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에서 전국망 LTE 신호를 WiFi로 바꿔주는 T포켓파이를 선보였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81mm x 70mm x 13.2mm)에 100g도 안하는 가벼운 무게(72g)로 휴대성을 살리면서 최대 10Mbps의 속도로 무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한달 제공 용량이 모두 소진되면 200Kbps의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통신사 기준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SKT는 이를 통해 그동안 저가형 요금제를 사용해 데이터 부족에 시달려온 사용자나 스마트폰과 태블릿등 다수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온 사용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band 데이터 29 요금제에 한달 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T포켓파이 10 서비스 요금을 더하면 월 45000원에 10.3GB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요금 수준인 band 데이터 47 요금제가 3.5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약 세 배 가까이 많은 데이터 양이며,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band 데이터 59 요금제(11GB)와 비교해 14,000원 싸다.
■ 휴대용 LTE 라우터 등장은 와이브로 포기 선언?
와이브로를 대체/ 보완할 KT의 하이브리드 와이브로에 이어 SKT의 T포켓파이가 나오면서 이제는 진짜로 와이브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SKT와 KT는 와이브로 가입자 감소와 사실상 중단된 와이브로 투자 상황을 두고 와이브로를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때마다 '포기는 없다'며 부인해왔고, 이번에 T포켓파이를 선보인 SKT 역시 이러한 의문에 대해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혀주기 위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2012년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와이브로는 2015년 5월말 기준 84만 3천여명까지 가입자가 줄어들었으며, 와이브로 가입자 감소세가 계속됨에 따라 와이브로용으로 배정된 2.3GHz 대역 주파수를 회수해 LTE 용으로 재분배하자는 논의가 있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LTE 신호를 WiFi로 바꿔주는 SKT의 T포켓파이의 등장은 사실상 통신사들의 와이브로 서비스 포기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제 4 이동통신 사업자 기술 방식으로 와이브로 방식을 고집하던 정부가, 와이브로와 비슷한 시분할 방식 LTE(LTE-TDD)에도 개방한데다, 통신사들의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도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 와이브로의 수명이 다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앞에서는 와이브로 유지를 외치는 통신사, 하지만 속내는?
통신사들이 와이브로 서비스의 유지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은, 정부가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하면 와이브로용 주파수를 회수해 LTE용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된다.

약정할인 없이 적은 데이터를 비싸게 더 빨리 쓰라는 T포켓파이
때문에 SKT의 T포켓파이가 주파수 재배치를 위한 밑밥 깔기용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만일 SKT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면 현 SKT 와이브로 서비스 이용자들은 약정 할인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 T포켓와이파이를 비싸게 이용하거나 KT의 와이브로 서비스를 새로 개통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음영지역과 속도는 느려도 약정할인으로 싸게 더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와이브로
최근 입으로는 고객 편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고객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대폭 칼질하고 부가 해택을 축소한 통신사들의 지나온 행적을 기억하는 네티즌이라면, 국내 통신사들의 호언장담이 얼마나 가벼운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음영지역은 있어도 가격에 비해 월등한 데이터를 제공하던 와이브로의 운명을 둘러싼 논쟁은 확고한 결론이 나기까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