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부분 변경 모델인 '뉴 B200
CDI'를 출시했다.
뉴 B200 CDI는 기존의 유로5 1.8 디젤 엔진 대신 유로6 2.2 디젤
엔진을 적용한 전륜 구동 모델이다. BMW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전륜 구동 해치백인
뉴 액티브 투어러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장은 B200 CDI가 5.6 cm 더 길다. 왜건이라
부르기는 짧고, 해치백이라 하긴 조금 길어서 애매하다. 기아차 카렌스보다 길이가
짧은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글쓴이는 한성자동차가 주최한 세빛섬 모터쇼를 맞아 뉴 B200
CDI를 시승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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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 트립 연비는 14.7 km/l, 납득할 만한 연비 |

뉴 B200 CDI로 21.5 km를 달린 트립 연비는 14.7 km/l로
표시됐다.
시승 코스는 세빛섬에서 출발해 잠수교로 나와 반포대교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일부 구간으로 잡았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는 오토 스탑 기능은 끄고 주행
모드는 S모드, 오토 에어컨 온도는 섭씨 23도로 조정해 운행했다. 대로와 서울 도심
주행의 비중은 6 대 4 정도다.
뉴 B200 CDI의 국내 복합 연비가 16.5 km/l(도심 : 14.9 km/l,
고속도로 : 19 km/l)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낮은 연비라 생각할 수 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연비 주행과 거리가 먼 운행 조건으로 연비를
확인했기 때문에 오토 스탑 기능과 기본 주행 모드인 E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복합
연비와 비슷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승 차량에 장착된 휠타이어는 연비 측정 기준 타이어(225/45
R17)보다 작은 16 인치형(205/65 R16)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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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6 2.2 디젤 엔진(EGR), 다운사이징이 아니다 |

뉴 B200 CDI의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배기량이 늘었다.
유로6 2.2 4기통 디젤 엔진으로 136 마력(@ 3,200~4,000 rpm)과
30.6 kg.m(1,400~3,000 rpm)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기존 유로5 1.8 디젤 엔진과 비교해
수치상 출력과 토크는 달라지지 않았다. 최고 출력과 토크가 발생되는 시점이 더
낮아지고 범위가 더 넓어져 실효 가속성이 더 좋아졌다는 점을 기대할 수 있다.
보통은 유로6 배출가스 인증을 만족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배출가스 저감 장치인 DPF, 질소산화물 저감 역할을 하는 EGR 내지 SCR을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EGR은 연소실 냉각을 위한 장치가 추가되기 때문에 엔진 성능
및 연비가 저하되기 쉽다. SCR은 배기가스에 애드블루 같은 요소수를 분사하는
방식이라 엔진 성능과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뉴 B200 CDI는 EGR을 택했다. 1.8 디젤보다 배기량이 큰 엔진을
얹어 EGR과 냉각 장치로 희생될 엔진 성능을 보강하고, 본래의 2.2 디젤 엔진이 좋은
연비를 낼 수 있도록 셋팅한 것으로 보면 된다. 참고로 2.2 디젤 엔진이
탑재된 C220 CDI는 170 마력과 40.8 kg.m의 토크를 낸다. C220 CDI의 공차 중량이
B220 CDI보다 50 kg 이상 무거워도 성능과 연비가 더 좋은 이유는 SCR을 택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뉴 B200 CDI는 자사의 전통적인 유로6 2.2 디젤
엔진으로 EGR의 역효과인 엔진 출력 감소, 연비 저하를 막았다고 볼 수 있다. 다운사이징
추세에 반하는 선택이지만, 차량 제작사 입장에선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는
쌍용차가 기존의 유로5 코란도C 2.0 디젤을 대신해 유로6 코란도C 2.2 LET을 출시한
것과 의미상 맥락이 같다.
뉴 B200
CDI에 SCR 방식을 택했다면 구조상으로 별도의 요소수 탱크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B클래스의
장점인 널찍한 실내 공간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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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G-DCT, 주행 모드 별로 달라지는 성격 |

뉴 B200 CDI의 컬럼식 7G-DCT(듀얼 클러치) 자동 변속기는
주행 모드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기본 주행 모드인 E모드에선 현대차의 7단 DCT처럼 기어를 일찌감치
올려버린다. 운전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은 승차감에 온전히 타협된 셋팅은
아니란 점이다.
현대차의 7단 DCT는 노말 내지 에코 모드에서 일반 차량의 6단
자동 변속기처럼 변속감 자체가 심심한데, 이 차에 셋팅된 7G-DCT는 E모드에서 DCT만의
미세한 변속감을 더 느낄 수 있다. 아우디 폭스바겐의 6단 DSG는 20~30 km/h 내외의
저속 주행 구간에서 운전자를 끌어당기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강한데, 이 차의 7G-DCT는
그렇지 않다.
주행 모드를 S모드로 바꾸면 변속감은 경쾌해진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깊숙이 꾹 밟지 않아도 예상한 시점에 가깝게 변속된다. 20~30
km/h 내외로 저속 주행하면 E모드보다 회생 제동이 커진다. 폭스바겐의 6단 DSG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그것보다 강하다.
주행 중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면 주행 모드가 M으로 바뀐다.
운전자의 응답을 어느정도 기다려준다. 물론 주행 중인 차량 컨디션에 따라
예고 시점보다 빠르게 변속이 진행될 수는 있다. 간헐적으로 이용할 운전자라면
쓸만한 가치가 있다. 조작감 향상을 위해 시프트 패들이 조금 더 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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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운전 시야, BMW 액티브 투어러보다 낫다 |


