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0에 통합될 것으로 알려진 다이렉트X 12
윈도우 10 (Windows 10)은 올해 여름 등장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이하 MS)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시작메뉴 부활, 새로운 웹 브라우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Edge)를 탑재하는 등 많은 변화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차세대 그래픽 API인 다이렉트X 12 (DirectX 12, 이하 DX12)도 포함된다. DX12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향상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그래픽카드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윈도우 10과 DX12가 등장할 것인데 이에 앞서 DX12가 가진 특징과 지원 환경을 살펴보고 DX12 그래픽카드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등급의 프로세서가 필요한지 정리해봤다.
■ 기대를 모으는 DX12, GPU 성능 향상을 위한 토대
|
다이렉트X (DirectX)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입력장치 등의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API)다. 게임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으며 현재 11.2 버전이 등장했고 윈도우 10에서는 DX12가 추가된다.
DX12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DX 버전의 한계로 성능 향상에 제약이 있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DX12는 응용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에 직접 접속해 제어하는 로우 레벨 엑세스 (Low-Level Access) API다. 다른 하드웨어나 운영체제를 거치는 과정을 최소화하고 이에 따른 시스템 자원 소비를 줄여 전체적인 처리 효율을 높이므로 결과적으로 동일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그동안 공개된 다이렉트X API는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CPU 오버헤드로 인해 CPU와 GPU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음에도 최적화된 성능을 끌어내지 못하고 효율성이 떨어졌다. 멀티 코어 CPU 환경이 갖추어졌지만 여전히 하나의 코어에 처리가 집중되고 멀티 코어 CPU 활용이 부족했으며 GPU도 한정된 작업량을 넘겨받으면서 여분의 GPU 자원을 활용하지 못해 성능이 크게 향상되지 못했다.
DX12는 이러한 CPU 오버헤드를 줄이면서 작업 효율을 늘리고 멀티 코어 활용성 및 메모리 관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처리 효율을 높임으로써 그래픽카드 성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존 다이렉트X가 멀티 코어 CPU 환경을 지원함에도 하나의 코어에 부하가 집중되었던 반면 DX12는 나머지 스레드에도 분산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각 CPU 스레드의 작업 시간은 늘어나지만 전체 CPU 실행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는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작업 처리가 가능한 것을 의미하며 CPU가 GPU에 넘기는 작업량도 늘어나는 만큼 GPU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때 GPU 처리 성능도 중요해지며 자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높은 성능의 GPU일수록 향상된 성능을 내줄 수 있게 된다.
같은 컨셉으로 AMD가 소개한 맨틀 (Mantle)에서도 확인된 사항이며 맨틀은 GCN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카드에서 약 10% 이상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공했으며 MS는 DX11 대비 약 20% 가량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다이렉트X 버전이 발표되면 그에 맞는 새로운 GPU가 요구되었는데 DX12는 기존 DX11 하드웨어에서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AMD와 엔비디아 (NVIDIA)는 GDC 2014 행사를 통해 DX11 그래픽카드가 DX12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MD는 최근 GCN (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카드와 APU의 DX12 지원 목록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HD 7730 이상의 데스크탑과 모바일, OEM용 라데온 HD 8570 이상의 데스크탑, 모든 라데온 HD 8000M 시리즈, 라데온 200 시리즈는 라데온 R5 240과 라데온 R7, 라데온 R9 시리즈가 지원한다. 앞으로 등장할 차세 라데온 300 시리즈도 지원 예정이다.
APU는 코드명 Beema인 E1/ E2/ A4/ A6/ A8-600 시리즈, 코드명 Mullins인 E1/ A4/ A10 마이크로-6000 시리즈, 코드명 카베리 (Kaveri)인 A6/ A8/ A10 PRO-7000 시리즈와 A4/ A6/ A8/ A10-7000 시리즈가 지원한다.
윈도우 10의 DX12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지포스 GTX 980 Ti
엔비디아는 페르미 (Fermi)부터 케플러 (Kepler)와 맥스웰 (Maxwell) GPU가 지원하며 최근 DX12 지원 지포스 드라이버는 윈도우 10의 WHQL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플러와 맥스웰은 드라이버에서 지원되며 페르미는 조만간 지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최근 발표된 지포스 GTX 980 Ti는 윈도우 10의 DX12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GPU로 알려졌다.
