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신형 말리부 2.0 터보엔 고급 휘발유를 넣어야 할까?
아니면 일반 무연 휘발유를 넣어도 상관 없을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선 이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형 말리부 2.0 터보의 경우 '일반 무연 휘발유로
주유해도 문제 없다'. 이는 쉐보레 신형 말리부 미디어 시승회 당시 엔지니어에 질문해
답변을 들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고급 무연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은 고속 주행
및 고 rpm을 운용하는 고성능 차량의 노킹을 줄여 엔진을 보호하고, 부품이 제 수명대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있다.

한국지엠이 온라인으로 배포한 올 뉴 말리부 차량 취급설명서엔
이렇게 기재된 내용을 볼 수 있다. "2.0 L4 엔진이 탑재된 차량의 경우
가능한 고급 무연 휘발유 사용을 추천합니다. 일반 무연 휘발유도 사용 가능하지만
가속 및 연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아주 드물게는 노킹 소음이 발생될
수 있다."로 표시된 내용을 볼 수 있다.
이를 언어적으로 살피면 '중의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가능한
고급 휘발유를 추천한다는 말은 가급적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라는 권고 수준으로
한 단계 격상된 의미상 해석이 가능해서다. 후미에 일반 우연 휘발유도 사용 가능하다고
언급은 돼 있으나 일반 무연 휘발유 사용 시 문제될 수 있는 점을 표시해 대체 어떤
휘발유를 쓰라는 건지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

미국서 판매되는 신형 말리부의 취급 설명서는 어떻게 정리돼
있을까?
269페이지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마찬가지로 중의적이다.
"2.0 L4 엔진이 탑재된 차량은 미국 옥탄가 기준 91 이상의 고급 무연
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 옥탄가 87 이상의 일반 무연 휘발유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가속성 및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며, 아주 드물게는 노킹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표시돼 있다."
참고로 북미와 브라질에서 쓰이는 옥탄가 측정 표기법 AKI(Anti-Knocking
Index)는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에서 쓰이는 RON(Research Octane Number)과 측정법이
다르고, 우리나라 옥탄가보다 수치가 낮다.
미국의 신형 말리부 2.0 터보에서 권장하는 옥탄가 87 AKI는
우리나라식 옥탄가로 표기한다면 92 RON, 91 AKI는 97 RON수준으로 단위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시중에 유통이 허용된 무연 휘발유의 옥탄가 기준은 법적으로 91 RON 이상(2013년도
시중 정유 4사 기준 옥탄가 기준은 91.5~92.5 RON), 고급 무연 휘발유는 94 RON 이상(실제
시중 유통되는 고급 무연 휘발유는 100 RON 수준)이다.

현지 제원표상에도 신형 말리부 2.0 터보 모델은 'Premium recommended
but not required(프리미엄 무연 휘발유를 추천하나, 요구 사항은 아님)'으로 표시돼
있다. 말리부 1.5 터보는 추천 연료 타입에 'regular unleaded(일반 무연 휘발유)'로
표기됐다.
반드시 고급 무연 휘발유만 주유할 차량이라면 취급 설명서상에
'premium unleaded gas must be used(반드시 고급 무연 휘발유를 사용해야 함)'라는
언어적 표현이 있었겠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서 시판 중인 쉐보레 신형 말리부엔 이와
같은 표현이 없다. 고급 무연 휘발유 사용을 권장하고 있을 뿐이지,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단, 운전자의 주행 패턴이 어떤가에 따라 연료 선택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 고급 무연 휘발유가 의무 사항으로 표시된 차량에 부득이하게
일반 무연 휘발유를 주유했다면 간혹 "엔진 회전 수가 절대 3,000 rpm을 넘지
않도록 하고 급가속을 해선 안 된다"며 예외 조항을 상세 기술해 이를 따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GM이 이를 인지하고 쉐보레 신형 말리부(기존 말리부 포함)에서
고급 무연 휘발유를 강제하지 않고 단순 권장 사항으로만 표시한 것인지는 잘 모른다.
적어도 일반 중형 세단을 운용하는 운전자라면 엔진 회전 수 3,000 rpm을 넘겨서
급가속하는 사례가 별로 없거나 거의 없다는 점을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GM만 그런 것은 아니다.



국내서 고급 무연 휘발유가 의무로 표시된 차량이라면 연료
주입구에 옥탄가 정보가 포함된 스티커가 부착돼 이를 안내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앞서 시승한 신형 말리부 2.0 터보 차량엔 그런 내용이 없었다. 강제 사항으로 규정된
내용이 아니라서 일반 무연 휘발유나 고급 무연 휘발유를 넣고 다니든 상관 없다는
의미다.
단, 글쓴이가 일부 내용으로 정리한 것처럼 신형 말리부로 주행
패턴 중 급가속의 비중이 큰 운전자라면 일반 무연 휘발유보다는 고급
무연 휘발유를 주유해서 다니는 것이 좋겠다.
부가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정보가 있다면 연료 첨가제에 관한
내용이다. 연료 인젝터와 흡기 밸브를 침전물 없이 청정한 동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당 부위의 세척이 필요한데, 쉐보레 신형 말리부의 경우 "주행 거리
매 1만 5천 km, 혹은 엔진 오일 교환 시 먼저 도래하는 시점에 연료 탱크에 연료
첨가제를 첨가하라"는 내용이 표시돼 있다.
쉐보레 신형 말리부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은 운전자라면
해당 내용을 필히 참조하길 바란다. 중형 세단의 일반적인 주행 패턴대로 운용한다면 고급
무연 휘발유든, 고급 무연 휘발유든 관계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고급 무연 휘발유를 넣고서 운용한다면
일반 무연 휘발유 대비 노킹 가능성은 현저히 낮고, 상대적으로 동력 성능이 좋다는
점, 엔진 내 연료 계통 부품이 안정적으로 동작될 수 있는 점은 보장될 수 있는
장점이라 하겠다. 차량 유지비에 별 신경 쓰지 않을 운전자들에게 해당될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