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320d는 3시리즈의 중심 모델이자, 국내 판매되는 주력 모델
중 하나다.
지난 해 9월 부분 변경 모델로 국내 출시된 BMW 3시리즈는 세단형
라인업만 해도 320d가 4종(ED, 일반형, M 스포츠패키지, xDrive), 가솔린은 320i
럭셔리와 328i M 스포츠패키지 등 2종만 국내 판매되고 있다. 왜건형 모델인 3시리즈 투어링은
320d M 퍼포먼스 1종만 판매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디젤 라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중에 글쓴이가 시승한 3시리즈는 M 스포츠패키지가 적용된
BMW 320d 세단이다. 스포츠 전용 액세서리를 추가해 역동적으로 보이게 만든 모델이다.
운전자 입장에서 BMW 320d M 스포츠에선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 그래도 후륜 구동은 눈발에 쥐약 아닌가?

현재 판매 중인 BMW 320d는 xDrive만 빼면 모두 후륜 구동
모델이다. 함박눈 내리는 겨울이면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헛바퀴질하는 차들을 볼
수 있다. 전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다니며 반 이상 목격했던 게 후륜
구동 차량이었다.
BMW 320d도 예외는 아니다. 영락 없는 후륜 구동이라 솔직히
눈 내리는 겨울이면 밖으로 나가기 겁난다. 이를 대비해 겨울용 타이어로 신발을
바꿔신었다면 적어도 미끄러져서 못 올라간다거나 멈추지 못해서 나는 사고
정도는 피할 수 있다.
시승 차량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돼 주행 중 미끄러짐을 걱정할
문제는 없었다. 피렐리의 겨울용 고성능 타이어인 소토제로(Sottozero)가 장착됐다.
앞뒤 모두 225/45 R18 95V 규격이 적용됐다. 기본적인 제동 성능 부문에선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타이어다.

실제로 대구서 서울로 올라가는 장거리 주행 중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눈이 내려 고속도로 주행 중 미끄러지지 않을지 걱정했으나 별 문제
없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젖은 노면에선 주행 모드를 ESC 개입이 최소화된
스포츠 플러스까지 풀어도 운전자가 예상한 위치 내에서 가감속이 가능했고 뒤가
잘 미끄러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xDrive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는 있겠으나, 320d의 경우라면 앞뒤 무게
배분이 50 대 50으로 잘 잡혀서 기본적으로 주행 밸런스가 좋다. 계절 별로
운행 조건에 맞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부분 변경으로 바뀐 N47 → 'B47 엔진'

부분 변경된 BMW 3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엔진이다.
BMW 320d의 경우 동력 성능은 B47 엔진이 우위다. 형식상으론
같은 2.0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지만, 최신 버전인 B47은 190 마력의 최고
출력과 40.8 kg.m 토크(@1,750~2,500 rpm), N47은 184 마력과 38.7 kg.m 토크(@ 1,750~2,750
rpm)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로백 가속 성능도 7.4초에서 7.2초로 단축된 것으로 설명돼
있으나, 운전자 입장에선 당장 체감이 힘들 수 있다. 최대 토크가 발생되는 플랫
토크 밴드 영역은 N47보다 좁아졌다.
연료 효율성은 좋아졌을까? 국내선 일부 연비 평가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낙폭이 커졌다. 부분 변경된 BMW 320d는 16.6 km/l, 그 이전에 판매된 320d는
18.5 km/l로 기록돼 있다. 수치상 동력 성능은 약 3~5 %가 좋지만, 연비는 기존 모델
대비 약 10 % 떨어졌다.

모델 간 수치상 연비를 상대 비교하면 그렇지, 실제로 운행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느낄 운전자가 많을 것이다. 컴포트 주행 모드 기준으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306 km를 주행한 평균 연비가 22.8 km/l(주행 시간 4시간 34분,
평균 속도 : 68.7 km)였다. 도심 주행 연비도 비교적 준수하다.
■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도 최신

부분 변경한 3시리즈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신규 적용됐다.
원래 국내서 HUD 옵션 선택이 가능했던 BMW의 마지노선은 4시리즈였다.
이번 부분 변경으로 상품성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게 됐다.


iDrive 속 내비게이션 기능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돼 실시간
교통 정보(TPEG)가 연동되고, 교차로 회전 구간 진입 시엔 진행 경로에 따른 표지
정보도 기존보다 자세하게 전달되도록 바뀌었다. 이는 운전자 입장에서 분명 좋은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iDrive 컨트롤러도 포함됐다.
단, 일부 편의 사양이 제외된 BMW 320d ED는 HUD가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차량 구매 결정 시 이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왕이면 신형 7시리즈처럼 10.25 인치형 센터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능까지 확대 적용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이는 하위 모델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구성으로 보여진다. 해당 내용은 향후 발표될 3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에
기대를 거는 것이 좋겠다.