인텔도 DX12를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 (Haswell)에서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후 등장하는 제품들에도 확대 예정이다.
현재 DX12는 지원 게임이 등장하지 않아 미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전 세대 DX 버전의 전환을 생각해보면 일부 최신 GPU를 제외하면 기존 DX11 그래픽카드는 DX12를 활용 가능하지만 모든 기능을 지원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DX12는 언리얼 엔진 4 (Unreal Engine 4)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하반기 지원 게임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더 많은 게임 엔진이나 게임을 통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 DX12 도입으로 얻어지는 GPU 효율 향상
|
현재 DX12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게임이 등장하지 않아 성능 향상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퓨처마크 (Futuremark)가 3DMark에 추가한 API Overhead Feature Test를 통해 DX12 성능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3DMark API Overhead Feature Test는 GPU에게 스크린에 특정 오브젝트를 그리게 하는 작업을 통해 API별 성능을 테스트한다. CPU에서 GPU로의 드로우콜 (Draw Calls) 명령 전달 처리가 비효율적인 API는 화면에 그려지는 오브젝트 수가 적고 효율이 높으면 오브젝트의 수가 증가한다.
3DMark의 각 테스트는 GPU의 성능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API의 오버헤드 처리에 따른 결과를 제공하며 그래픽카드별 처리 가능한 API별 오버헤드 (Overhead) 차이를 확인 가능하다.
DX12는 하드웨어에 직접 접근 가능해 불필요한 API 오버헤드를 줄여 멀티 코어 CPU를 이용해 처리되는 작업의 효율과 성능을 향상한다. AMD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모두 DX11은 싱글과 멀티 스레드 효율이 모두 낮았지만 DX12로 전환하자 API 오버헤드로 인한 CPU 제한이 해결되면서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이처럼 DX12는 기존 세대와 새로 등장할 GPU 모두 성능 향상 잠재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DX 버전 교체에 따라 1-2년 또는 그 이전 등장한 GPU는 모든 기능 지원이나 성능의 한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성능이나 지원을 고려하면 최신 GPU로 이를 대비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DX12 게임 환경, 어떤 CPU가 필요할까?
|
기존까지 등장했던 다이렉트X API가 비효율적이고 멀티 코어화된 하드웨어 환경을 충분히 뒷받침해주지 못해 성능 향상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DX12는 그동안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GPU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성능을 향상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CPU는 어떨까?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인텔 프로세서를 등급별로 살펴보자. 보통 게임 PC에는 코어 i3급 이상의 CPU가 탑재되며 인텔 프로세서는 등급에 따라 가격도 다르고 성능도 다르다.
3DMark로 성능을 정리해 보면 코어 i3 4150과 코어 i5 4690, 코어 i7 4790/ 4790K 사이는 구간별로 차이가 발생한다. 코어 i3와 코어 i7 사이는 약 26%로 큰 차이를, 코어 i5와 코어 i7 사이는 약 8%로 그 차이가 많이 줄었고 코어 i7 제품군 사이의 성능은 2% 정도로 클럭 대비 차이가 적은 편이다.
이번에는 실제 게엠에서의 CPU별 성능 차이다. 풀HD 해상도 기준으로 그래픽 부하가 높고 CPU 성능을 요구하는 메트로 2033 리덕스는 코어 i3와 코어 i7 사이는 18% 정도로 그 차이가 크며 코어 i5와 코어 i7 사이는 성능 격차가 줄었으나 일정한 성능 차이를 내줬다. 툼레이더와 같이 부하가 적은 게임을 이용했을 때 각 CPU에 따른 성능 격차가 줄었다.
현재 세대를 기준으로 볼 때 고성능 CPU는 게임에서도 그만큼 힘을 내준다. 코어 i5와 코어 i7은 가격 차이는 10만원 가까이 나지만 게임 성능 차이는 그에 반해 적은 편이므로 코어 i5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DX12 환경은 어떨까? DX12는 CPU에서 최대 성능을 내주도록 GPU 병목현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DMark API Overhead 테스트를 통해 살펴보면 DX11에서 효율이 낮았던 CPU는 DX12를 이용하자 전반적인 드로우콜 처리 효율이 향상된다.
