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제주에 간 이유는 여행이 아니다. 지난 12월, 한국닛산이 국내에
출시한 전기차 '리프(Leaf)'를 직접 타 볼 기회를 맞은 것이다. 시승이라면 가까운
서울 도심에서 진행해도 됐을 텐데, 왜 굳이 제주도로 가야만 했을까?
한국닛산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는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열릴 예정인데, 이를 맞아 제주서
운영 중인 닛산의 리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 시간 안팎의 짧은 시승 일정과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씨 탓에
제대로 된 시승은 어려웠지만, 운전자로서 판단이 가능했던 주요 내용들을 모아 정리했다.
한국닛산이 출시한 전기차 리프가 궁금했다면 이번 기사로 그 내용을 확인하길 바란다.
■ 제주에서 시승한 리프, 시승 코스와 차량 구성은?
리프로 주행할 제주 시승 코스는 약 60 km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서귀포 중문 관광 단지에 위치한 캔싱턴 제주 호텔서 출발해 회차점인 본태박물관
카페까지, 출발지로 복귀하는 도중 중문 관광 랜드 앞에서 전기차 충전 시연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다.
선두 차량을 운전하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변속 모드에
따른 가속감과 전기 모터의 동작 특성을 확인하고, 직선으로 쭉 뻗은 구간에서
급격히 속도를 높였다가 브레이킹을 시도하는 등 연비 보다는 리프의 기본 주행
능력을 파악하는 분야에 중점을 뒀다.
당시 리프의 전자 기능과 인스트럭터의 무전 지시를 확인하고
이행하느라 트립 컴퓨터 기록을 초기화하는 시점이 조금 늦었지만, 주행 거리 53.9
km에 한한 연비와 평균 주행 속도 등의 내용이 기록돼 이를 확인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운행 시점은 점심 식사를 마친 오후 2시 경, 운행에 나선 차량은
석 대의 리프와 인스트럭터 선행 차량(알티마), 세이프티 카(쥬크)를 포함해
모두 다섯 대였다. 이 가운데 한 대의 리프만 일반 판매용 차량이었고, 두 대는
시험 차량으로 운행 중이었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동일하게 셋팅되었으며, 시트를
비롯한 일부 내장재 구성만 달랐다. 글쓴이는 일반 판매용 차량을 직접 운행했다.
■ 제원상으론 5.2 km/kWh, 리프의 트립상 주행 연비는?
실제 주행한 리프의 트립상 주행 연비는 5.7 km/kWh로 나타났다.
연비를 위한 정속 주행 조건이 전혀 없었는데도 복합 연비 수치(5.2 km/kWh)보다
나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참고로 53.9 km를 달린 평균 주행 속도는 46.4 km/h, 주행 시간은
1시간 10분이다. 고속 주행의 비중이 높아서 연비가 더 잘 나온 것이 아닌지를 따질
수도 있지만, 초기화 이전에 트립 컴퓨터의 기록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없다. 주행
거리 720.5 km에 평균 주행 속도는 20.8 km/h, 34시간이 넘는 주행 시간에 연비는
5.8 km/kWh로 나왔다.
오히려 고속 주행을 하면 연비가 더 떨어진다. 5.2 km/kWh로
표시된 복합 연비의 이면을 보면, 시내 주행 시엔 5.7 km/kWh, 고속 주행 시 4.7
km/kWh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시내 주행에선 회생 제동 브레이킹으로 도중에
배터리를 충전시킬 수 있지만, 고속 주행에선 높은 속도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소모하기도 하고 주행 중 충전 횟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어느
전기차라도 마찬가지다.
리프를 다른 전기차와 비교한다면 어떨까? 에너지관리공단에 기록된
연비를 기준으로 나타내면 쉐보레 스파크 EV가 6 km/kWh, BMW i3가 5.9 km/kWh로
리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를 띠는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들 차량은 리프와 비교해야 할 같은 급의 전기차는
아니다. 리프의 차체만 해도 BMW i3나 기아차 쏘울 EV보다는 크고 르노삼성
SM3 Z.E.보다는 작은 5인승 해치백에 가깝다. 공차 중량이 BMW i3(1,300 kg) 대비
200 kg이상 무겁고, 17 인치형 휠타이어를 사용하는데도 1회 충전 시 132 km를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리프의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연비로서 나쁘게
볼 만한 차는 아니다.
■ 리프의 연비 주행법, B-모드와 에코 드라이브
리프를 1회 충전으로 조금 더 멀리, 장시간 주행할
수 있길 원한다면 운전자로서 두 가지 운전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바로 B-모드와
에코 드라이브다.
