 두고 NAS를 운용하는 환경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부하 테스트로 성능
저하의 폭이 과장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같은 조건 하에서
진행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NAS의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진동과 온도, 소비 전력 부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데스크탑 HDD보다 적은 진동에 낮은 온도, 소모하는 전력의 양 또한 적다. 이러한
결과는 NAS에 NAS HDD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용 중 전원 공급이 차단되는 상황에서도 자동 복구가 실시돼 데이터 유실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기에 NAS를 운용할 사용자라면 데스크탑 PC에서 사용하는 일반
HDD가 아닌, NAS HDD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격적인 부분에선 NAS HDD가 데스크탑 HDD보다 비교적
높은 수준에 위치해 있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NAS에 사용할 HDD라면 단순히 가격적인
이득보다는 안정성과 신뢰성의 비중을 더 크게 보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런 의미로 NAS는 가능하다면 NAS HDD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