클럭과 스레드에 따른 드로우콜 처리는 동작 클럭이 높다고 처리 효율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클럭보다는 스레드 수가 처리에 더 큰 영향을 주며 쿼드 코어 (4코어 8 스레드) 기준으로 3.6GHz 이상은 클럭이 높아지더라도 같은 스레드를 제공하면 처리 성능이 향상되지 못했다. 효율로 보면 3.6GHz와 4코어 8스레드의 코어 i7급 고성능 CPU가 유리하다. 물론 코어 수가 더 늘어난다면 그에 따른 추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높아질 것이다.
DX12 환경에서는 CPU와 GPU 활용도가 높아져 효율이 증가한다. 그에 따라 고성능 CPU와 GPU일수록 더 많은 자원 활용이 가능해 성능 향상도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의 DX12 게임 환경을 고려한다면 쿼드 코어 이상의 프로세서를 이용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결론이다.
■ DX12 그래픽카드 활용, 인텔 CPU가 유리해
|
이번에는 AMD와 인텔 프로세서별 DX12 처리 효율을 살펴봤다. DX11 환경에서는 각 CPU별 처리 효율이 낮아 코어 i5와 코어 i7급 프로세서 사이의 성능 격차가 적었지만 DX12 환경에서는 클럭과 스레드 수 차이에 따라 코어 i5와 코어 i7 프로세서의 효율 차이가 확실하게 구분된다.
인텔과 AMD는 일반 프로그램이나 게임 성능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DX12 기반의 환경에서도 퍼포먼스 제품으로 나온 FX CPU도 코어 i3 CPU를 조금 더 앞서는 수준에 머물렀고 코어 i5 CPU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DX12 그래픽카드와 좋은 궁합을 보이는 CPU를 살펴보면 4코어 8스레드와 3.6GHz 클럭이 적용된 코어 i7 4790 프로세서다. 상위 프로세서와는 격차가 적으면서 바로 아래 코어 i5 제품군과는 격차가 늘어났다.
코어 i7 4790K와 코어 i7 4790 사이는 동작 클럭 차이와 가격은 약 4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성능 격차가 적은 편이고 코어 i7 4790 정도면 웬만한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내주는데 무리가 없다.
DX12 환경에서도 이를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게임 성능은 고성능 그래픽카드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프로세서 역시 중요하다. 이는 기존 게임 환경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부분이며 DX12 환경 역시 예외는 아니다.
DX12를 지원하는 GPU가 하나둘 공개되고 있지만 DX12는 성능과 효율 향상 외에 구체적인 지원이 알려지 않았다. 현재의 GPU가 DX12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일부 최신 GPU의 지원 외에는 DX12에서 최적의 성능을 제공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과거에도 DX 버전 교체와 지원 게임 등장에 따라 그당시 최신 GPU의 성능이 새로 등장한 DX 버전을 따라가지 못했다. 완벽 지원하는 신형 GPU의 등장으로 기존 제품은 구형이 되어 버린 전례가 많다. 따라서 DX12 지원 그래픽카드는 구형 제품도 지원하지만 기존의 전환과 앞으로를 고려하면 가급적 최신 GPU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CPU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현재 성능 향상이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며 최근 등장한 스카이레이크 벤치마크은 하스웰 리프레시 대비 큰 폭의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스카이레이크는 새로운 플랫폼이 변경되면서 CPU와 메인보드, 메모리의 교체가 필요해 업그레이드 비용도 늘어나지만 DX12에서의 성능 향상 기대치를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하스웰 리프레시 그중에서도 고성능 프로세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은 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 i3/ i5급은 조금 부족해 보이며 코어 i7 4790급이면 DX12 환경을 이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그레이드 비용면에서도 전면 교체해야 하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앞으로 조금 더 향상된 브로드웰로의 교체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DX12에서는 멀티 코어 CPU와 GPU 활용과 그에 따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전 세대의 DX 전환처럼 GPU뿐만 아니라 CPU 성능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DX12의 지원과 성능을 제공하는 그래픽카드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CPU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이번 기사를 참고해 DX12에 적합한 CPU를 선택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