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가격에 30 인치가 넘는 모니터를
고를 수 있다.
큐닉스가 출시한 QX320QHD 슈퍼 울트라 DP 에코도 마찬가지다.
대략 30만 원대 중후반에 구할 수 있는 32 인치형 광시야각 모니터다. 대체로 광시야각 모니터는
특별한 용도를 가리지 않지만, 이 제품은 앞서 본 큐닉스 모니터처럼 게이밍 특성에
조금 더 집중했다.
글쓴이는 이 모니터가 어떤 특징을 가진 것인지를 간략히 짚어봤다.
■ 23~24 인치보다는 확실히 크고 넓은 화면 |
▲ 스위블을 지원해 화면을 비스듬히 돌릴 수 있다.
큐닉스 QX320QHD 슈퍼 울트라 DP 에코의 화면은 확실히 크다.
적어도 23 인치 내지 24 인치 모니터를 써 왔던 사용자 입장에선
더 커진 화면이 마음에 든다. 제원상 최적화된 해상도는 2,560 X 1,440 픽셀(WQHD)로
표시해 놓고 있지만, 기존에 써 왔던 1,920 X 1,080 픽셀(FHD)로 맞춰서 쓰면 확실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사용자로서 한 가지 주의가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DVI 케이블이다.
기존 23~24 인치형 모니터에선 싱글링크 DVI 케이블만으로 화면 출력이 되지만, 이
모니터에선 싱글링크 DVI로는 화면이 전혀 표시되지 않는다. 반드시 번들로 제공된
듀얼링크 DVI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해야 하며, HDMI 혹은 디스플레이 포트를
쓰는 사용자들은 기존 방식대로 연결하면 된다.
화면 밝기는 300 cd로 충분하다. 대만 AUO사가 제작한 32 인치형
A-MVA+ 광시야각 패널을 사용해 저가 위주의 TN 패널보다 표현되는 색 영역이 풍부하다.
참고로 일반 TN 패널은 LED 백라이트를 써도 표현되는 색 영역이 80~90 % 내외인데,
이 모니터의 A-MVA+ 패널은 S-RGB 100 % 수준의 색 영역을 표현한다.
▲ 가상 4K 해상도는 이렇게 만든다. 그래픽카드가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가상 4K를 위한 화면 출력 단자는 어느 것이든 상관 없다.
QX320QHD 슈퍼 울트라 DP 에코는 다른 큐닉스 모니터처럼 가상
4K를 지원한다.
사용자 설정으로 4K(3,840 X 2,160 픽셀)을 가상으로 만들어
더 넓은 화면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어중간한 크기의 27 인치 모니터에서
이 기능으로 4K 출력을 하면 표준 해상도인 WQHD로 보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불편을
느끼는데, 이 모니터에선 더 커진 화면 덕에 인위적인 설정을 통한 거부감이 덜하다.
물론 이 기능은 어떤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650, AMD는 라데온 HD 7730부터 최상위 그래픽카드까지
가능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듀얼링크 DVI와 HDMI, 디스플레이 포트 등 연결 단자의
종류는 관계 없다.
목록에 표시되지 않은 저가 그래픽카드에선 스케줄러와 자체
AD 보드의 호환 문제로 4K 출력이 되지 않는다. 허용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가상 4K 적용 이전에 4K 해상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진행이 안 된다.
형광등처럼 모니터 주변에 소광비가 큰 조명이 있어도 사용자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티 글래어 타입의 3H 코팅 기술을 적용해 모니터로 반사된
밝은 빛이 직접 비치지 않도록 해 준다. 원형으로 고르게 퍼진다. 보통 빛 반사를
줄이는 코팅을 더하면 최적화된 해상도로도 화면에 표시된 내용이 다소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있는데, 이 모니터는 이런 현상이 비교적 억제돼 있었다.
