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현대차 대구 서부 시승 센터를 찾았다.
제네시스 G80 3.3이 이곳서 시승 차량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곧장 시승 예약했다. 당시 30분 정도 시승한 모델은 3.3 프리미엄 럭셔리(5,510만
원) 트림에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250만 원), 뒷 좌석 컴포트 패키지(180만
원), 뒷 좌석 듀얼 모니터(250만 원)가 적용된 풀 옵션 가까운 차량이었다.
제네시스 G80은 기존 제네시스 DH와 비교해 무엇이 다르다고
짚을 수 있을까?
■ 전자식 기어 노브? 저중속 변속이 자연스러워져

제네시스 G80 실내서 가장 먼저 바뀐 것을 찾으라면 '전자식
기어 노브(SBW)'를 말할 수 있다.
부분 변경되기 이전의 제네시스 DH는 기존 현대차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던 부츠 타입 기어 노브를 고급스럽게 만든 정도로 볼 수 있다. 조작성엔 문제가
없었으나 일부 운전자는 미관상 이유로 에쿠스 순정 모델의 전자식 기어 노브로
바꿔 달기도 했다. BMW 8단 스텝트로닉 자동 변속기 모델의 전자식 기어 노브를 참조한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제네시스 G80은 플래그쉽 대형 세단으로 판매 중인 EQ900의 전자식
기어 노브를 가져와 반영했다. 기아차의 부츠 타입 기어 노브(팜레스트가 넓은 가로형
타입)를 차용하면서도 팜레스트 부위는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변속 동선은 최소화했다.
주차 위치로 두려면 기어 노브 중립 위치 설정과 관계 없이 'P' 버튼만 누르면 된다.
제네시스 EQ900과 비교해 다른 점이 있다면 기어 노브 위치다.
G80은 제네시스 DH처럼 기어 노브 앞 수납함을 경계로 센터페시아 조작부와
분명한 선을 긋고 있지만, EQ900은 센터페시아에 가깝게 전진 배치돼 있다. 변속
편의성만 놓고 보면 EQ900보다는 G80이 익숙한 패턴이라 더 편하다.
G80은 겉으로 기어 노브만 바뀌었을까?

20~30 km/h의 저중속 범위로 운행하면 잘 느낄 수 있었던 제네시스
DH의 부자연스런 변속이 G80에선 보완된 것처럼 느껴졌다. 8단 자동 변속기의 변속
프로그램을 일부 수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동력 전달 효율성이 개선돼 전보다
변속감이 부드럽고 응답성이 정교해졌다는 개선점이 표시돼 있었다. 평소 급하게
몰았던 운전자라면 이 범위 내에서 속도 유지를 하거나 느긋하게 몰아 보면
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제네시스 EQ900의 첨단 안전 사양을 담다


제네시스 G80엔 DH에 없던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이
새롭게 적용됐다(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행 패턴, 주행 시간에
따른 차선 유지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전자의 휴식을 권장하는 경고음과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이다. 볼보의 운전자 휴식 권장 기능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면,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중 방향 지시등 없이 차선을
넘거나 예상 제동 시점보다 브레이크 페달을 늦게 밟아 급제동 하는 경우, 커브 구간을
늦게 인지하고 운전대를 급하게 회전시키는 운전 등 여러 가지를 거론할 수
있다. EQ900과 G80은 이런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기록해 뒀다가 5단계 레벨(나쁨~좋음)로
운전자의 주의 운전 상태를 표시한다.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에 포함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 보행자와
차량을 감지해 멈추는 긴급 제동 시스템(AEB)은 부분 변경되기 직전의 2016년형
제네시스 DH에 포함돼 있던 것을 EQ900 수준으로 보완하거나 재구성했다고 인지하면
되겠다.
나머지 첨단 안전 사양은 DH와 동일하다.
■ 오직 애플 카플레이만? 안드로이드 오토 있는데?


제네시스 G80의 인포테인먼트 부문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런 것도
찾아볼 수 있다.
메인화면에서 기기 연결을 누르면 "애플 기기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USB 케이블로 연결한 후에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라는 메시지가 출력된다.
이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쓰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고려한 시스템
셋팅으로 볼 수 있다.

