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PC는 모든 게이머의 로망이다. 고품질 그래픽과 빠른 속도를 원하면서도 PC는 조용해야 하고 이런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다양한 쿨링
솔루션이 개발되어 왔다.
대형 히트싱크와 팬을 조합한 공냉 쿨러도 있었고 펌프와 라디에이터를 조합한 수냉 쿨러도 있었다. 이런 쿨러 대부분은 공짜는 아니라서 PC
조립 시 추가 지출이 요구되지만 번들 쿨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가져다 줬다.
뒤늦게 변화에 적응하기 시작한 CPU 메이커들도 소음 문제를 해결한 저소음 쿨러를 내놓고 있다. CPU 시장을 장악한 인텔은 미세 공정
개선으로 발열 자체를 줄이면서 번들 쿨러의 팬 속도를 크게 낮췄고 차세대 FX 프로세서를 내놓기 전까지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AMD는 쿨링
성능과 소음 모두를 개선한 레이스(Wraith) 쿨러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오늘은 FX 프로세서의 희망이자 차세대 ZEN 마이크로아키텍처까지 대응되는 AMD의 신형 쿨러 '레이스 쿨러'에 대해 알아보겠다.
■ CES 2016에서 처음
공개된 AMD 레이스 쿨러
AMD는 CES 2016 기간 중 14nm FinFET 공정으로 생산한 차세대 GPU 데모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같은 14nm
FinFET 공정에서 생산될 차세대 FX 프로세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아쉬웠지만 ZEN이 나올 때까지 버텨줄 아이템으로 '레이스 쿨러'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레이스 쿨러가 화제가 된 이유는 위에 나와 있는 영상 때문이다. 기존 FX 프로세서용 번들 쿨러는 CPU에서 발생한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
높은 회전수를 갖는 쿨링팬을 사용하기 때문에 팬 소음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비교된 신형 레이스 쿨러는 상상 이상으로 조용해 이 영상을 본 모든 이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사용 환경에서
비교된 것은 아니라지만 두 제품간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졌기에 레이스 쿨러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이정도 수준이라면 FX 프로세서의 높은 발열과 그로 인한 시끄러운 소음도 이제는 기억에서 지우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있었는데
레이스 쿨러가 포함된 FX 8370 프로세서 패키지를 통해 영상과 같은 저소음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 AMD 레이스 쿨러, 무엇이 다른가?
AMD 레이스 쿨러는 구형 쿨러 보다 확실히 크다. 과거 애슬론 X2 시절 제공했던 히트파이프 조합 번들 쿨러 보다 크고 지금도 FX
프로세서에 번들 쿨러로 제공되는 구형 쿨러 보다는 훨씬 더 크다.
히트싱크 크기가 커졌다는 것은 열을 발산시키는 면적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떤 팬을 조합하냐에 따라 소음을 줄이거나 쿨링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히트싱크만 커지고 쿨링팬을 바꾸지 않았다면 소음 개선 보다는 쿨링 성능 개선이 목적일 것이고 팬 크기까지 키웠다면 쿨링 성능과 소음까지
개선했다고 볼 수 있는데 AMD 레이스 쿨러는 후자다.
AMD 레이스 쿨러는 70mm 팬을 탑재한 구형 쿨러와 다르게 95mm 팬을 적용했다. 두께도 약 1.5배 정도 두껍고 팬의 회전날 형상도
곡면에 가깝게 변화됐다. 회전날 개수 자체에는 차이가 없지만 팬 크기나 날개 면적이 늘어났으니 풍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텐데 AMD는 34%
이상 풍량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회전수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크기나 형상을 보면 분명 고RPM 팬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히트싱크 소재는 기존과 다르지 않다. 구리 플레이트와 히트 파이프가 조합된 방식이며 히트 파이프 두께도 기존과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히트 파이프와 구리 플레이트의 접합 방식이 단순 솔더링에서 히트 파이프 형상에 맞춘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점인데 열전도 효율로 따진다면 레이스
쿨러가 채택한 방식이 더 우수하다.
히트싱크에 쿨링 팬까지 커진 레이스 쿨러는 무게도 늘어났다. 전자저울로 측정한 차이는 102g 였는데 구형 쿨러 자체도 그리 가벼운 제품이
아니라서 실제 느낌 차이는 크지 않았다.
어차피 메인보드에 고정되는 부품이니 지지대가 버티지 못할 정도만 아니라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레이스 쿨러 vs 구형 쿨러, 소음 차이는 얼마나?
레이스 쿨러의 실제 소음은 영상에 나오는 그대로다.
영상에 포함되지 않은 대기 상태와 프라임95를 15분간 연속으로 동작시킨 상태, 쿨링팬 속도를 최대로 높인 상태 모두 레이스 쿨러가 기존
쿨러 보다 조용했다.
이러한 차이는 쿨링 팬 회전수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구형 쿨러는 풀 부하 상황에서 분당 회전수를 최대 5300회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것과
달리 레이스 쿨러의 회전수는 최대 3000 초반이 전부였다.
쿨링 팬 크기가 커지고 회전날 면적도 넓어진 만큼 저회전 팬을 이용해 소음을 낮추겠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AMD가 제시한 영상에 나온 극명한 차이는 아니지만 FX 프로세서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 레이스 쿨러 vs 구형 쿨러, 온도 차이는 얼마나?
아쉽지만 레이스 쿨러의 쿨링 성능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부하가 전혀 없는 idle 상황만 따진다면 레이스 쿨러가 소음도 적고 온도도 낮지만 풀 부하 상황이 지속되면 레이스 쿨러는 구형 쿨러 보다
온도가 높다.
쿨링팬 속도를 최대로 높여 봤자 구형 쿨러와 레이스 쿨러의 온도 차이는 여전했고 FX 8370 프로세서의 기본 클럭도 그대로 유지하진
못했다. 클럭 문제는 구형 쿨러도 마찬가지지만 3.7Ghz에서 3.8Ghz 사이를 오가는 빈도를 따진다면 구형 쿨러 쪽이 3.8Ghz로 동작하는
코어가 많았으니 쿨링 성능 만큼은 레이스 쿨러를 칭찬하기 힘들 것 같다.
역시, 쿨링 성능 보다는 FX 프로세서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레이스 쿨러를 만들어 낸 이유가 아닌가 싶다.
■ AMD FX 프로세서, 레이스 쿨러로 생명 연장
AMD 레이스 쿨러의 소음은 확실히 구형 쿨러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5000 RPM 이상 치솟는 구형 쿨러의 굉음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에 충분했고 32nm SOI 공정의 단점을 커버하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CPU 온도만 따진다면 구형 쿨러 보다 나은 제품은 아니지만 구형 쿨러 만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소음을 희생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일부 오버클러커를 제외 한 대다수 소비자들은 약간의 CPU 온도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조용한 PC를 얻는 쪽을 선택할 텐데 차세대 FX
프로세서가 나오기 전까지 부족하지만 지금의 시장이라도 지키내야 하는 AMD에게 좋은 무기가 생긴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높은 발열과 그로 인한 소음 문제로 FX 프로세서를 외면하고 있었다면 레이스 쿨러와의 조합으로 조용한 PC 환경을 꾸며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