시야각은 말할 것도 없다. 좌우 양끝,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바라봐도 색 반전을 관찰하기 어렵다. AH-IPS보다 응답 지연이 미세하게 늦다는
점만 뺴면 화면 밝기와 명암비, 색 균형은 오히려 고르다. TN 패널처럼 색상이 누렇게
뜨거나 흑백이 도드라지는 현상은 찾을 수 없다.
게임할 때 화면의 질감을 중요하게 보는 사용자들도 이 점에선
마음에 들어할 것이다.
■ G 모드와 LoS, 4:3 종횡비 등 모두 지원 |
게이밍에 집중한 모니터라면 이런 기능은 기본으로 준비돼 있어야
하지 않을까?
큐닉스 QX320QHD 슈퍼 울트라 DP 에코엔 G 모드와 LoS(Line of
SIght, 가상 조준선), 4:3 고정 종횡비, 로우 블루 라이트, 플리커 프리 등의 기능이
추가돼 있다. 이는 게이밍 특성이 적극 반영된 다른 큐닉스 모니터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기능들이다.
G 모드는 감마 설정을 높여 조금 더 밝은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이 모니터엔 감마 1.3이 설정된 상태인데, 표준 모드보다는
밝기가 상대적으로 어두웠다.
LoS는 화면상에 가상 조준선을 띄우는 기능으로, 총질하는 FPS
장르의 게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OSD 버튼 중 EYE 버튼을 누르면 조준선이
표시된다. 4:3 고정 종횡비도 볼륨 다운 버튼을 이용해 전환할 수 있다. 로우 블루
라이트는 메뉴 - 화면 탭에서 프리셋 설정으로 청색광의 비중을 줄일 수 있다.
■ 안정적인 스탠드, OSD 버튼은 방식 바꿔야 |
모니터를 떠 받칠 스탠드는 단순한 플라스틱 소재가 아니다.
두툼한 강화유리 타입으로 구성해 모니터의 하중을 적절하게
분산시킬 수 있도록 했다. 하단에 네 개의 고정 나사를 박는 것으로 스탠드를 세울
수 있는데, 분리 시 나사를 박은 위치의 표면이 일부 떨어져 나간다. 한 번
고정했다가 분리했을 뿐인데,보기 흉하게 드러난다. 이 부분은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버튼의 명칭을 측면에 표시하는 OSD 버튼의 배열도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하다. 리모컨으로 주요 기능을 제어한다면 모를까, 그저 유행따라 버튼과 버튼
이름까지 정면에서 안 보이게 처리한 것은 수정돼야 할 것 같다. 사용자 입장에서
다루기 편하게 적어도 버튼의 명칭은 정면에 표시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으면 한다.
큐닉스 QX320QHD 슈퍼 울트라 DP 에코는 게이밍 모니터로 쓰기
괜찮은 제품이다.
TN 패널보다 색 재현율과 시야각이 좋은 A-MVA+ 광시야각 패널을
채택했으면서 게이밍 대응 기능인 G 모드 감마 설정과 가상 조준선, 4:3 고정 종횡비,
로우 블루 라이트 기능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다.
임의로 WQHD 해상도를 늘린 4K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27 인치형 모니터에서 지원하던 어중간한 가상 4K 해상도보다는 보기가 더 좋다.
상대적으로 글꼴과 객체의 윤곽이 뚜렷하게 표시돼 사용자 입장에서 알아보기 좋다.
작은 글씨를 보느라 뚫어져라 화면을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
듀얼링크 DVI와 HDMI, 디스플레이 포트 등의 모든 화면 출력
단자가 가상 4K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접속하든 상관 없다.
적어도 이런 게이밍 모니터를 쓸 사용자라면 그래픽카드도 문제 없이 받아준다.
판매 가격은 37~38만 원선이다. 동급 모니터 가운데 인기 순위도
비교적 높은 제품이다. 그만큼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란 의미다. 평소 30 인치가
넘는 현실적인 게이밍 모니터를 생각해 왔다면 이 제품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