이 외에도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서 차량 뒤로 접근하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컴포트 액세스, 9개의 스피커(미드레인지 5개, 트위터 2개, 베이스
2개)가 적용된 하이파이 라우드 오디오 시스템, 풀LED 헤드 램프와 부분 변경된 테일
램프 시그니처 그래픽, 개선형 주차 보조 시스템 등 각종 사양이 추가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때론 스포티하게, 때론 경제적으로 타는 차


BMW 320d M 스포츠에서 차별화된 구성은 뭘까?
외장은 M 에어로다이나믹 패키지와 LED 안개등, 블랙 키드니
그릴, 18 인치형 M 알로이 휠, M 스포츠 서스펜션, 휀더 M 뱃지, 외장 컬러 일체형
사이드미러, 전용 블루 메탈릭 외장 클러, 내장은 M 프론트 사이드 도어 실, M 가죽
스티어링 휠, M 기어 노브, M 풋 레스트, 알루미늄 헥사고날 인테리어 트림, 앰비언트
라이트, 블루 포인트 스마트키가 적용된다.

M 스포츠 패키지로 주목할 특이 사양이 있다면 주행 모드 선택(BMW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시 스포츠 플러스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ESC(전자식 주행 안정성
컨트롤) 개입을 최소화해 일반형 320d보다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의도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다시 말하지만 320d는 어지간한 주행으론 후륜을 미끄러뜨리며 주행하기
어렵다.

평상 시 출퇴근을 겸한 주행이라면 에코 프로 모드를 이용해
연비를 지향한 경제 운전을 시도할 수 있다. 에코 프로 모드 활성화되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에서 운전 성향 분석 기능을 이용하면 주행 상황에 따른 가속 효율성과
예측 운전에 따른 감속 효율성을 별점으로 매겨 운전자가 행한 에코 운전을
상대 평가한다.
평소 급출발과 급감속을 자제한 여유 있는 운전을 지향하던 운전자라면
표시된 사진과 같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지속된 연비 주행이 따분하다고 느껴질
때면 가끔 교외로 나가 스포티한 주행을 다녀올 그런 차다.
■ 안전성은 개선 필요, 풀체인지 머지 않았다


BMW 320d M 스포츠를 포함해 3시리즈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충돌 안전성이다.
이번 부분 변경으로 기존 3시리즈에 없었던 각종 편의 사양이
반영된 점은 고맙지만, 기존 모델에서 지적됐던 일부 충돌 안전성 문제는 BMW 차원에서
보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美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협회)에서 실시한 자동차 안전도
평가를 보면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40 % 부분 정면 충돌과 측면 충돌, 루프 강성, 후방 충돌 시
헤드레스트 및 시트 안전성은 공통적으로 '우수(Good)하다'고 평가됐지만, 가장 중요한
충돌 안전성 평가 기준인 스몰 오버랩 부문은 '미흡(Marginal)' 수준으로 평가됐다.
어린이 카 시트 장착 편의성은 '미흡'에서 오히려 한 단계 더 내려간 '최악(Poor)'으로
나타났다.
일부 차량 제작사는 부분 변경 예정 모델에 스몰 오버랩 충돌
안전성을 개선하려 차체 구조를 보강헀지만, BMW는 IIHS가 지적한 안전 벨트의 장력
문제만 개선하고, 차체 구조는 추가로 보완하지 않았다.
향후 출시될 3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은 이런 안전성 문제가 완벽히
해결됐으면 한다.
■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BMW의 간판 모델

BMW 320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급 차량 가운데서 가장
인기가 좋다.
선호도가 높은 대표 모델 답게 주행 밸런스가 좋고, 동력 성능의
향상, 충분한 수준의 상품성 개선까지 이뤄졌다. 이런 부분은 차량 구매를 고려한
운전자 입장에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음이 분명하다. 기존과 비슷한 수위로 판매
가격을 정한 점도 그렇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BMW 320d의 판매 가격은 다음과 같다.
BMW 320d ED가 4,600만 원, 320d 런치 팩 4,870만 원, 320d 일반형
4,940만 원, 320d M 스포츠 5,390만 원, 320d xDrive 5,340만 원, 320d 투어링 M
퍼포먼스가 5,730만 원이다. 모두 올해 6월 말까지 한시 적용되는 개별 소비세 인하분
3.5 %를 반영한 가격이다.
본문에서 다룬 헤드업 디스플레이, 컴포트 액세스 등 일부 편의
사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현실주의 운전자라면 320d ED를, 기본 편의 사양에
만족한다면 320d 일반형, 외장과 내장의 스포티 룩 스타일을 원하는 운전자는 320d
M 스포츠, 4륜 구동을 선호하는 운전자는 320d xDrive를 고르면 된다.
같은 320d 라도 운전자가 무엇을 더 바라는가에 따라 선택지가
나뉜다. 이들 모델 중 글쓴이가 시승한 모델은 각종 스포츠 전용 액세서리가
반영된 320d M 스포츠다. 다른 320d 보다는 확실히 시각적인 미려함을 전하는 모델이면서
차별화된 구성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더 많기 떄문에 스타일이 중요한 운전자라면
이 모델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