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18일), 캐딜락 CT6가 국내 정식으로 출시됐다.
캐딜락 CT6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 '엘도라도(Eldorado)'를
기반으로 제작된 플래그쉽 대형 세단이다. 2015년 3월 말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국내선 5월 말부터 사전 계약 및 TV CF를 개시해 '아메리칸
낙천주의'를 표방하며 이름 알리기도 했다.
글쓴이는 캐딜락 CT6에서 주목할 특징이 무엇인지 간략히 짚어봤다.
■ 벤츠 E클래스 가격에 S클래스를 가진다?

지엠코리아 캐딜락 총괄 장재준 사장은 캐딜락 CT6를 상품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급의 성능을
갖춘 CT6를 E클래스 가격에 제공하는 격"이라며, 타사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점을 강조했다.
캐딜락 CT6는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프리미엄이 7,880만
원, 플래티넘이 9,580만 원이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의
가격이 7,350~8,050만 원에 분포된 점을 고려하면, 전자인 CT6 프리미엄을 두고 한
말로 보여진다. 과연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캐딜락 홈페이지에서 배포 중인 브로셔를 찾아봤다. 기본적인
파워트레인과 외장 사양은 플래티넘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안전 사양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전후방 오토 브레이킹,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나이트 비전
등 네 가지를 뺀 나머지 품목이 동일했다.
편의 사양은 앞좌석 20-방향 전동 시트, 뒷 좌석 8-방향 전동
및 쿨링 기능, 풀스티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쿼드존 에어컨디셔닝, 12 인치형 풀 컬러 클러스트, 전 좌석 마사지, 이오나이저,
노이즈 컨트롤 엔진 사운드 증폭 기능, AUX 단자, 뒷 좌석 플립형 듀얼 디스플레이,
리모트 컨트롤, 무선 헤드폰 2세트, 보스 파나레이 34-스피커 오디오 시스템 등 운전자
및 탑승객 사용 빈도가 적은 일부 기능이 제외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상품성을 상대 비교하면 파워트레인
차이에 따른 성능 차는 분명하다.
캐딜락 CT6는 3.6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으로 340 마력(@ 6,800
rpm)에 39.4 kg.m 토크(@ 5,300 rpm), 메르세데스 벤츠 E300 포매틱(4MATIC)은 2.0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으로 245 마력(@ 5,500 rpm)과 37.7 kg.m 토크(@ 1,300~4,000
rpm)를 내도록 셋팅됐다.
단, 편의 사양 부문으로 HUD, 12.3 인치형 윈드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운전자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 플러스가 적용된 멀티 빔 LED 헤드램프,
액티브 멀티 컨투어 시트(마사지 시트-선택 사양), NTG 5.5 커맨드 온라인 순정 3D
내비게이션, 앰비언트 라이트,
안전 사양으로 파킹 파일럿(자동 주차 기능), 사각지대 어시스트(BSA),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보행자 및 차량 감지 긴급 제동 시스템), 선택 사양으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드라이브 파일럿 / 교차로 어시스트 및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 보행자 및 자전거, 차량 감지 자동 브레이크 기능 /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 프리 세이프 플러스 - 급제동 경보 및 충돌 사고 저감 기능) /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 측면 충돌 사고 경감 기능)가 준비된 점을 고려하면
상품성 차가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벤츠 E300 포매틱 대신 캐딜락 CT6 프리미엄을 선택할 경우 S클래스
규모의 큰 차체와 주행 성능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구매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편의 사양 및 안전 사양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특정 모델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 CT6 플래티넘을 선택하는 경우라면 몇 가지 차별화된 품목 덕에 E클래스 대비
상대적 우위의 상품성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 퍼스트 클래스를 위한 최신 편의 사양

캐딜락 CT6 플래티넘엔 탑승객을 위한 최신 편의 사양이 준비됐다.
가장 눈 여겨 볼 부분은 34-스피커 구성의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이다. 대시보드 양 단의 직경 10 cm의 스피커, 지름 2.5 cm의 A필러 듀얼 트위터,
직경 15 cm의 트리플채널 센터 스피커, 10 cm 프론트 스피커와 7 cm 우퍼 스피커,
5 cm 앞 좌석 투 페어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 장치 구성이 빼곡하다.
뒷 좌석 스피커 배치도 만만찮다. 직경 10 cm 리어 도어 스피커,
2.5 cm 듀얼 트위터, 5 cm 리어 센터 콘솔 스피커, 25.5 cm 크기의 선반부 Nd 우퍼,
6 cm 리어 필 스피커 등 다양한 크기의 스피커들이 장착됐다. 이들 스피커들과 Nd
우퍼는 CT6 트렁크에 장착된 보스 디지털 앰프로 제어된다.
보스 오디오 파일럿 시스템이 적용돼 운전석과 앞 좌석, 뒷 좌석,
센터포인트 등 탑승객 위치 별로 최적의 사운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해 차량 외부의 소음 유입 가능성을 줄였다. 풍부하면서
깊은 베이스, 정확하면서 청아한 사운드를 바랐던 탑승객이라면 매번 움직이는
콘서트장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캐딜락 CT6 플래티넘에서 재생되는 사운드를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스피커가 스무 개 남짓한 차량들보다는 훨씬 감미로운 소리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CT6 프리미엄은 이보다 대폭 축소된 10-스피커 구성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뒷 좌석 탑승객을 위한 편의 사양도 배제할 수 없다. 뒷 좌석
8-방향 조절 및 온냉 기능, 시트 쿠션 틸팅, 5가지 모드의 마사지 기능, USB
및 HDMI가 내장된 리어 암레스트, 듀얼 스크린 컨트롤 버튼, 10 인치형 HD 듀얼 모니터,
쿼드존 에어컨디셔닝, 리클라이닝 등 비행기 일등석 수준의 안락감과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 최첨단 안전 사양을 접목한 과감한 시도

