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만에 만났다. 지난 5월 아우디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신형
'아우디 A4'다.
출시 당시 행사용 모델과 동일한 A4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이
시승 차량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A4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은 아우디가 고성능 모델로
개발한 신형 2.0 TFSI 가솔린 엔진, 습식 DCT 기반의 7단 S트로닉 자동 변속기,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콰르토가 적용된 모델을 의미한다.
글쓴이는 지난 주말 아우디 신형 A4를 시승하며 경험한 내용과
알아두면 좋은 팁을 아래와 같이 추려 정리했다.
■ 장거리에 빛난다, 2.0 가솔린 터보의 연비는 '16~17
km/l'


아우디 신형 A4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장거리 운전에서 빛을
발하는 연비다.
지난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에서 경북 경산까지 꼬박
5시간을 쉬지 않고 300 km를 운행한 트립상 하행 평균 연비는 16.2 km/l, 월요일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서 청담동까지 290 여km를 3시간 반 달린 상행 평균 연비는
16.8 km/l로 표시됐다. 현행 기준 연비로 표시된 고속도로 연비 13.9 km/l보다 16.5~20.8
% 더 나왔다.
하행 때는 마포대교로 난 강변북로를 따라 청담대교를 건너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모란역을 경유해 3번 국도를 거쳐 영동선 이천IC로 진입, 중부 내륙선
여주JC와 경부선 김천JC, 서대구IC로 진출해 신천대교를 거쳐 경북 경산에 도착했다.
출발 당시 러시아워로 서울 마포에서 성남 모란역까지 1시간 반 이상 걸렸다.
상항 때는 아우디 순정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경산
인근의 대구부산선 수성IC로 진입해 경부선 동대구JC, 중부 내륙선 김천JC, 영동선
여주JC, 중부선 이천JC, 서울외곽순환선 하남JC, 서하남IC 진출해 시내 주행을 하다
강변북로 올림픽대교, 영동대교로 진출하는 코스로 이동했다.
오토 에어컨은 섭씨 23도로 맞춰 가동되도록 설정했다. 이와
비슷한 코스로 운행했던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는 고속도로 위주의 장거리 주행
시 15 km/l, 르노삼성의 SM6 1.6 TCe는 16 km/l 수준의 연비 분포를 보인바 있다.
브랜드 가치와 구동 특성을 고려한 동급 차량이 아니라서
절대 비교 대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시승한 A4의 공차 중량이 1,643 kg으로 나머지
두 모델(1,420~1,470 kg)보다 200 kg 가까이 무거운데도 이만한 연비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칭찬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 오토 스탑 스타트 반응, 순간 진동 소음 유입은 개선 필요


아우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모드 중 '효율(Efficiency) 모드'로
주행하다 정차하면 오토 스탑이 작동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신형 A4에 적용된 오토 스탑 작동 패턴은 완전 정차 시 바로
작동됐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발에서 떼는 즉시 시동이 걸리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정차 시 자동으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오토
홀드(Auto hold) 기능은 오토 스탑 작동 유무에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폭스바겐의 골프와 같은 일부 차종은 오토 스탑과 오토 홀드가
둘 다 켜져 있으면, 오토 홀드로 정차 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발에서 떼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데, 아우디 신형 A4는 오토 홀드로 브레이크가 잠긴 상태라도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오토 스탑이 풀려 시동이 걸린다.
운전자는 이 특성을 인지해야 하곘다. 둘 중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글쓴이 경험상 오토 홀드 기능이 내장된 차량이라면
가속 페달을 밟아 시동을 걸리게 하는 전자의 방식, 오토 스탑만 있는 차량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을 떼는 즉시 시동이 걸리는 후자의 방식이 좋다고 본다.
신형 A4에서 경험한 오토 스탑의 지속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최근 시승한 말리부 1.5 터보처럼 외부 기온이 섭씨 30도 중반을 오르내리면서 오토
에어컨이 가둥되는 상황이라면 40~50초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오토 설정을 풀고 바람
세기를 최소 단계로 설정해야 1분 이상을 버틴다.
에어컨 작동에 사용되는 모터를 블로우 타입에서 브러시리스(Brushless)
방식으로 교체해 실내 정숙성을 개선했다는데, 실제로 지하주차장에서 가동해 보니
바람으로 인한 실내 소음은 체감상 줄었을지라도 모터 작동음은 오히려 잘 들렸다.
고속 주행 시 실내 유입되는 진동 소음을 잡았더니, 풍절음이 들리더라 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오토 스탑이 해제되면서 시동이 켜지는 순간은 다소 불만족스럽다.
발을 덴 브레이크 페달 부위가 부르르 떨기도 하고, 운전대로 순간 진동이 전달되기도
했다. 말리부 1.5 터보의 오토 스탑처럼 부드럽게 꺼졌다 단시간에 켜지면 계속 켜
두기라도 할 텐데, 신형 A4의 오토 스탑은 이 부문의 감성 품질 대응이 부족했다.
보완점을 찾았으면 한다.
■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조향 안정감, 제동과 가속 성능은?

