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코어 CPU 10만원 초반 시대, AMD FX 8300의 가능성은?

처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AMD FX 시리즈

페넘과 애슬론으로 이어져온 AMD CPU 라인업이 퍼포먼스급 FX 시리즈와 메인스트림급 A 시리즈 APU로 재편될 때, 결과적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팬들은 첫 FX 시리즈의 코드네임 '불도저'에 빗대어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이 그 후속작도 썩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부 PC 사용자는 AMD FX CPU를 없는 자식 취급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당초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잔뜩 부풀린 마케팅의 후폭풍으로 실망이 커서 그렇지, 가성비를 따져보면 아직 AMD FX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아, 잠깐 눈에서 비가...)

가성비를 따지면 FX CPU만한 제품도 찾아보기 어렵다(8코어 CPU가 10만원 초반대라니!)

특히, 최근에는 가성비를 인정받아 가격비교 사이트에 추천 CPU로 까지 등록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가격 비교 사이트의 추천 제품 등재가 사실은 광고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것과는 다를 수 있지만, 광고도 어느정도 팔리고 쓸 만한 제품을 하는 법.

초기 FX CPU에 대한 실망을 걷어내고 순수하게 CPU 그 자체를 바라봤을 때, AMD의 FX CPU가 과연 어떤 특징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이번 기사에서 알아볼 AMD의 FX CPU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가격비교 사이트의 추천 제품으로 등록된 코드네임 비쉐라, 파일드라이버 아키텍처기반 FX 8300 제품으로, AMD의 옥타 코어 FX 8000 시리즈 CPU 중 가장 엔트리급 모델이다.

현재 가격은 10만원 초반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경쟁사의 메인스트림급 라인업인 코어 i3 시리즈 중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는 동시에 역시 엔트리급 모델인 코어 i3 4130과 함께 살펴볼텐데, 우선 일반 사용자의 PC 부품 선택 이유 그 첫 번째인 게임 성능을 알아보았다.

3D 게임 성능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3DMark를 통해 비교해보면, FX 8300와 같은 메인스트림급 시스템의 3D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스카이 다이버 테스트에서는 FX 8300이 비슷한 가격대의 비교 모델 대비 약 17% 높은 성능을, 보다 고성능 게임 환경을 테스트하는 Fire Strike에서는 보통 오차 수준이라 판단되는 2% 가량 낮은 성능을 보이며, CPU를 이용한 물리 연산 성능인 Physics 스코어의 경우 Fire Strike와 Sky Diver 테스트 양쪽 모두 FX 8300이 30% 이상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3DMark 벤치마크 상 물리 연산 성능은 FX 8300이 비교 모델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만 게임 성능은 미세한 우세를 보이는데, 그렇다면 실제 게임에서는 어떤지 최근 '핫'한 위처 3를 포함해 국내 정식 서비스를 위한 클로즈베타 테스터를 모집 중인 파이널판타지 14, 출시된지 시간은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배틀필드 4, 크라이엔진 도입으로 화제를 모은 몬스터 헌터 온라인의 성능을 비교해보자.

실제 게임의 테스트를 통해 보면 FX 8300과 비교 모델의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 살펴본 게임들은 권장 사양으로 퍼포먼스급 그래픽 카드를 요구하는 고사양 게임들이지만 FX 8300으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한 수준의 성능을 제공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옥타 코어 CPU 이용율이 저정도면, 듀얼 코어 CPU 이용율은 어느정도일까?

참고로, 게임 성능만 보면 FX 8300이나 비교 모델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최신 게임에서 멀티 코어의 활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FX 8300이 유리한 모습을 보이는 부분도 있으니 바로 CPU 이용율이다. 크라이엔진이 사용된 몬스터 헌터 온라인의 경우 CPU 이용율을 보면 FX 8300이 최대 90% 가까운 이용율을 보이나 부하에 따라 유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비교 제품의 동일 장면 이용율 그래프, 4개 쓰레드 모두 100%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반면, 비교 모델의 경우 듀얼 코어 기반이라 같은 구간에서 점유율이 더 높은 것은 물론이고 게임 진행 내내 전반적으로 이용율이 높아, 갑작스런 게임 장면 변화나 파일 압축 또는 동영상 변환 등의 작업을 동시 수행하는 멀티 태스킹 환경일 경우 멀티 코어를 갖춘 FX 8300쪽이 더 유리하다.