캐딜락 CT6엔 기존 모델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안전 사양이
반영됐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리어 카메라 미러(Rear Camera Mirror)'다.
룸 미러 아래 버튼을 터치하면 운전자 시선 높이에 맞춰 후방 카메라로 실시간 촬영된 일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일반 룸 미러로 보는 것보다 시야가 세 배나 넓다. 큰
차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후방 영역을 쉽게 관찰할 수 있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CT6 플래티넘에 적용된 '나이트 비전(Night Vision)'도
주목할 만하다. 보통 나이트 비전은 HD 캠코더를 비롯해 열 탐지가 가능한 일부
영상 촬영 장비에서만 쓸 수 있다. 원래는 야간에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야생 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쓰이지만, 이것이 차량에 장착됐을 땐 위험 요소를
사전 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려 충돌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차량 주변의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Surround
Vision Camera)는 기본이다. 전장이 긴 대형 세단은 다른 타입의 차량들보다 사각지대가
넓은데, 라디에이터 그릴과 트렁크 리드, 사이드미러에 개별 장착된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로 360도 모든 상황을 터치 디스플레이로 관찰할 수 있어 차량을 주차시키거나
출차시킬 때 유용하다.
CT6 플래티넘의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Active Rear Streering)은
아우디 Q7의 4륜 조향 보조 시스템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저속 주행 중인 상태선
전륜 조향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후륜을 움직여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주행 시엔
같은 방향으로 뒷 바퀴를 조향시켜 보다 민첩하고 일체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CT6 프리미엄엔 일부 안전 사양이 제외돼 있기는 하나, 후방
교행 차량 및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전방 추돌 경보, 저속 자동 브레이킹(씨티
브레이킹), 앞 좌석 벨트 프리텐셔너, 차선 유지 및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안전
경고 햅틱 기능, 전방 차량 거리 표시 및 전방 보행자 감지 기능 등 필수라 할 만한
안전 사양은 모두 준비됐다.
■ 격조 높은 감성,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캐딜락 CT6는 한국지엠이 가격상 경쟁 모델로 거론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보다는 동력 성능이 좋고, 규모상 경쟁 모델인 S클래스보다는 합리적인
가격 대비 상품성을 제시한 모델이다.
단지 이것만으로 고객들은 캐딜락 CT6를 택할까?
예전엔 럭셔리 대형 세단을 선호하는 일부 운전자는 가격
대비 상품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겉으로 보여지는 브랜드 인지도 자체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가격에 출시된 대형 세단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래도 미국보단 독일 브랜드가
낫지 않은가라며 넘어가는 경우가 적잖았다.
지금은 어떤가? 브랜드 인지도가 좋다한들, 고객이 바라는 가격대가
맞지 않으면 프로모션으로 특정 모델의 판매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기도 한다. 믿을
수 있는 수준의 사후 처리가 보장된 브랜드라면 가격 대비 상품성을 비교해 더 나은
모델을 선택하는 합리적 구매 패턴이 발생되고 있다. 확실한 지향점이 제시된 브랜드라면
굳이 선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캐딜락 CT6는 단지 겉으로 보여지는 게 전부는 아닌 모델이다.
CT6 플래티넘 모델의 경우 프리미엄 세미 아날린 오푸스 가죽 시트와 우드 트림,
브론즈 컬러 탄소 섬유를 사용하였으며, 럼버 서포트 등 각 부위는 장인이 직접 재단하고
바느질해 독특하면서 듀얼 프리미엄 폼으로 제작해 안정된 착좌감을 유도한다. 보통의
다이아몬드 퀼팅 시트보다 편안하다.
운전자이자 탑승객으로서 요구되는 감성 품질을 일정 기준 이상
만족시킨 모델이라, 합리적인 가격대의 플래그쉽 대형 세단을 바랐던 소비자라면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낙천주의 운전자라면 캐딜락 CT6를
한 번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