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TLC (Triple Level Cell) 낸드 플래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SSD인 삼성전자의 840 EVO SSD에서 심각한 읽기 성능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는 소식이 케이벤치를 비롯해 여러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었다.
TLC 낸드 플래시를 사용하면서도 MLC (Multi Level Cell) 낸드 플래시 수준의 성능과 수명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840 EVO SSD였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소비자들은 물론 업계에 미치는 반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는 3주 가량 지난 10월 15일에 삼성 840 EVO SSD의 성능을 복구할 수 있는 펌웨어와 복구 유틸리티를 공개하여 일단 사태를 진정 시켰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과연 삼성전자의 해결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케이벤치에서 보유 중인 삼성 840 EVO SSD로 사실을 검증해 보기로 하겠다.
■ 삼성 840 EVO SSD 성능 저하 실제로 발생하나?
이번 성능 저하 문제는 저장한 지 오래 된 파일을 읽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에 따라 케이벤치에서는 1개월 이상 저장 된 파일들이 있는 삼성 840 EVO SSD로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지 확인해 보았다.
참고로 케이벤치의 삼성 840 EVO SSD (120GB 모델)는 몇 달 전 포맷한 후 운영체제(윈도우 7)와 업무 시 필요한 프로그램 몇 가지만 설치 되어 있었으며 80GB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는 상태였다.
혹시 일부 제품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의문이 들기도 했으나 HD Tune Pro 유틸리티로 읽기 성능을 측정해 보았더니 케이벤치에서 보유 중인 제품 역시 읽기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전에 알려진 것처럼 최대 10MB/s 이하까지 속도가 떨어지는 극심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본래 성능의 절반도 내지 못하는 구간이 존재하여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벤치마크 유틸리티에서만 이상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그 다음에는 직접 파일을 복사해 삼성 840 EVO SSD의 읽기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SSD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복사 대상 드라이브는 ImDisk 유틸리티로 생성한 램디스크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복사 시 사용한 파일은 삼성 840 EVO SSD에 저장 된 지 2개월 정도 경과한 엔비디아(NVIDIA) 지포스 드라이버 폴더 내의 파일 1,385개(약 1GB)이다.
스톱워치로 측정한 결과 파일 복사가 완료 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3초였다. 다섯 번 이상 동일한 방법으로 시도했으나 계속 23초 이상으로 측정 되었다. 최대 540MB/s의 읽기 속도를 지원하는 삼성 840 EVO SSD라면 몇 초 내에 작업이 완료 되어야 정상이기 때문에 결코 정상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위의 캡처 이미지에서 보이듯이 파일 전송 속도는 평균 50MB/s 내외를 유지했는데 이 정도 성능이라면 차라리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 SSD 성능 하락 원인 및 복구 방법은?
MLC에 비해 셀의 간격이 촘촘해 더 정교한 전압 보정이 필요한 TLC (이미지 출처: Extremetech)
한편 외신에 의하면 이번에 발생한 삼성 840 EVO SSD 성능 저하 문제는 전압 보정 알고리즘이 전압 레벨을 정확히 감지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 되고 있다.
TLC 낸드 플래시는 내부의 전압 레벨 간격이 MLC 낸드 플래시보다 2배나 좁기 때문에 더 정확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보정이 요구 되는데 삼성 840 EVO SSD는 데이터가 저장 된 지 오래 된 셀에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그로 인해 컨트롤러가 데이터 읽기를 비정상적으로 시도해 성능이 대폭 감소하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그에 따라 삼성전자는 개선 된 전압 보정 알고리즘을 추가해 주는 펌웨어와 전용 유틸리티를 지난 10월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였다. 삼성 SSD 840 EVO SSD 성능 복구 소프트웨어(Performance Restoration Software)만 다운로드 하여 설치한 뒤 실행하면 펌웨어 업데이트와 복구 작업이 한 번에 실행 된다.
삼성전자에서는 복구 작업 전 MBR 또는 GPT 파티션, NTFS 파일 시스템, 레이드(RAID) 구성 해제 및 SSD 용량의 10% 이상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자사의 SSD 제품군 전용 유틸리티인 '매지션(Magician)'으로
펌웨어 업데이트와 성능 최적화 기능을 지원하고 있는데 해당 유틸리티로는 기존
펌웨어(EXT0BB6Q)가 최신 버전인 것으로 표시 되어 만약 이번 사태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용자라면 주기적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있더라도 성능이 떨어진 상태
그대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존 펌웨어를 유지한 상태에서 성능 최적화를
시도해봤자 저하 된 성능이 복구 되지도 않는다.
또한 삼성전자는 펌웨어와 복구 유틸리티라는 해결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고 있는데, 그 때문에 이번 사태를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사과하기 보다는 조용히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성능 복구 펌웨어/유틸리티 효과를 알아보자
과연 저하 된 성능이 복구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앞서 살펴봤던 대로 HD Tune Pro 유틸리티를 실행해 읽기 성능을 측정해 보았다. 가장 낮은 성능이 측정 되는 구간에서도 400MB/s 이상의 속도를 기록하여 확실히 나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실시한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는 약 5초 내외로 작업이 완료 되어 성능 복구 이전보다 4배 이상 빠르게 파일 복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일반적으로 SSD에는 운영체제를 설치하여 시스템 부팅 시간을 단축 시키는 용도로 활용하는데 성능 복구 이후에 부팅 시간도 감소하는지 비교해 보았다.
위의 동영상에서 보이듯이 성능 복구 이전에는 약 19초 소요 되던 부팅 시간이 복구 후에는 5초 정도 단축 되어 확실한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운영체제 파일들 대부분이 저장 된 지 1개월 이상 경과하여 복구 작업 이후 그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급한 불은 껐으나 앞으로가 문제
이번 사태는 TLC SSD 자체의
신뢰도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삼성 840 EVO SSD의 성능 저하 문제는 실제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단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유틸리티를 사용하면 다시 본래 성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기존에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 되었던 것은 데이터가 저장 된 지 1개월 이상 지난 셀이기 때문에 최소한 1개월은 지난 후에도 현재 성능이 유지 되어야만 진짜로 복구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케이벤치에서는 차후 다시 한 번 삼성 840 EVO SSD의
성능 테스트를 실시하여 이번 문제가 완전히 해결 되었는지 검증해 보도록 하겠다.
한편 이번 사태는 TLC 낸드 플래시 SSD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을 다시 냉담하게 바꿔놓았을 것이다. MLC 제품보다 수명이 짧은 것만으로도 찜찜한데 메모리 및 SSD 컨트롤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삼성전자의 제품에서 이런 심각한 결함이 발견 되었으니 말이다.
당분간 기존과 마찬가지로 MLC 낸드 플래시 SSD가 보급형 시장의 핵심에 위치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 840 EVO SSD를 비롯한 TLC 제품들은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검증 되어야만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