뉴 B200 CDI에서 정말 좋다고 느낀 것은 운전 시야다.
기본 시트 포지션에서도 BMW 뉴 액티브 투어러보다 개방감이
좋았다. 전면 유리가 티볼리처럼 넓게 퍼지는 구조다. 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운전자 입장에서 전방 시야가 탁 트여 답답하지 않다. 머리 공간은 시트 포지션을
꽤 높여도 될 정도로 넉넉했다. A클래스처럼 낮은 공기 저항 계수에 의지한 모델이
아니라서다.
사이드 미러는 모두 와이드 타입이다. 크기에 비해선 보이는
시야의 범위가 넓다. 절대적으로 SUV만큼은 안 되지만, 동급의 소형차 운전자 입장에선
시원시원하다. 보조 기능으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적용돼 측후방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감지해 알려준다.


뒷 좌석 실내 공간도 괜찮다. BMW 액티브 투어러보다 무릎 공간이
넓어서 성인 남성 주먹 한 개를 넣어도 남는다. 구조상 C필러가 급하게 꺾이는
구조라 머리 공간도 넉넉하다. 간이 테이블을 펼칠 수 있어 이동 중인 차량 안에서
식음료를 먹기도 괜찮다.
트렁크 공간은 BMW 뉴 액티브 투어러보다 넓다. 러기지 스크린이
기본으로 장착돼 트렁크에 적재한 짐이 쏠리지 않도록 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러기지 플레이트를 조금 깊숙한 곳에 위치시켰다는 점이 되겠다. 플레이트 아래의
수납 공간은 협소하다.

뉴 B200 CDI에서 한 가지 불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타이어다.
시승 차량엔 16 인치형 휠타이어(205/55 R16)로 굿이어의 이피션트그립
런플랫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런플랫이란 특성만 빼면 우리가 흔히 아는 에코 타이어다.
일반 타이어보다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 무게를 10 % 줄이고 회전 저항이 작아 연비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노면 소음이 상대적으로 커서 정숙성과 컴포트
지향 서스펜션이 구성된 차량엔 어울리지 않는 타이어다. 연비가 좋은 디젤 미니밴임을
고려해 이 타이어를 선택한 것 같은데, 운전자 입장에선 이 타이어를 원하지 않을
듯하다.
실제 60~70 km/h를 넘기자 우려했던 노면 소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행 중 엔진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양은 상당히 적어 노면 소음이 크게 들렸다.
주행 성능은 일부 희생되더라도 젖은 노면 제동 성능과 승차감이 비교적 우수한 타이어를
채택하는 것이 더 좋았을 듯하다.


뉴 B200 CDI에서 고려할 부분은 더 있다.
운전자를 위한 편의 옵션 중 하나인 내비게이션과 후방 카메라다.
운전자 및 동승석 통풍 시트, 12방향 전동 시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자동 주차), 파노라마 썬루프, 러기지 스크린 등 옵션으로도 약간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을 수용했지만, 정작 필요한 내비게이션과 후방 카메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위 기능은 운전자가 직접 설치하거나 사설 업체에 장치 설치를
맡기는 것으로 추가할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해당 기능을 차량 구매 시부터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국내 판매 중인 A클래스 차량 가운데 A180 CDI 나이트도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하이패스, 후방카메라가 기본으로 구성돼 있다. 운전자로서 쓰임새가
가장 많은 기능을 반영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B클래스가 새롭게 출시됐다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가격에 맞지 않은 상품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부분 변경 모델로 출시된 메르세데스 벤츠 뉴 B200 CDI는 성능과
연비로 보면 괜찮다.
주행 모드 별로 분명히 달라지는 주행 특성과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 필요할 때 패들 시프트로 기어를 바꾸는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다운사이징 추세에 반하는 업사이징으로 배기량을 키웠지만 오히려 연비는
늘었다. 성능과 연비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은 운전자로서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쉬운 것은 필수로 갖춰야 할 일부 편의 장치가 빠져 있다는
점이 되겠다. 사방으로 탁 트인 넓은 운전 시야와 사이드미러는 운전자가 정말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지만, 차량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조화롭지 않다. 언급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후방 카메라를 반영했더라면 그나마 괜찮았을 것이다. 노면
소음을 유발하는 타이어 셋팅도 운전자 입장에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에 시승한 뉴 B200 CDI의 차량 판매 가격은 4,290만 원이다.
경쟁 차종인 BMW 뉴 액티브 투어러가 4,190~4,590만 원에 걸쳐 있음을 고려하면 포지셔닝된
가격 자체론 나쁘지 않다. 차량 콘셉트에 맞게 편의 장비를 구성했더라면 괜찮았을
텐데라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프리미엄 미니밴 뉴 B200 CDI를
만나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