물론, FX 8300은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을 발휘해 주므로 게임방 인기 순위에 등록된 LOL이나 서든 어택, 디아블로 3 같은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게임을 즐기기에도 역시 모자라지 않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PC 업그레이드를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게임이기는 하지만, PC라는 것이 게임은 물론이고 문서 작업과 동영상 시청은 물론이고, 간단한 영상 음향 편집도 하고, 화상 회의에 메일 대용량 자료도 보관하고 관리하는 등, 범용 장비라는 PC의 특성상 관련 성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법인데, 게임을 제외한 작업에서 FX 8300의 관련 성능들을 알아 보도록 하자.

윈도우 8에서의 시스템 성능을 확인하는 PCMark 8의 경우 일반 가정용, 생산성 작업, 일반 사무용 등 각 시나리오별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데, 가정용 작업과 생산성 작업에서는 비교 모델보다 FX 8300이 근소하게 높은 성능을 보여주며, 일반 사무용으로 작업에서는 조금 뒤쳐진 결과가 나왔다.

추가로 간단하게 동영상 변환 시간과 인코딩, 압축 시간을 비교해보았는데, 최근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등 PC용 CPU는 듀얼 코어 이상의 멀티 코어가 기본이 된 만큼, 각 테스트의 결과값은 멀티 코어 테스트 결과만을 정리했다.

미디어에스프레소를 이용해 896MB용량의 H.264 코덱으로 인코딩된 720x404 해상도의 동영상을 아이패드 에어2 프리셋으로 변환해 보았는데, FX 8300을 이용할 때 비교 모델을 사용할 때 보다 약 5분 가량 빠르게 인코딩이 완료되었다.

멀티 코어를 지원하는 SW와 함께라면 FX 8300의 활용성이 높아진다

요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기자와 같이 DVD나 블루레이 구매를 더 선호하는 경우라면, 옥타 코어를 제공하는 FX 8300을 사용해 구입한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등에 넣어 보기 위해 변환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대폭 아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씨네벤치 15를 이용한 인코딩 성능은 대략 50% 가까이 향상되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인코딩은 일반 개인보다 그래픽과 디자인, 영화등 업계에서 더욱 자주 활용하는 분야로, 본격적인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고성능 시스템이 필요하겠지만 러프나 컨셉 디자인을 간단히 확인하기 위한 용도나 개인이 배우는 용도로 쓸 때와 같이 특별한 고성능이 필요없는 시스템에 쓰기에는 FX 8300이 유리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수십, 수백개로 이뤄진 작업 파일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나 협업 시스템, 외장 하드디스크등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암호화된 압축 파일을 메일로 보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이 때도 역시 압축 프로그램이 멀티 코어를 지원할 경우 FX 8300이 같은 가격대의 경쟁 모델보다 약 70% 정도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어 업무 효율에 유리하다.

편견을 버리고 단순히 10만원 초반대 CPU라는 점에 주목해보면 FX 8300을 이용한 시스템은 비슷한 가격대의 비교 CPU에 밀리지 않는 게임 성능을 발휘하므로 이 부분의 경쟁력도 충분하다. 단지 게임에서의 소비전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등 일상적인 용도에서의 소비전력 차이는 우려할 만큼 크지 않으므로 PC를 온전히 게임용으로만 쓰는 개인이라면 모를까,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Idle 시 FX 8300 시스템 전체 소비전력 76W, 비교 시스템 71W)

한편, PC는 콘솔 게임기처럼 게임에만 특화된 제품이 아닌 범용 기계이므로 다양한 작업을 병향하게 되는데, 이번 기사서 테스트해본 동영상 변환이나 인코딩등의 생산성 프로그램도 적절히 병행하는 개인 사용자나,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은 작업이 주력이면서 누진세 걱정없이 작업 결과를 빠르게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 기업 환경이라면 FX 8300는 확실한 메리트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