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들은 명기라 불리는 구형 앰프나 플레이어,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신 리시버나 네트워크 플레이어 처럼 다양한 소스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은 없지만 오디오의 본질 만큼은 그 어디 내놔도 부족할
것이 없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주기가 상당히 긴 편이다.
그런 이유로 리시버나 앰프, 스피커는 그대로 두고 편의 기능을 개선할 방법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은데 딱 그런 제품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오늘 소개할 제품이 바로, 구형 명기의 부족한 2%를 채워줄 구글 크롬캐스트 오디오다.
■ 아날로그에 무선의 자유를, 크롬캐스트 오디오 |
구형 명기의 부족한 2%는 무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Wi-Fi나 블루투스 같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활성화된 시기가 아니어서 모든 음악 재생은 선으로 연결된 기기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음악도 선으로 연결 했을 때만 들을 수 있었는데 크롬캐스트 오디오만 있으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Wi-Fi 네트워크를 이용한 무선 오디오 재생 장치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 파일이나 음원 사이트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음악 재생을 스마트폰 자체가 아닌 크롬캐스트 오디오에 연결된 스피커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블루투스나 Wi-Fi 스트리밍 기능이 없는 구형 오디오 기기를 무선 오디오 기능이 추가된 최신 AV리시버나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변신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유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구형 오디오 기기 사용자라면 충분히 투자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에 최적화 된 무선 오디오 재생 장치기도 하다.
대다수 무선 오디오 기기들이 사용하는 블루투스는 음원 그대로 전송하지 않고 재 압축 과정을 거치면서 음질이 떨어지고 샘플레이트도 CD 음원
수준인 48kHz를 넘기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초당 수백MB/s를 실현하는 802.11ac Wi-Fi 네트워크를 사용해 MQS 수준의 24bit/96kHz 음원을
원음 그대로 재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기 때문에 고음질을 추구하는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에게 최적의 음질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기기 내부에 탑재된 DAC 자체도 정규 스펙이 지원하는 한계 이상을 소화하는 AKM AK4430 192kHz 24bit 스테레오 DAC이라서
음질 만큼은 믿고 사용할 수 있으며 광출력(원형, 미니-토스링크)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자체 DAC을 거치지 않고 외부 리시버나 DAC에 원음
그대로를 전달해 재생할 수도 있다.
■ 크롬캐스트 오디오, 설치 쉽고 FDR 음질은 최상 |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크기가 꽤 작은 편이다. 아이들 주먹 크기 정도로 작고 조금 도톰한 두께로 만들어 졌다.
본체에는 오디오 출력을 위한 3.5파이 스테레오 출력 단자(광출력 겸용)와 전원 입력 단자가 전부라서 굳이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설치가 가능하다.
기본적인 설치가 끝나면 스마트폰에 크롬캐스트 앱을 설치한 후 크롬캐스트 오디오의 기본적인 설정만 해주면 모든 설치가 마무리 된다.
크롬캐스트 앱에서 기기 추가를 선택한 후 크롬캐스트 오디오를 등록하고 공유기 접속 설정을 마치면 된다.
음악 재생은 구글 뮤직 같은 크롬캐스트 지원 앱을 이용하면 되지만 지니, 벅스, 엠넷 같은 대표적인 음원 사이트 플레이어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PC에선 크롬 브라우저의 캐스트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원하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필자는 크롬캐스트 오디오를 리시버에 연결했다. 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모델이지만 크롬캐스트 오디오의 음질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AV 리시버와
풀 레인지 톨보이 스피커 조합을 선택했다.
음원은 지니 앱이 스트리밍해 주는 128Kbps MP3와 FLAC 무손실 원음을 사용했고 동일한 음악을 반복해 가며 음질 차이를 비교해
봤는데 확실히 일반 설정에선 128Kbps MP3와 FLAC 무손실 원음의 음질 차이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128Kbps MP3와 FLAC 무손실 원음 둘 다 밸런스가 부족한 가벼운 느낌일 뿐 풍성한 밸런스와 보컬의 날카로움은 느껴지지 못했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FLAC 쪽이 낫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FDR(Full Dynamic Range)을 활성화한 128Kbps
MP3와 비교될 수준은 아니었다.
필자의 느낌으론 FDR을 활성화 하지 않은 FLAC 무손실 원음 보다 FDR을 활성화 한 128Kbps MP3 음원에서 들려지는 소리가
훨씬 균형 잡힌 소리였고 보컬의 선명함도 훨씬 명확했다.
구글은 FDR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하이파이 오디오나 AV 리시버를 위한 기능으로만 소개하고 있는데 음원에 따른 느낌 차이로 판단해
보면 이 기능은 분명 24bit/96kHz 재생을 제어하는 기능일 가능성이 높다.
원대각 광출력 케이블만 있었다면 24bit/96kHz 출력 유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각대각 케이블만 있어 이를 확인하진
못했다.
참고로, FDR 기능을 활성화 하면 볼륨 레벨이 높아진다. AV 리시버에선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지만 구글의 설명대로 PC 스피커
사용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 NAS 사용자를 위한 크롬캐스트 오디오 활용법 |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기본적으로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앱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담겨진 로컬 음원을 재생하거나 음원 사이트가 서비스하는 스트리밍 재생에만 크롬캐스트 오디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앱에 따라
다른 활용도 가능하다.
필자가 추천하는 앱은 BubbleUPnP다.
BubbleUPnP는 UPnP/DLNA 기반의 네트워크 스토리지와 앱이 설치된 로컬 디바이스,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 음원 파일을 다양한 기기로 전송, 재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기본적으로 크롬캐스트로 캐스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로컬 디바이스 재생 뿐만 아니라 NAS나 PC, 다른 기기에 저장된 음원 파일을 크롬캐스트
오디오로 재생할 수 있게 된다.
NAS 사용자라면 꼭 BubbleUPnP를 사용해 보기 바란다.
■ 크롬캐스트 오디오, 무선 오디오를 위한 확실한 대안 |
오디오 시장은 편의성 만으로 선택 받을 수 없는 시장이다. 음질이라는 본질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편한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그 제품은
선택 받을 수 없다.
그런 이유에서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무선 오디오를 꿈꾸는 많은 유선 오디오 기기 사용자들에게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이다.
오디오에만 특화된 제품 답게 MQS 음원의 기본인 24bit/96kHz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고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풍성한 밸런스와 현악기의 선율 그리고 선명한 보컬을 느낄 수 있었던 제품이다.
가격도 5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서 큰 부담 없이 지를 수 있을 정도인데 가격까지 생각하면 가성비 면에서도 이만한 제품은 흔치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