B-모드는 기어 노브를 B위치로 뒀을 때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가속 페달을 발에서 떼는 순간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처럼 탄력 주행 때보다
주행 속도가 빠르게 줄어든다. 회생 제동 시스템의 개입으로 속도가 줄어드는 동안
모터를 돌려 전류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원리다.
리프에 적용된 B-모드의 회생 제동 시스템은 BMW i3에 적용된
개념인 원 페달 원 브레이크와 같다.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가 높은 내리막 차로 주행
시 미리 속도를 줄일 수 있어,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조작량을 줄인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경제 운전을 도모할 수 있다.
에코 드라이브는 스티어링 휠 우측의 버튼을 눌러 이용하는 주행
모드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을 다소 늦추는 대신, 에어컨이나 히터 같은 전자 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량 내 배터리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B-모드와 에코 드라이브를 모두 사용한다면 제원상 표시 연비보다
더 높은 수치의 연비를 확보함으로써 리프의 주행 거리를 늘리는데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색적인 기어 노브, 주행 타입 변경은 어떻게?
리프의 기어 노브는 BMW i3만큼이나 독특하다. 생긴 건 PC에서
다루는 마우스와 비슷한데, 기어 노브가 운전자가 의도한 위치로 고정되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점이 다르다. 조정한 방향에 따라 주행 타입이 다르게 설정되므로, 변경
때마다 계기판과 주행 타입 LED를 응시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 앤 스탑 푸시 버튼으로 처음 시동을 걸면 파킹 모드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해제하고 전진하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역 기역(┌)자
모양으로 기어 노브를 움직여야 한다. 한 번 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주행 타입이
D-모드에서 B-모드로 전환된다.
후진을 원한다면 니은(└)자 방향으로 기어 노브를 올리면 된다.
이 때는 신호음과 함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후방 카메라 화면으로 전환되며 상황을
표시해 준다. 스티어링 휠의 동작에 따라 예상 진로가 변경되는 것까지 섬세하게
표현된다.
파킹 모드로 전환하려면 기어 노브를 좌측으로 한 번 넘겼다가
노브 상단의 P버튼을 누르면 된다. 확실히 일반적인 형태의 자동 변속 기어 노브는
아니다. 부츠 타입 일반 자동 변속기의 기어 노브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이 부분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주차 시 사용하는 브레이크는 푸시 업 다운 스타일의
차동식 브레이크로 만들어졌다.
■ 17 인치형 휠타이어, 일반 차량 규격과 동일
리프의 휠타이어는 일반 차량에서 사용되는 규격과 별 다르지
않다. 17 인치형 알로이 휠에 전륜과 후륜 모두 215/50 R17 규격의 에코 타이어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서 판매되는 모델은 브릿지스톤 에코피아 EP200, 미쉐린의
에너지세이버 시리즈 등 두 가지의 에코 타이어가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현지서 판매되는 리프는 이보다 한 사이즈 작은 16 인치형 휠타이어(205/55 R16)로
요코하마의 블루어스 AE-01가 장착된다.
BMW i3의 경우엔 인치 수에 비해 극단적으로 좁은 트레드의 영향(전륜
: 155/60 R19, 후륜 : 175/60 R19)으로 호환되는 다른 타이어가 없다. 닛산 리프는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17 인치형 휠타이어 규격을 채택해 운전자 입장에서 타이어
교환에 따른 부담이 적다고 말할 수 있다.
출고 시 적용되는 리프의 17 인치형 타이어는 10만 원 중반대에
이르는데, 같은 규격의 다른 타이어는 10만 원에 살짝 못 미치는 가격으로도 괜찮은
성능의 타이어를 구할 수 있다. 뭐, 주행 안정성과 내구성, 연비 등 전반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출고 시 적용되는 타이어가 조금 더 낫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풍절음 및 노면 소음은 양호, 무게 균형 잘 잡혀
▲ 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닛산 리프를 주행한 영상. 재생해
보길 바란다.
시승 구간 별로 30~50 km/h, 50~80 km/h 범주로 리프를 몰았다.
내구성과 연비에 집중한 에코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는데도 주행 중 노면에서 올라오는 하부
소음은 일반적인 가솔린 세단만큼 적었다. 타이어가 접지된
노면의 고르기에 따라 하부 소음의 크기가 달라지는 정도다.
