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면 고가일수록 고성능/ 고효율/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저가형 제품보다 뛰어난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상 모두가 갑부집 자식일 수 없기에 거의 모든 사용자들이 적당한 비용 효율을 따지며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이것은 PC 컴포넌트 역시 예외일 수는 없어서 누구나 부담없이 살 수 있는 비용의 엔트리급 모델부터, 갑부집 아니면 꿈도 꾸기 어려운 플래그십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이자 핵심 PC 컴포넌트인 APU는 적절한 가격대 성능비로 시스템을 꾸미려는 사용자들을 위해 나온 제품이다.
요즘
게임은 최소 사양도 쿼드 코어 CPU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최근 게임에서는 쿼드 코어 CPU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시스템을 꾸릴 수 있는 AMD APU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처음부터 가성비 시장을 노린 AMD APU중 쿼드 코어 모델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지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 쿼드 코어 APU, 하이엔드 A10-7870K와 엔트리급 A8-7600 |
이번 기사에서 살펴볼 제품은 현재 국내서 10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판매 중인 A8-7600, 아직 국내 출시는 안됐지만 공식 가격 137달러(2015년 7월 6일 환율 기준 약 15만 7천원)에 출시된 최고 성능 모델 A10-7870K의 두 가지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두 APU의 기본 스펙을 비교해보면 CPU와 GPU 동작 클럭, GPU 스트림 프로세서 등 성능과 관련된 스펙의 상당 부분에서 A10-7870K가 앞서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세상 모든 것이 스펙으로만 정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성능 차이는 테스트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과연 이 둘은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를 보여줄까?
■ A10-7870K vs A8-7600, 하이엔드 VGA 조합에서의 게임 성능 |
최신 게임에서, AMD의 쿼드 코어 APU가 어떤 특징을 보여주는지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이번 기사의 목적이므로 복잡하고 정신없는 테스트는 제외하고 바로 실 성능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전반적인 시스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Mark 8 Home 테스트와 게임 성능 측정을 위한 3DMark Fire Strike 테스트에서는 A10-7870K 시스템이 A8 7600 시스템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약 10% 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스 클럭은 A10 7870K가 3.9GHz, A8 7600이 3.1GHz로 약 26% 가까운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실제 성능 차이는 그보다 훨씬 적게 측정되었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PCMark 8 테스트의 세부 결과를 확인해보았다.
PCMark8의 테스트 상황을 살펴보면, 테스트 내내 두 APU 모두 거의 최대 부스트 클럭에 가깝게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는데, 두 APU는 기본적으로 아키텍처가 동일하기 때문에 부스트 클럭이 유지된다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벤치마크에서는 부스트 클럭이 유지되면서 성능 차이가 10% 내외로 크지 않게 나타났지만, 부스트 클럭은 CPU의 온도와 전력 소비 상태, 코어의 부하 상태, 프로그램의 코어 활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프로그램에 따라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실제 게임에서는 어떨지 직접 확인해보자.
배틀필드 4에서는 A10-7870K가 높은 A8 6700과 비교해 확연히 높은 성능을 보이는데, A8 7600은 낮은 성능에도 평균 60프레임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어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하지는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툼레이더에서는 두 APU 사이에 성능 차이가 거의 없다.
결국, 게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부스트 클럭이 유지된다면 A8 7600으로도 A10 7870K에 가까운 성능을 체감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고성능 그래픽 카드의 게임 성능을 체감하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A10-7870K vs A8-7600, 내장 그래픽 성능과 소비전력은? |
한편, APU는 외장 그래픽 카드와 짝을 이룬 시스템으로도 이용되지만, 경쟁사 대비 높은 통합 그래픽 성능을 제공해 거실용 PC나 사무용 PC 같이 별도의 외장 그래픽 카드없이 캐주얼 게임을 즐길 정도의 성능으로도 충분한 시스템에도 사용되곤 하는데, 이러한 통합 그래픽 사용 시스템의 성능을 확인해 보았다.
통합 그래픽의 성능은 3DMark Fire Strike나 툼레이더, 배틀필드 4에서의 성능 차이가 10% 중반으로 일정한 성능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A8 7600도 배틀필드 4나 툼레이더와 같은 최신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참고로 툼레이더와 배틀필드 4 테스트는 1280x720 해상도에 중간 옵션을 적용한 상태로 진행되었으며, 3DMark Fire Strike 성능은 다른 두 게임과 같은 그래프에 표시하기 위해 스코어 단위를 조절하였는데, 이에 따라 정확한 Fire Strike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위 그래프에 표시된 수치에 10을 곱해주면 된다.
한편, 통합 그래픽 사용 환경과 외장 그래픽 카드(지포스 GTX 780 Ti)를 사용하는 환경에서의 소비전력을 따져보면, 아이들 상태에서는 두 경우 모두 큰 차이가 없지만, 풀로드 상태에서의 소비전력 차이는 A10 7870K의 TDP 95W와 A8 7600의 TDP 65W 차이보다 작게 나타나고 있다.
■ 합리적 가격에 고성능 = A6 7600 / 안정적인 고성능 = A10 7870K |
PC 업그레이드의 가장 큰 요인인 최신 게임들은 당연하다는 듯 쿼드 코어 CPU를 요구하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AMD의 APU는, 아쉬운 이야기지만 정체되고 있는 FX 시리즈 대신 합리적 가격에 쿼드 코어 시스템을 꾸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렇게 합리적 가격에 쿼드 코어 시스템을 꾸미려는 사용자들을 위해 AMD의 최신 쿼드 코어 APU 중 엔트리급 모델인 A8 7600과 하이엔드 모델인 A10 7870K의 성능을 비교해보았다.
A10 7870K, 아직은 시기상조
A10 7870K는 기본 클럭이 A8 7600의 부스트 클럭급으로 높고, 기본 클럭과 부스트 클럭이 큰 차이가 없기에 안정적으로 고성능을 체감하려는 사용자 층에 어필할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 엔트리급 모델인 A8 7600과 10% 내외로 체감하기 어려운 성능 차이를 보이는 점이나, 같은 가격대에 고성능의 경쟁 제품이 있는 것은 예비 구매자를 고민에 빠트리게 한다.
결과적으로, 당초 기사 의도인 '합리적 가격과 성능의 쿼드 코어 APU 선택'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A10 7870K이 출시 후 가격 안정화를 거친다면 모를까 현 시점에서는 특별한 메리트를 찾기 어려운 시기상조인 제품으로
보게된다.
A8 7600, 현시점 합리적 쿼드 코어 APU 선택
반면, A8 7600은 오버클럭이 안되지만 큰 폭의 부스트 클럭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PC 사용 환경이나 게임에서 최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합리적 가격에 쿼드 코어 시스템을 꾸미려는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AMD APU의 당초 컨셉인 합리적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하므로, A10 7870K 대비 여유 자금을 고성능 그래픽 카드나 SSD, 메모리 등 주변 기기 업그레이드에 투자해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구축하기에도 적합하다.
단지, 부스트 클럭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기대만큼 높은 성능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