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서 한 집안 두 식구로 불리는 곳은 현대 기아차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푸조 시트로엥(PSA)도 예외일 순 없겠지만, 지극히 우리나라
관점에서 보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 기아차가 이번에 국내 전국 대리점에서 올 뉴 K5(신형 K5)의
사전 계약을 실시하고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파워트레인,
안전 및 편의 사양, 트림 별 가격 구성 등 거의 모든 내용이 알려졌다. 올 뉴 K5
신차 발표회가 있기도 전에 많은 정보들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비교할 차종으로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를 거론하게 된다. 양사의 대표적인 패밀리 세단이자, 공통된 부분들이 많아
차이점을 찾기 쉽지 않다. 글쓴이는 공개된 주요 정보를 바탕으로 기아차의 올 뉴
K5와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를 아래와 같이 간단히 비교했다.
올 뉴 K5와 신형 쏘나타는 서로 똑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달고
나온다. 공차 중량마저 거의 비슷한데 기록된 복합 연비 수치는 각자 다르다.
주력 모델인 올 뉴 K5 2.0 CVVL의 경우 12~12.6 km/l, 신형 쏘나타
2.0 CVVL은 11.6~12.1 km/l다. 둘 다 출력과 토크각 같은 누우 2.0 CVVL 엔진(168
마력 / 20.5 kg.m)과 6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했음에도 3.4~4.1 %까지 차이가 난다.
기존 K5 2.0 CVVL이 11.9~12.2 km/l인 점을 고려하면 수치상 최소 3.2 % 이상은
좋아진 것이 맞다.
그런데 뉴 세타-i 2.0 터보 GDi 엔진(245 마력 / 36 kg.m)을
탑재한 올 뉴 K5 2.0 T-GDi와 신형 쏘나타 2.0 T-GDi의 연비는 둘 다 10.8 km/l로
같다. 2.0 LPi 모델로 판매되는 두 차량의 연비도 9.6 km/l로 똑같다. 어떤 차이로
2.0 CVVL 모델만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 차이는 나중에 있을 신차 발표회서
직접 들어봐야 하겠다.
이 외에 올 뉴 K5는 현대차의 신형 투싼과 i40 차량에 적용된
1.7 디젤(유로6 1.7 e-VGT U2 디젤 + 7단 DCT, 141 마력 / 34.7 kg.m), 북미 시장에
선 출시된 쏘나타 에코처럼 1.6 T-GDi(감마 1.6 터보 가솔린 + 7단 DCT, 180 마력 / 27 kg.m)를
적용한 두 개 라인업이 추가된다.
다음 달 국내에 현대차 쏘나타 에코와 디젤이 동시 출시될 것으로
예정돼 있기 떄문에 이들 연비를 비교하는 것도 볼만하다 하겠다. 참고로 올 뉴 K5
1.7 디젤의 국내 연비는 16~16.8 km/l, 1.6 T-GDi는 12.7~13.4 km/l로 표시됐다.
이 수치를 추후 등장할 쏘나타 에코와 디젤에 비교해 보길 바란다.
올 뉴 K5를 타 보지 못해서 어떤 차가 더 넓다는 말은 아직 못
하겠다. 두 차량의 전장과 전폭, 전고, 휠베이스 등 주요 부위의 길이가 죄다
비슷해서 너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우스운 일인 듯하다.
올 뉴 K5는 전장이 4.855 m, 전폭은 1.86 m, 전고는 1.465 m,
휠베이스는 2.805 m다. 신형 쏘나타는 전장과 휠베이스의 길이가 같고 전폭이 올
뉴 K5 대비 0.005 m, 전고가 0.01 m 수치상 더 크고 넓다. 고작 0.5~1 cm 정도 밖엔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면 비교 우위 조건으로 실내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올 뉴 K5엔 신형 쏘나타에 없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동승석
위치 조절 장치, 긴급 제동 시스템(AEB)가 구성돼 있다. 나머지 스마트 트렁크와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의 첨단 사양은 둘 다 공통이다.
