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렇다할 여가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 속에 PC방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직장인, 학생, 온 가족의 휴식 장소로 자리잡은 것은 더 이상 이상한 일은 아니다.
기자가 처음 PC방을 찾았던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담배 연기 자욱하고 어두운 지하실에
위치한 청소년 탈선의 장으로 인식되었지만, 최근 PC방은 넒고 화사한 분위기에 편안한 의자, 스마트폰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USB 케이블 제공, 귀찮게 카운터를 찾아가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부르지 않고 바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간식과 간단한
조리 식품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
게다가 탈선의 현장이라는 인식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흡연 문제는 별도 흡연실을 만들어
해결하고, 계정 해킹 걱정을 덜어주는 노하드 시스템, 결정적으로 바로 옆자리의 동료 혹은 친구와 함께 바로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게다가 각종 게임사들이 PC방과 연계한 이벤트를 수시로 열다보니 자신의 개인 PC가
하이엔드 사양을 자랑할지라도 남보다 앞서고자 하는 게이머드들의 발길을 PC방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뉴스에서 접했듯 PC방 업종은 이미 레드오션이고, 때문에 단순히 편안하고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계식 키보드, 다중/ 커브드 모니터, 게이밍 마오스/ 헤드셋 등 스펙 외 주변
기기로 타 업소와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게이머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역시 PC 스펙으로 그 중에에서도 그래픽 카드를
첫째로 들 수 있지만, 아무리 그래픽 카드가 좋아도 일단 게이머들이 개인 PC에서 가장 먼저 업그레이드 하는 품목이기도
하고, 게임하면 그래픽 카드라는 인식 때문에 이같은 업그레이드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때문에 요즘 PC방의 스펙 경쟁은 그래픽 카드에 이어 다른 분야로 이어지고 있는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 대상은 바로 CPU, 그중에서 코어 i7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전체 좌석의 20% ~ 30%
까지 달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최근 PC방에서는 왜 코어 i7 CPU에 눈을 돌리고 있을까?
■ 레드오션 PC방이 코어 i7을 찾는 이유, 코어 i5는 흔하다
PC방이 본격 활성화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 시스템 사양도 상황 평준화 되어
있다. 게임트릭스 발표 기준 PC방 시스템의 대세는 코어 i5 쿼드 코어 CPU와 Full HD 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크게 해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GTX 960, 8GB 메모리가 차지하고 있다.
보면 알겠지만 전체 PC방 사양 중 5위까지인 코어 i5 계열 CPU가 85%를 넘는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너무 흔한 제품이 되어버렸다. 특히 샌디브릿지 코어 i5 2500의 점유율이 30% 이상으로
압도적이라 어쩔 수 없이 오래된 제품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안고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PC방 시장에서 고객인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남들과
다른 차별화 요소로 인텔 코어 i7 CPU를 찾고 있는데, 최신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인 코드네임 스카이레이크는
14nm 공정으로 전 세대 하스웰 대비 TDP를 대폭 절감해 소비전력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최신 하이엔드 모델인
만큼 성능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게이머들이 PC방을 찾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인 게임사의 프로모션 적용 온라인
게임들은 그래픽 카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CPU의 성능이 중요하고, 체감 게임 성능을 좌우하는 최소 프레임 유지율도
코어 i7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감안해보자.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PC방은 더 이상 자신의 시스템 사양이 낮아서 찾는 곳이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와 PC방 전용 이벤트 등의 서비스를 위해 찾는 곳이기에 높은 가격 때문에 개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일종의
로망인 스카이레이크 코어 i7 CPU 사양이라는 것만으로도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 스카이레이크 코어 i7, 트리플 A급 타이틀 게이머에 어필
사실, 많아야 쿼드 코어 활용에 머물고 있는 국내 개발 게임들을 감안하면 PC 방
입장에서 코어 i7 까지 신경 쓰기에는 개인처럼 살짝 부담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스팀과 유플레이, 오리진등 최신 게임
플랫폼이 클라우드 세이브 기능과 게임 파일 백업/ 복원을 지원하면서 PC방도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이들 패키지 게임 사전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물론 PC방은 라이센스 문제로 단순히 해당 게임을 미리 설치해놓는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므로 게이머가 해당 게임을 개인적으로 보유해야 하며, 이들 최신 트리플 A급 게임들의 권장 사양이 코어
i5에서 코어 i7으로 훌쩍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코어 i7급 CPU 시스템이 요구된다.
