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테슬라 모터스가 전기차 '모델3(Model 3)'를
공개하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모델3는 제원상 정지 상태서 60 mph(96 km/h)까지 6초 이내,
1회 충전에 최장 346 km를 주행할 수 있는 5인승 전기차다. 첨단 주행 지원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Auto-pilot)을 달고도 글로벌 최저 판매 가격은 3만 5천 달러(한화 약
4,013만 원)부터다.
판매 가격(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제외)만 보면 현재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엔 구매 가치가 가장 훌륭한 차라 볼 수는 있다. 이를 반증하듯, 테슬라
모터스의 CEO 엘런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델3가 지난 토요일(3일 간)까지
27만 6천 대가 사전 계약됐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3는 지금 당장 구매하기 좋은 차일까?
■ 제원상 성능, 기존 국내 시판
전기차보단 우위

▲ 테슬라 모터스가 공개한 모델3의 특징. 구체적 정보는 알
수 없다.
테슬라 모터스가 언급한 모델3의 주요 제원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346 km), 60 mph 가속 성능(6초 이내), 충돌 안전성(별 다섯 개 만점 수준)
등 일부 내용만 표시됐다.
현재 국내 출시돼 판매 중인 전기차와 비교하면 어떨까?
주행 가능 거리는 모델3가 압도적으로 멀다. 같은 미국 기준
주행 가능 거리만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BMW i3는 190 km.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180 km 내외, 기아차 쏘울EV가 150 km, 닛산 리프(24 kWh)가 135 km, 쉐보레 스파크EV가
132 km 수준이다.
60 mph 가속 성능도 모델3가 뛰어나다고 볼 수도 있다. BMW i3의
가속 성능이 6.8초, 쉐보레 스파크EV가 7.2초, 기아차 쏘울 EV은 제로백 가속 성능이
11초 내외다.

▲ 테슬라 모터스 CEO 엘런 머스크가 모델3에 관해 언급한
라인업 계획.
모델3의 일부 알려진 정보만 비교하면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보단
낫다고 판단할 순 있다. 이 외에도 모델3는 뒷바퀴 굴림을 기반하는데다 옵션으로
전륜에 전기 모터를 추가해 상시 4륜 구동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모델S가 스포츠카 내지 슈퍼카에 준하는 고성능 전기차로
자리매김해, 모델3가 이런 특징을 물려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언급한 몇
가지 정보만 비교하면 좋은 차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아직 모델3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다.
■ 충전 시스템, 국내 구축된
충전 인프라와 호환되나?


▲ 타입 1 완속 및 차데모 어댑터로 급속 충전 중인 테슬라
모터스 모델S
판매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라도 국내 설치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호환되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3는 호환성에 문제가 없을까?
적어도 이 부분은 안심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북미형 모델S 기준으로 완속 충전 시
우리나라 이마트와 관공서 주차장에 설치된 타입 1(J1772) 방식의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 충전 시엔 가장 많이 보급된 차데모(CHAdeMO) 방식에
대응해 차데모 어댑터를 별도 장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테슬라 모터스도 자사 차량 구매 시 옵션으로 설치 가능한 월
커넥터(Wall Connector)를 제공하고 있으나, 자가 주차장이 없는 운전자라면 충전기
설치 자체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및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운전자는 해당 지역의 세대주를 상대로 설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달 11일부터 전기차 급속 충전 시에도
kWh 당 313.1원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미국서 운영되는 급속 충전 시스템인 슈퍼차저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일본과 중국, 유럽 등지서도 상당 수 추진돼 왔으나, 국내는
아직 이와 같은 계획이 없는 상태다.
모델3도 슈퍼차저 방식의 급속 충전 시스템에 대응된 전기차로
표시돼 있다.
■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받을 수 있을까?

▲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구매 시 지원되는 보조금(참조)
모델3도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국내서 판매 중인 주요 제작사의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해 제주도 기준으로 최대 1,900만 원(정부 보조금 1,200만 원
+ 제주도 700만 원)을 지원 받고, 완속 충전기 설치비 4백만 원을 면제 받는다.
개별 소비세 2백만 원, 교육세 60만 원, 취득세 140만 원 감면,
지역 개발 공채 면제 등 각종 세금 혜택을 앞세워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고는 있지만,
소비자가 원한다고 해서 바로 구매 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역 별로 전기차 구매를 제한하는 공모 형태(선착순 혹은 추첨식)로
진행된다. 우리나라서 비교적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된 제주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은 광역시급이라도 전기차를 쉽게 구매할 수가 없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3도 친환경 전기차로 분류돼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지급 대상, 세금 혜택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모르겠으나, 아직 이 부분이 확실치
않다.
■ 당장 신뢰는 어렵다, 차량
인도는 2018년부터

▲ 테슬라 모터스 홈페이지 모델3 사전 계약 신청 페이지.
구체적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
테슬라 모터스가 발표한 전기차 모델3는 지금 사는 게 맞을까?
모델3의 사전 계약금은 한 대에 1,000 달러(한화 약 115만 원),
1인 당 최대 2대까지 구매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카드
번호, 주소, 우편번호를 온라인상으로 입력해 구매 확인 인증 메일을 전달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문제는 모델3를 지금 당장 구매 계약한다고 해서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년 말부터 모델3가 미국 현지 실 구매자들부터 우선
전달될 예정이라서, 국내는 빨라야 내후년 초에나 차량을 전달 받을 수 있다.
모델3 사전 계약으로 구매 신청은 했지만, 앞으로 2년 간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의미와 다름이 없다. 이 기간 동안 배터리 양산 공장의 증설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충전지 공급 가격 자체가 떨어져 차량 가격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모델3만큼 합리적 가격의 좋은 전기차가 다른 제작사에서 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수십 만대 규모에 이르는 양산 요청 분을 테슬라 모터스가
제때 소화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현재 5만 대 수준. 2020년이 되어야 50만 대로
확대될 수 있음). 어림 잡아 2017년 말부터 차량을 전달한다곤 언급했으나, 향후
사전 계약 규모에 따라 차량을 전달 받을 일정이 뒤로 미뤄질 수 있다.
당장 기본 공급 가격만 놓고 보면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3가 매력적일
순 있겠지만, 이걸 믿고 사전 계약에 동참할 수 있는가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만약 구매 목적이 확실한 전기차 운전자라면 2년의 기다림 자체에 의미를 두고
투자해도 그리 나쁘진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