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가 라데온 R9 퓨리 시리즈의 막내(?)라 할 수 있는 '라데온 R9 나노'를 드디어 공식 발표했다.
일체형 수냉 쿨러를 더해 작은 게이밍 PC를 현실화 한 라데온 R9 퓨리 X에 이어 더 작고 소비전력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된 라데온 R9
나노가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판매는 9월 10일 이라서 아직 구매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게이머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많은 비밀들이 상당 부분 공개됐는데
오늘은 TDP 175W를 실현한 게이밍 그래픽카드 '라데온 R9 나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현재, 게이밍 PC 시장은 폼팩터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은 화면에서만 게임을 즐겨왔던 PC 게이머들이 거실로 나오면서 대화면 TV에 연결할 작은 게이밍 PC를 요구하게 됐고 그에 따라
게이밍PC 크기도 점차 소형화 됐다.
하지만, 작은 크기에 맞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실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크기가 작을 수록 게이밍 성능은 낮다고 인식될
수 밖에 없었는데 AMD가 그러한 한계를 깨고 라데온 R9 나노를 선보이게 됐다.

AMD가 개발한 라데온 R9 나노는 철저하게 소형 게이밍 PC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그래픽카드다.
약 6인치(약 15.24cm) 정도의 PCB에 같은 길이의 싱글 팬 쿨러를 사용해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고성능 그래픽카드보다 크기가
작게 만들어졌다.
2013년 부터 최근까지 AMD를 대표했던 라데온 R9 290X와 비교하면 딱 절반으로 보일 정도인데 이렇게 작은 그래픽카드가 성능은 더
높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사실, 실리콘 인터포저로 GPU 다이와 HBM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크기를 실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무리 크기를 줄인다 해도 플래그쉽에 맞는 전력 공급에 GDDR5 메모리까지 배치하려면 한 뼘 이상의 크기를 요구할 수 밖에 없고
게이머에게 인기가 높은 지포스 GTX 980이 풀사이즈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다 그런 것 때문이다.

AMD는 라데온 R9 나노의 TDP를 175와트로 발표했다. 같은 GPU가 사용된 라데온 R9 퓨리 X가 275와트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소비전력일 수 밖에 없다.
게이밍 성능을 결정하는 스트림 프로세서 이하 내부 유닛들이 절반 가까이 축소되고 동작 속도가 확 줄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라데온 R9 나노의 스펙은 사실상 퓨리 X와 동일한 것으로 발표됐다.
컴퓨트 유닛 구성도 64개로 동일하고 스트림 프로세서, 텍스쳐 유닛, ROP와 HBM 용량, 대역폭 등등 대부분의 모든 스펙이 퓨리 X와
동일하다. GPU 최대 동작속도가 1000Mhz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제조 공정이라도 바꿨다면 그나마 이해가 가능할 텐데 이것도 퓨리 X와 동일하다고 한다.

AMD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워크로드에 따라 GPU 동작 속도가 평균 800~1000Mhz로 조정되고 항상 전력 효율에 맞춰 작동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쉽게 말해 라데온 R9 나노의 소비전력을 강제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같은 조취로 성능은 10% 낮아지고 50%에 달하는 소비 전력
개선 효과를 달성해 냈다고 한다.
핫칩스 2015 자료에서 확인된 4개의 ACE 구성도 소비전력 개선에 약간의 도움이 됐겠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라데온 R9 나노의 소비전력은 사실 상 클럭 조절을 통해 얻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 라데온
R9 나노, 4K 게이밍 실현할 유일한 선택(?) |

AMD는 라데온 R9 나노의 성능을 290X 대비 30% 향상이라고 짧게 소개했다.
라데온 R9 나노의 특징을 가장 잘 소개하기 위해 전력 소모도 크고 풀사이즈 였던 라데온 R9 290X와 비교한 것인데 게이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현재 기준에서의 성능은 라데온 R9 퓨리와 동급이라고 설명했다.
스펙만 보면 라데온 R9 퓨리 X와 동급이지만 전력 소모를 최소화 하기 위해 10% 정도 성능을 희생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스트림
프로세서가 3584개로 줄어든 라데온 R9 퓨리 수준에 맞출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지포스 900 시리즈 중 가장 작은 고성능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970 보다는 30% 정도는 빠르다고 하니 당분간 라데온 R9
나노를 위협할 경쟁 제품은 없을 전망인데 현존 최고는 인정하겠지만 AMD가 주장한 4K 게이밍 까진 완벽하게 소화하긴 힘들 것 같다.
라데온 R9 나노라서 그나마 이정도 게이밍 성능이 구현될 수 있는 거지만 그래도 완벽을 말하기엔 좀 이른 듯 싶다.
■ 공냉
쿨러의 영원한 숙제, 소음 문제 해결했나? |

일체형 수냉 쿨러가 탑재된 라데온 R9 퓨리 X는 쿨링팬 소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공냉 쿨러가 탑재된 라데온 R9 나노는 팬 소음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100와트나 낮아진 소비 전력 덕분에 라데온 R9 290X 대비 20도 낮은 GPU 온도를 유지할 수 있고 평균 75도, 최대 85도를
넘지 않은 작동 온도 덕분에 소음이 16dBA 정도 낮아졌다지만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미니ITX 기반 케이스에서 AMD가 주장하듯 도서관
수준의 팬 소음을 실현할 수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AMD 주장이 사실이면 좋겠지만 공냉 쿨러만으로 그런 이상적인 저소음 환경을 구현해낸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하나도 없었다.
히트싱크 상당 부분을 베이퍼 챔버로 커버하고 거기에 히트파이프까지 조합한 대형 히트싱크까지 사용했다지만 그 정도로 정숙할지는 의문이다.
■ 실제
성능은 9월 10일 공개, 가격은 퓨리 X와 동일 |

라데온 R9 나노의 실제 성능은 9월 10일 공개될 예정이다. 정식 판매가 시작되기 전까진 그 어떤 매체도 라데온 R9 나노의 실제 성능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고 샘플도 아직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샘플도 몇 개 없다고 하니 NDA에 맞춰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매체도 몇 없을 듯 한데 기회가 되면 라데온 R9 나노의 실제 성능과 함께
소형 게이밍 PC라서 더 중요한 소음과 발열에 대해서도 확인해 볼 예정이다.
참고로 라데온 R9 나노의 공식 판매 가격은 라데온 R9 퓨리 X와 동일한 649달러로 확정됐다.
라데온 R9 퓨리 X 보다 게이밍 성능은 낮지만 미니ITX 폼팩터에 맞춰진 고성능 게이밍 PC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로 아깝지 않은
금액이라는 주장이다.
풀사이즈 게이밍 PC 처럼 멀티GPU를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그래픽카드 하나만으로 고성능 게이밍 PC를 실현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생각하면 분명 아깝지 않은 금액이지만 절반 가격인 지포스 GTX 970 mITX를 생각하면 왠지 비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