트리플 A급 타이틀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개인적으로 최소 요구 사양 이상의 PC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보통은 이를 위해 최신 하드웨어 동향과 관련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PC방 입장에서는
소위 입소문을 탈 기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껏 최신 트리플 A급 타이틀 사전 설치 서비스가 지원된다고 하여 어려운 발걸음을
했더니 그저 그런 평범한 사양이라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사전 설치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최신 트리플 A급 타이틀인 배틀필드 1의 권장 사양인 코어
i7 CPU와 GTX 1060급의 최신 사양을 내세울 있다면 평범한 PC방과 확실한 경쟁 요소가 될테고, 배틀필드 1이나
오버워치, 타이탄 폴 2, 디비전, GTA 5 등의 최신 트리플 A 패키지 게임들을 보면 상당수가 반쯤 온라인 게임화되고
있어 많지는 않아도 PC방에서도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PC방 입장에서 코어 i7 도입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 PC방의 스카이레이크 코어 i7 도입 비용, 얼마나 부담될까?
브랜드의 상징성, 성능을 감안하면 PC방에서도 코어 i7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채택율이 높은 코어 i5 제품에 비해 높은 비용.
때문에 코어 i7 CPU를 도입한 PC방 역시 전좌석에 세팅된 사례는 드물고 일명 핫
플레이스에서도 일부 좌석을 '프리미엄'화 해 운영 중으로, 앞서 이야기했듯 코어 i7 시스템 도입율은 전체 시스템 대비 약
20% ~ 3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차피 동일한 시스템에서 CPU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픽 카드도 한 단계 높이는
정도이기 때문에 규모에 맞춰 도입 대수를 적절히 조정한다면 크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여해 주변 상권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과 달리 PC방은 타 업소와의 경쟁이나 신제품 출시 및 킬러 타이틀 등장과 같은
다양한 여건에 맞춰 업그레이드 하기에 개인보다 주기가 짧아 도입 비용 외에 중고 처분 가격을 무시할 수 없지만, 프리미엄
모델이라는 특성 덕인지 더 많이 중고가 풀리는 하위모델보다 가격 인하폭도 작은 편이다.
■ 스카이레이크 코어 i7으로 PC방 차별화, 앞으로는 VR?
PC방이 초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아직까지 업소간 치열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등장 초기만해도 흔히 볼 수 있던 시간당 2천원하던
비용이 500원, 300원까지 내려가는 기현상을 들 수 있다.
결국, 스카이레이크 코어 i7이나 기계식 키보드 도입 같은 하드웨어면에서의 차별화는
물론이고, 특정 게임단과 협약해 훈련 장소로 업소의 일부 구간을 제공하거나, 전국/ 지역 단위의 게임 대회를 유치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으며, 일부에서는 브로드웰-E(HEDT) 코어 i7 CPU를 탑재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핵심인 PC 스펙 차별화가 더 이상 어렵게 될 경우 PC방은 앞으로 어떤 방식의
차별화를 시도할까?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기자는 VR이 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최신 그래픽
카드는 모두 VR을 위해 시스템 요구사양 최소화와 현장감 극대화를 위한 기술이 들어갔고, 여기에 CPU의 성능까지
상향된다면 PC 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VR 연동은 어쩌면 자연스런 수순일 것이다.
개인이 쓰기에는 아직까지 VR 디바이스의 높은 비용과 공간 문제가 있어 쉽게 접할 수
없지만, PC방과 같이 기본 시스템 사양이 높고 스카이레이크 코어 i7과 지포스 GTX 1070 류의 하이엔드 시스템 도입
및 공간 마련이 쉬운 환경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업주 입장에서는 VR 시스템 도입에 필요한 비용과 공간, 해당 공간에 추가로
들여놓을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의 수익과 비용을 저울질해야겠지만, 차츰 시스템과 서비스가 상향평준화 되어가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남들과 다른 시도가 필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