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메이커들은 해마다 상품성을 개선한 신차를 출시한다. 당해 년도가 아닌 다음해를 이야기 하며 기존 모델과 다른 신차라고 강조하지만
상품성 개선은 말 그대로 상품의 가치를 올리는 것일 뿐 차의 근본을 바꾸는 세대 교체는 아니다.
세대 교체라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신차가 나오려면 적어도 4년 많게는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길어도 2년만
기다리면 세대 교체가 가능했던 PC 분야에도 자동차 메이커들과 같은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출시할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후속 제품으로, 그 동안 유지해온 틱&톡 전략에서 벗어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리프레시
제품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코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그대로 가져
온 일종의 상품성 개선 버전일 뿐 올해 예정됐던 공정 개선
버전은 아니다.
올해 예정됐던 공정 개선 버전 '브로드웰(Broadwell)'은 4분기로 출시가 연기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브로드웰 출시 전까지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등장한 하스웰 리프레시가 어떤 제품인가를 지금부터 소개해 보겠다.
■ 캐시부터 스테핑, 리비전까지 똑같다!
인텔이 출시한 하스웰 리프레시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마이크로아키텍처에서 다른 점이 없고 동작속도에만 차이가 있어 제품명도 4000대로
판매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14nm 공정으로 생산된 코드명 '브로드웰(Broadwell)'이 출시되기 전까지 PC 시장에 신제품이라는 이슈를 가져가기
위해 만들어낸 임시 방편일 뿐 진정한 신제품이라 평가하긴 어렵다.
하스웰 리프레시로 등장한 코어 i7-4790 프로세서와 기존 코어 i7-4770K 프로세서의 CPU 정보만 비교해 봐도 두 제품의 기능적
차이가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캐시 구조와 용량부터 리비전과 스테핑까지 똑 같을 정도니 사실상 동작속도만 다른 같은 제품으로 생각하면
된다.
■ 하스웰 리프레시로 발표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들
인텔은 데스크탑용 하스웰 리프레시 제품 대부분을 기존 4000 시리즈 보다 상위 제품으로 포진시켰지만 가격은 높이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동일하게 유지시키면서 기존 제품 가격의 인하를 유도한다는 계획으로 판단되지만 실제 시장 가격은 하스웨 리프레시 제품에 더 많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하스웰 리프레시로 발표된 데스크탑용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은 코어 i7-4790 / i5-4690 / i5-4590 /
i5-4460 / i3-4360 / i3-4350 / i3-4150이 있으며 각각의 제품별 주요 스펙과 가격은 위의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 하스웰 리프레시, 성능에서도 차이 없나?
하스웰 리프레시로 등장한 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마이크로아키텍처 개선으로 얻어지는 혜택이 전혀 없다. 기존과 동일한
아키텍처에 단지 속도만 차이가 있을 뿐이라서 위의 테스트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동작속도가 같다면 기존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거의 같은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마이크로아키텍처와 클럭에 민감한 테스트 결과를 도출해 주는 SiSoftware의 Sandra 2014에서도 클럭만
맞추면 사실상 같은 결과가 나타났으니 클럭 이외의 성능 향상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쉽겠지만 하스웰 리프레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포기하기 바란다.
■ GPU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스웰 리프레시는 CPU 뿐만 아니라 GPU까지 기존 하스웰과 동일하다. GPU 명칭도 기존과 동일한 HD
그래픽스 4600, 4400이 적용되고 실행유닛의 개수도 기존과 동일하다.
이번 기사에 사용한 코어 i7-4790의 HD 그래픽스 4600도 기존과 동일한 20개의 실행유닛이 내장됐고
K 시리즈가 아닌 일반 버전에 적용되는 속도인 최대 1200Mhz도 기존과 똑같다.
비교용으로 사용한 코어 i7-4770K는 K 시리즈만의 속도인 1250Mhz가 적용되어 하스웰 리프레시로
등장한 코어 i7-4790 보다 GPU 성능이 조금 더 우수한데 이에 대한 차이는 게임이나 각종 벤치마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간단히 비교해본 코어 i7-4790 하스웰 리프레시와 코어 i7-4770K 하스웰의 내장 GPU 성능
벤치마크와 게임 테스트 결과다.
1200Mhz와 1250Mhz의 속도 차이일 뿐이라서 점수나 프레임 차이가 크진 않지만 하스웰 리프레시에 특별
난 기능이나 성능 개선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 하스웰 리프레시, 온도는 조금 낮아졌다
기존 하스웰 제품들은 온도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는 IHS(Integrated Heat-Spreader)와의 간극 문제로 다이와 밀착되지 않아 효과적인
쿨링이 어렵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풀로드 상태의 온도는 그대로지만 하스웰 리프레시의 아이들 온도는 기존 보다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어 템프로 체크한 다이 내부 온도에서 하스웰 리프레시인 코어 i7-4790의 아이들 상태에서의 온도는 기존
하스웰인 코어 i7-4770K 보다 7~8도 가량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Linx를 통한 풀 부하 테스트가 종료된 이후에도 코어 i7-4790의 온도가 4~5도 정도 낮은 것을 보면
온도를 낮추기 위한 어떠한 작업을 처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써멀 그리스를 바꿨다던가 논란이 된 간극 문제를 해결했다던가 말이다.
■ 하스웰 리프레시, 라인업 보강에 의미를..
하스웰 리프레시는 이름 그대로 하스웰이다. 하스웰에 리프레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 해도 기존과 달라진 점은
없고 늦어진 세대 교체로 인한 그동안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2014년형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차피 실질적인 세대 교체는 4분기에 예정된 14nm 브로드웰에서 가능할 것이니 하스웰 리프레시에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듯 한데 지금 이 시점에서 PC 교체나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면 될 듯하다.
인텔이 하스웰 리프레시를 출시함에 따라 4세대 코어 i7 시리즈는 3가지, i5는 8가지, i3는 6가지
선택이 가능해졌으며 하스웰 리프레시는 물론 브로드웰을 지원하는 9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까지 함께 출시된 상태다.
9 시리즈 칩셋에 대한 소개는 다음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