기기 연결 설정 화면으로 접근하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 유무를 체크하는 팝업 메뉴가 뜬다. 애플 카플레이는 G80의 기본형 모델인
3.3 럭셔리부터 포함된 것이라 이상할 게 없는데, 안드로이드 오토가 함께 포함된 점은
의외다. 이는 차후 안드로이드 오토의 국내 정식 서비스 개시 대비해 준비한 것으로
보여진다.
얼마 전 국내 출시된 2017년형 기아차 K5도 그랬다. 가격표상에
명시된 애플 카플레이(스마트 내비게이션 패키지로 적용) 말고도 안드로이드
오토 대응 앱이 사전 설치된 점을 직접 확인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이 요청한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허용하지 않고 있어 국내 정식 서비스가 허가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이와 관련한 법의 개정으로 해당 조치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영향으로 구글이 바라는 지도 데이터 공유에 관한 입장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선 국내서 애플 카플레이만 공식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제네시스 EQ900은 애플 카플레이 대응 이전에 출시된 모델이라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추후 상품성 개선 모델로 연식 변경된다면 해당 기능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크레스트 그릴은 공통, 풀LED 헤드 램프는 3.8부터

제네시스 G80에서 반드시 살필 변화는 '어댑티브 풀LED 헤드램프(AFLS)'가
신규 적용된 점이다.
어댑티브 풀LED 헤드램프는 운전자의 주행 상황(운전대 회전량,
주행 속도 변화량, 기울기 변화량)에 따라 LED 헤드램프의 조사 방향을 실시간으로
바꿔서 야간에도 충분한 운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편의 사양이다. 제네시스
EQ900에 처음으로 적용됐고, 기존 제네시스 DH(G380 프레스티지)는 듀얼 HID 헤드램프로
구성돼 있었다.
시승 차량으로 운행한 제네시스 G80 3.3 프리미엄 럭셔리엔 아쉽게도
어댑티브 풀LED 헤드램프가 적용되지 않았다. G380 프레스티지의 듀얼 HID 헤드램프도
아니다. 기존 제네시스 G330과 동일하게 디자인된 싱글 타입 HID 헤드램프(SBL, 코너링
램프)에 벌브 타입 방향 지시등이 일체형으로 구성된 헤드램프를 그대로 쓴다.
제네시스 G80의 어댑티브 풀LED 헤드램프(턴 시그널 방향지시등
포함)는 3.8 프레스티지 이상 선택했을 때만 포함된다. 풀LED 리어 콤비 램프 역시
마찬가지다. G80 3.3 프리미엄 럭셔리를 택할 고객을 위해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것 말고도 G80 3.3 모델은 전자제어 서스펜션, 고스트 도어
클로징(도어가 닫힘 상태를 전동식으로 보정하는 기능), 클러스터 이오나이저(유해
세균 억제 기능),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 조차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 3.8 프레스티지는 해당 품목이
기본화됐다.


제네시스 DH 측면의 날카로운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은
G80에서 곡면으로 보완한 반광 타입 크레스트 그릴로 처리해 이를 보완했다.
LED 주간 전조등(DRL) 주변의 크롬 몰딩 디자인을 변경해 밋밋해 보였던 외장 스타일을
개선했다.
■ 제네시스 G80, 무엇을 어떻게 살 텐가?

제네시스 G80을 구매 결정할 소비자라면 오너 드리븐 위주인지,
쇼퍼 드리븐 위주인지 용도부터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80 차량 소유자가 직접 운전할 비중이 높다면(오너 드리븐 타입)
3.3, 뒷 좌석에 누군가 태울 일이 많거나 소유자의 운전 비중이 적다면(쇼퍼 드리븐
타입) 3.8로 넘어가는 것이 낫다. 제원상 동력 성능 자체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고, 예민한 운전자만이 느끼는 감성 품질은 약간의 만족을 찾을 수 있을 수준이다.
G80 3.3 모델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길 바란다면 럭셔리(4,810만
원)에 헤드업 디스플레이(120만 원)을 적용하는 것으로 족하다.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250만 원)를 럭셔리부터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운전에 자신
있는 운전자에게 꼭 필요한 옵션은 아니다.
G80 3.8 모델은 프레스티지(6,170만 원)에 뒷 좌석 컴포트 패키지(180만
원, 뒷 좌석 전동 시트, 뒷 좌석 냉난방 통풍 시트)정도가 괜찮아 보인다. 실내 고급감을
바란다면 추가적으로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200만 원, 리얼우드 내장재, 프라임
나파 가죽 시트, 암레스트 천연 가죽 및 콘솔 스티치 장식) 정도만 택하는 것이 낫다.
장거리 출장, 험로 주행 빈도가 높은 운전자라면 3.8에 에이치트랙(H-TRAC)
전자식 상시 4륜 구동 시스템(250만 원),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패키지(250만 원)을
넣는 편이 주행 안전에 도움 되겠으나, 꼭 필요한 옵션이 아니라 판단되면 굳이 선택할
필요는 없다.
제네시스 G80 시승을 원한다면 제네시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가까운 현대차 시승 센테를 거쳐 시승 체험할 수 있으니, 구매 결정하기
이전에 반드시 타 보고서 판단하길 바란다.
일부분에서는 그랜져 HG 실내보다 좁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어노브가 있는 가운데 암레스트 부분이 상당히 넓게 자리해서 그런 느낌을 있고, 후륜 구동인 이상 프로펠러 샤프트 공간확보 이유기도 하겠죠.
G80에서는 얼마나 변화가 생겼을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주행성능 변화도 궁금하군요.
가능하면 4륜 구동은 필수 선택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