A4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엔 다섯 가지의 주행 모드가 준비됐다.
효율(Efficiency) 모드는 일반 주행 때보다 기어 변속 시점을
조금 앞당겨서 변속한다. 다른 차종의 에코 모드처럼 체감상 더 많은 양의 가속 페달 답력을
요구하고 운전대 조향 감도가 다소 가벼워지는 것은 같은데, 파워트레인 셋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대신 창문을 열고 달리면 창문을 닫아야 연비가
좋아진다는 메시지를 띄운다.
승차감(Comfort) 모드는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서스펜션 셋팅이
달라진 점을 경험할 수 있다. 40 km/h의 속도로 넘을 때 효율 모드는 급하게
넘어가는 노면 충격을 크게 상쇄하진 못했다. 30 km/h로 줄여야 예민한 반응
없이 부드럽게 넘긴다. 승차감 모드로 설정 후 40 km/h로 주행하면 효율 모드에 30
km/h로 넘겼던 상황과 비슷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자동(Auto) 모드는 주행 상황과 노면 반응에 따라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등의 특성을 바꾼다. 운전자가 급가속을 유도하거나 고속 선회를 유도하면
다이내믹 모드에 가깝게, 표면이 고르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는 승차감 모드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덜 밟을 땐 효율 모드 차원에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억제한다.
다이내믹(Dynamic) 모드는 체감상 운전대 조향 감도가 무거워지면서
반응 지연은 짧게, 요구하는 가속 페달 답력도 작아진다. 허용되는 엔진 회전 수가
많아지고 킥 다운 시 변속 반응도 신속해져서 달리기는 좋아지는데 반해, 배기음은
그리 좋지 못하다. 개별 설정(Indivisual) 모드는 엔진과 변속기 반응, 운전대 조향
감도를 따로 설정하는 것만 나와 있다. 운전자가 넘겨 받는 권한이 적다.


다이내믹 모드 설정을 기준으로 기본적인 운동 성능은 불만이
없다. 정지 상태서 급가속을 유도하면 간헐적으로 동작하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과 아우디 프리센스(Pre-Sense)의
영향인지, 혹은 연료 문제인지 초반 가속이 생각보다 더뎠다. 이 모델의 제원상
가속 성능이 5.8초라는데 몇 번을 해도 7초 안팎으로 나왔다.
힐 클라임 중 커브 공략을 시도하며 가속 페달을
내려 밟으면 후륜이 살짝 휘청이는 듯하다 운전자의 의도한 방향대로 곧장 잡힌다.
운전자의 예상 시점보다 조향 반응이 빨라서 아무런 적응 없이
돌다간 차선을 넘기는 일이 많아진다. 자동 모드에서 차량에 충분히 적응한 뒤에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해 달려보는 것이 낫다.
다운 힐 상황은 운전자의 예상 시점과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나, 후륜이 다소 늦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의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에 익숙했던 운전자라면 주행 이질감을 경험할 수도 있겠다.
대신 제동력은 확실하니 차량에 충분히 적응했다면 가속 페달을 과감하게 밟아보길
바란다.
■ 최소 옥탄가는 95 RON, 고급 휘발유 넣어야 할까?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을 타면서 찜찜하게 생각했던 점은 연료
타입이다.
주유 캡을 열어 보니 일반 무연 휘발유를 넣어도 된다는 표식의
노란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차량 제작사 측이 최소 요구하는 옥탄가는 95 RON으로
표시돼 있었다. 일반 무연 휘발유를 주유해야 한다는 제작사의 유럽식 표현을 보고서
그대로 붙인 것 같은데, 글쓴이가 보기엔 이건 아니다 싶다.
한국에서 취급하는 일반 무연 휘발유는 평균 옥탄가 범위가 91~94
RON 수준인데, 이런 무연 휘발유를 주유했다면 요구되는 옥탄가 수준을 못 맞춰
실 출력과 토크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주행 도중 노킹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관련해 정리된 PDF 매뉴얼을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이 모델을 스포츠 세단으로 활용할 계획인 운전자라면 한국선
가급적 일반 무연 휘발유보다는 고급 휘발유를 주유할 것을 권한다. 일반 무연 휘발유를
주유해도 좋다는 것은 유럽 기준의 표현이지, 한국 기준의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
제원상 5.8초의 가속 성능이 잘 나오지 않았던 것도 어쩌면 이것 때문일 수도 있다.