물론 올 뉴 K5에 없는 옵션도 있다. 신형 쏘나타에 있는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Advanced SPAS)이 없다. 실제 주차 시에 이 기능을 이용하여
주차할 일이 별로 없다는 판단하에 이 기능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야간
주행 시 스티어링 휠 조향에 따라 헤드 램프가 꺾이는 스태틱 밴딩 라이트도 없다.
■ 비율이 똑같은 초고장력 강판, 더 안전한 차는? |
▲ 2015년도 美 IIHS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
올 뉴 K5와 신형 쏘나타에 사용된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51
%로 표시돼 있다. 핫 스템핑 공법으로 제작된 부품과 구조 접착제 사용 범위를 확대해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흡차음재와 차량 하부의 언더커버를 소음 진동(NVH)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차량 내 설치된 에어백의 수도 7개로 동일하다. 운전석과 동승석,
전복 감지 사이드, 커튼,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신형
쏘나타의 경우 하중에 따라 압력을 조절하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이 운전석에 장착된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올 뉴 K5엔 이 정보가 아직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다. 기존
K5엔 무릎 에어백 구성이 없다.
차량 안전도는 2015년도 美 IIHS 기준으로 현대차 신형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테스트 결과가 거의 같다. 스몰 오버랩 항목에서 둘 다 양호(Acceptable)
판정을 받은 것은 같고, 어린이 카시트 장착 난이도는 쏘나타가 미흡(Marginal),
기존 K5가 양호 판정이 나왔다.
둘 중 어느 차가 더 안전한지를 판단하려 한다면 향후 IIHS의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참조하는 것이 낫겠다.
▲ 기아차 올 뉴 K5 가격표 중 일부(이미지 클릭 시 확대)
올 뉴 K5와 신형 K5의 가격 구성은 다음과 같다.
2.0 CVVL을 중심으로 올 뉴 K5는 디럭스가 2,235~2,275만 원,
럭셔리가 2,365~2,405만 원, 프레스티지는 2,510~2,550만 원, 노블레스가 2,650~2,705만
원, 노블레스 스페셜이 2,860~2,900만 원이다. 신형 쏘나타는 스타일이 2,255만 원,
스마트가 2,545만 원, 프리미엄이 2,860만 원이다.
최소와 최대 가격만 놓고 보면 거의 같다. 최상급인 올
뉴 K5 노블레스 스페셜, 신형 쏘나타 프리미엄과 비교해도 최대 40만 원 정도 차이가
날 뿐이다. 상대적으로 트림이 단순화된 쏘나타보다 세분화돼 더 복잡해 보인다고
느낄 수 있지만, 트림 별 선택 가능 품목과 패키지 수를 줄여서 실 구매자 입장에선
선택이 쉬울수도 있다.
1.6 T-GDi의 가격도 나쁘지 않다. 세 가지 트림으로 럭셔리가
2,510~2,550만 원, 프레스티지가 2,655~2,695만 원, 노블레스가 2,810~2,850만 원이다.
2.0 CVVL보다 경제적이면서 우월한 동력 성능과 7단 DCT로 경쾌한 주행 성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많은 운전자들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성이다.
2.0 T-GDi는 단일 트림으로 노블레스 스페셜이 3,105~3,145만
원으로 책정됐다. 신형 쏘나타 2.0 T-GDi 익스클루시브 가격(3,210만 원)보다는 100만
원 가량 저렴하다. 1.7 디젤은 네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디럭스와 럭셔리,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순인데, 가격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패밀리 세단을 고려하는 여러분이라면 현대차 신형 쏘나타와
기아차 올 뉴 K5 중 어느 차량을 택할 것인가? 글쓴이라면 2.0 CVVL 보다는 올 뉴
K5 1.6 T-GDi를 택할 것 같다. 1.7 디젤은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지켜봐야
알 일이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각각 4분기와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 속단하기는 이르다.
자세한 정보는 기아차 올 뉴 K5 신차 발표회가 진행된 후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