다만 정차 중인 상태일 때는 전기 모터가 동작을 멈춘 것처럼
조용했다. 유난히 매몰차게 불어대던 바람도 리프 안에선 고요하다. 출발 시엔 대기
상태로 있던 전기 모터가 동작하며 가속을 부추긴다. 다른 차량들처럼 속도에 따라
기어를 변속하는 구조가 아니기 떄문에 변속 충격과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전기 모터 동작음은 60~70 km/h를 분기점으로 점차 희미해진다.
정차했다가 B-모드로 가속 페달을 밀어 붙여도 꾸준한 가속으로 속도를 금방 높이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다. 다소 많은 양의 배터리 팩이 탑재돼 공차 중량이 SM3 Z.E.만큼
무겁지만, 초반부터 높은 토크를 끌어쓸 수 있어 순간 가속이 비교적 빠르다.
실제 리프에 장착된 전기 모터는 제원상으로 109 마력의 최고
출력과 25.9 kg.m의 최대 토크를 발생시킨다. 수치상으론 SM3 Z.E.(95 마력 / 22.4
kg.m)보다 나은 수준인데, 이에 한국닛산은 3.5 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만큼
순간 가속력이 좋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 전기차로서의 조향 안정성은 어떨까? 차속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으론 전륜에 독립식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토션 빔으로
셋팅됐다. 운전자가 예상 진로에 따라 조향이 이뤄져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24 kWh 용량의 배터리 팩은 차량 중심부 하단에 위치시켜 실내
공간 확보 및 앞뒤 무게 균형을 맞췄다.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 현상 없이 안정적인
코너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리프를 경험했던 인스트럭터 역시 무게가
고르게 맞춰졌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4채널 ABS와 전자식
브레이킹 배분 시스템(EBD), 제동 보조 기능(BA) 등의 기능을 갖춰 제동성을
보강했다.
■ 편평하게 처리된 차량 하부, 공기 저항을 줄였다
리프의 하부 구성은 어떨까? 배터리 팩을 보호하는 커버 말고도
구동축과 트렁크 하단에도 보호용 언더 커버가 장착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다른 차량들처럼 방열 처리된 배기 라인과 같은 구성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머플러도 찾을 수 없다.
대체로 편평한 하부 구조를 하고 있어 주행 중 리프가 받는 공기
저항도 적다. 이는 하부에서 올라오는 풍절음을 감쇄시키거나 배터리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리프트에 차량을 실어 띄워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별도의 방청은 더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언더커버 말고도 리프의 외부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추가된
구성은 더 있다. 저소음 타입의 와이퍼 모터, 전면의 차음 유리, 이중 처리된 모터
마운팅 시스템, 루프 매립형 안테나를 채택하는 등 외부 소음에 의한 주행 스트레스를
줄였다.
정차 시 실내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수준인 21 데시벨로
알려져 있다. 도서관 만큼의 정숙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 리프를 시승할 기회가
생긴다면 문을 모두 닫고서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 자연스런 시트 포지션, 옵션 구성과 적재 공간은?
차량 중심 하부에 배터리 팩이 장착되었음에도 운전자가 실제
느끼는 시트 포지션은 일반 해치백 차량과 다를바 없다. 차량 특성상 보닛 끝보다
좌우로 툭 튀어나온 LED 헤드 램프가 드드라져 보인다. 독특하게 생긴 닛산 쥬크에서
시트 포지션을 해치백만큼 한창 낮춘 느낌이라면 비유가 될지 모르겠다.
글쓴이 기준에선 기본 포지션에서 한 두 단계 정도 높이는 것이
시야 확보가 편했다. 운전석은 시트 간격과 등받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6방향
매뉴얼 시트, 조수석은 높이 조절 기능을 뺀 4방향 매뉴얼 시트를 적용했다.
모두 가죽 시트로 처리돼 있으며 앞좌석과 뒷좌석에 열선 기능이 내장됐다.
전방 시야는 답답하지 않다. 뒷좌석에서 보면 A필러가 좌우로
넓게 뻗어나가는 듯한 모습이다. 썬루프와 같은 옵션 구성은 없기 때문에 탑승했을
때 느끼는 개방감은 넉넉지 않다. 공기 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좌우 사이드 미러의
시야 범위는 무난한 수준이다.
계기판은 배터리 온도와 충전 상태, 남은 주행 가능 거리, 친환경
운전을 유도하는 에코 인디케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그 위로 주행 속도와 차량 외부
온도, 현재 시각이 표시돼 있으며, 센터페시아엔 7 인치형 LCD 컬러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과 FM 라디오와 CD 체인저, 블루투스를 비롯한 멀티미디어 기능,
공조 장치 컨트롤러가 배치됐다.