분명 A4 45 TFSI 콰트로에 탑재된 신형 2.0 TFSI 가솔린 엔진은
252 마력(@ 5,000~6,000 rpm)의 최고 출력과 38 kg.m(@ 1,600~4,500 rpm)의 최대
토크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막상 경험한 출력과 토크감은 그렇지 못했다.
■ 나는 어디로 가는가? 업데이트 절실한 내비게이션

2세대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를 이용하다 아쉽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다.
약 1년 전 부분 개통된 3번 국도를 경유해 내비게이션 경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는데, 아우디 순정 내비게이션엔 최신 버전의 맵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은 모양인지 일부 도로가 표시되지 않았다. 경로를 이탈해서 재탐색한다는
메시지가 몇 번 나오더니 인접 도로를 벗어나자 한동안 경로 안내가 되지 않기도
했다.
답답했다. 볼보 신형 XC90에 탑재된 센서스 내비게이션도
다루기 쉽지 않은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인데, 부분 개통된 도로만큼은 분명히
표시됐다, 순정 내비게이션 아닌 지니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량을 시승할 때도 부분
개통된 도로가 나왔다. 이건 최신 버전으로 갱신된 맵 데이터가 반영된다면 보완될
문제로 보여진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TPEG(교통정보)을 반영한 경로 안내
역시 시원찮았다.
원래는 차량을 반납하러 중부선 동서울 톨게이트를 지나 강일IC에서
진출해 올림픽대로를 경유하는 경로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아우디 순정 내비게이션은
하남JC에서 진출해 서울외곽순환선으로 갈아타 서하남IC로 빠져서 시내 주행을 유도하더니
올림픽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경유해 영동대교 북단으로 되돌아가라고 안내했다.
영동대교 북단으로 빠져나갈 길이라면 차라리 올림픽대로
올림픽대교 분기점에서 진출해 강변북로를 경유하라고 안내하는 것이 효율적일
텐데, 왜 이렇게 안내된 것인지 의문이다. 맵 데이터와 교통 정보 반영 후 경로 안내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디자인은 미려해진 럭셔리 중형 세단, 아직은 미완성

아우디 신형 A4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의 디자인 완성도는 전보다
수준이 더 높아졌다.
시그니처 그래픽을 반영한 턴 시그널 테일 램프, 도드라진 싱글
프레임 그릴, 풀 LED 헤드램프, 보통의 중형 세단보다 고급스런 전자식 기어 노브,
운전대 감촉과 센터페시아 및 대시보드 구성 등 디자인적으로 흠 잡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유선형 디자인을 선호했던 운전자라면 전보다 오히려 못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파워트레인 중 변속기 셋팅은 맘에 든다. 아우디 중 다른 모델은
효율 모드로 타력 주행 시 기어가 중립 위치로 빠져 대기해 있다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기어가 들어가는 셋팅 때문에 효율 모드를 이용을 꺼렸지만, 시승한 신형 A4는
그렇지 않았다.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변속 패턴도 전보다 자연스럽다.
아쉬운 점이라면 제원상 표기된 성능을 느끼기 어려웠던 엔진이다.
장거리 주행 시 발휘되는 높은 연비는 잘 알겠지만, 때때로 급가속을 유도하는 상황이
되면 저속 구간에서 굼뜨다 차를 밀어낸다. 콰트로가 적용된 4륜 구동 모델이라서
이런 부분에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했다.
아우디 순정 내비게이션도 보완이 필요하다. 맵 데이터 최신화,
교통 정보를 반영한 경로 탐색 방식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단축 패드를 이용한
메모리 기능은 효율적 으로 쓰일 수 있을지라도, 1년 전 정보를 아직도 반영하지
않은 점은 이해되지 않는다.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시켜서 당장은 맵 데이터만이라도
최신 상태를 유지했으면 한다.
글쓴이가 시승한 A4 45 TFSI 콰트로 S트로닉은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포함된 프리미엄 트림으로 5,5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콰트로가 빠진 동급 전륜
구동 모델(프리미엄 : 5,290만 원)로 추천하고 싶은데, 가격 차가 애매해서 권하지는
못하겠다.
스포츠 세단으로 운용할 요량이라면 조금 더 욕심내서 45 TFSI
콰트로 스포츠(5,990만 원)를 노려보는 것이 좋겠다. 콰트로가 빠진 기본 트림은
후방 카메라와 ECM 룸미러 조차 없는 모델이어서 권하고 싶지는 않다. 가능하다면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혹은 스포츠를 고르는 것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