뒷좌석은 앞좌석보다 3~4 cm 위치가 높아 루프와 머리 사이 공간은
넉넉지 않다. 기본 포지션 상태서 앞좌석과 무릎 간격은 약 7.5 cm로 QM3와 같은
소형 SUV급에 준한다. 트렁크 공간도 마찬가지다. 안쪽의 폭은 약 1 m, 트렁크와 가까운
바깥 폭은 1 m 23 cm, 트렁크 깊이와 높이는 각각 80 cm와 91 cm로 측정됐다. 대형
마트에서 짐을 옮겨 실을 차로는 부족하지 않은 공간이다.
■ 리프에 탑재된 배터리 충전하기, 그 방법은?
리프에 적용된 배터리는 기아차 레이와 쏘울과 같은 급속 충전
방식인 차데모(Chademo)를 사용한다. 참고로 차데모는 일본 내에서 2010년부터 적용된
충전 규격이다.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급속 충전 방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제주도 내에선 리프 시승 코스 중 하나인 중문 랜드를 포함해
36대의 차데모 급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으며, 올해 중으로 8대가 추가로 설치될 계획이다.
글쓴이는 시승 진행 중 인스트럭터의 지시를 따라 중문 랜드에 도착해 배터리 충전
방법을 관찰했다.
버튼을 눌러 배터리 충전 커버를 열면 두 개의 충전구가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좌측이 차데모 방식으로 연결할 급속 충전구다. 충전
순서는 다음과 같다. 충전 방식을 고르고 충전 카드를 접촉시켜 사용자 인증을
마친 후 충전 커플러를 차량의 급속 충전구에 연결해 확인 버튼을 누른다.
CAN 통신 라인을 거쳐 차량과 통신이 이뤄지면 충전 가능 여부를
판단한 뒤에 충전이 곧바로 진행된다. 충전 진행 중에는 충전한 전력량과 시간, 충전
요금 등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며, 도중에 충전을 중지할 수도 있다. 충전이
끝나면 원위치로 충전 커플러를 제자리에 꽂아 넣고 차량의 충전구와 충전 커버를
닫으면 된다.
▲ 차데모 방식으로 닛산 리프의 배터리가 급속 충전되는 과정을
담았다.
4분 간 충전된 전력량은 2.6 kWh로 리프에 적재된 배터리 양의
약 9분의 1에 해당된다. 급속 충전 시 30분 정도면 80 % 수준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약 40분이면 완전히 충전된다. 가정용 월박스로는 시간 당 6.6 kW 단위로
완속 충전이 진행되므로 4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 전기차 리프, 일반 소비자가 산다면?
리프는 조향 응답성을 비롯해 차량의 기본기를 잘 잡은 해치백이다.
카 레이서 출신의 전문 인스트럭터가 인정했던 것처럼, 무게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
코너를 안정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4채널 ABS와 EBD, BA,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 안전 장치도 갖춰져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보장한다.
BMW가 i3로 월등한 동력 성능을 앞세워 빠르고 강력한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앞세웠다면, 닛산의 리프는 전륜 구동 기반의 해치백과 공간 활용성을
높인 배터리 팩을 구성해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외부 소음과
공기 저항을 줄이는 각종 솔루션, 연비 운전을 돕는 리프의 주요 기능들도 운전자로서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 일반 운전자가 닛산 리프를 구매하려 한다면 얼만큼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을까? 일단 국내로 책정된 리프의 공식 가격은 5,480만 원이다. 여기에
환경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1천 5백만 원, 제주도에선 7백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3,28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 12월 출시 때보다는 보조금이 1백만 원
줄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이것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닛산 리프에 꼭 필요한 가정용
완속 충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설치 비용인 6백만 원을 추가로 지원해
준다. 만약 구조물 설치가 어려운 특수한 환경이라면 6백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설치
비용을 구매자가 분담해야 하는데, 이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웬만하면
이만한 규모의 지원금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닛산 리프는 6천만 원의 고성능 전기차 BMW i3보다는 저렴하면서
공간 활용성과 주행 안정성, 연비 부문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타이어 공기압
부족 시 단순히 경고등만 띄운다는 점, 앞좌석 매뉴얼 시트 등 일부분에선 아쉬운
구성을 하고 있긴 하나, 운전자에게 필요한 구성은 거의 다 갖추고 있다. 평소 안전하고
조용한 전기차를 원했다면 닛산의 리프를 한 번 시승해 보길 바란다.
제주도에 산다면 전기차를 타도 되긴 하겠지만 말이죠..
전기차도 많아지고 전기 충전 인프라도 많아지면 구매력이 생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