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나 바이크, 자전거 마니아의 튜닝은 퍼포펀스, 즉 성능 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외적인 변화로 개인별 취향을
담아 내거나 성능과 함께 디자인 적인 요소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 모두를 튜닝이라 말한다.
PC에서도 오래 전부터 튜닝이란 말이 존재해 왔다.
오버클럭을 통해 CPU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 올리거나 더 높은 쿨링 성능을 위해 커스텀 수냉 킷을 제작 하는 등 PC
나름대로 오랜 튜닝 역사가 있다.
그러나 PC에서 튜닝은 다른 분야 만큼 대중화 되지 못했다. 튜닝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많지도 않았고 상업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다 보니 디자인적인 변화 보다 기능과 성능 중심으로만 튜닝 문화가 만들어 졌다.
일부 마니아 층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자작에 나선 경우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라서 상업적인 변화론 이어지지
못했는데 최근 많은 변화들이 관찰 됐다.
오늘은 PC 튜닝 시장의 변화에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 PC 튜닝, 시작은 오래됐다

필자가 한참 PC에 빠져 있을 때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PC 옆판을 자르는 것이었다.
그 당시 PC 케이스들은 튜닝 요소가 전무한 밀폐형 이라서 PC 내부가 보이게 만들려면 직소나 그라인더 같은 공구를 이용해
사용자가 직접 케이스 옆 판을 잘라내야 했다.
잘라낸 부위에는 2T 이상의 투명 아크릴을 붙여 내부가 훤히 보이게 만들 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게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LED가 박혀 은은한 빛을 내는 쿨링팬이나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도 없었던 시절이라서 밤이 되면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 자체만으로 멋있던 시절이었다.
수수했던 과거의 PC 튜닝은 말 그대로 옛말이 됐다.
지금은 대부분의 PC 부품에 LED가 장착될 만큼 외적인 요소가 많이 바뀌었고 심지어 DRAM 모듈에도 LED가 들어가는
시대가 됐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다. LED가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쿨러나 히트싱크, 브랜드 로고가 박힌 커버 등 LED가
있을 것 같은 모든 요소에 빛이 나게 만들어 진다.
LED 튜닝과 상관 없을 것 같은 파워도 마찬가지라서 HDD나 SSD 같은 극히 제한적인 제품을 제외한 모든 부품에
LED가 미적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 과도한 LED 튜닝은 양카와 다를 바 없다

다시 한번 자동차 이야기를 해야 겠다. 앞서 자동차에는 미적 요소를 개선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튜닝이 이뤄진다
말한 바 있다.
상업적으로도 시장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양산차 그대로가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의 차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 자동차 시장인데
너무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하다 보니 차주만 좋아하는 차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차를 일명 '양카'라 부르는데 그런 양카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LED 튜닝이다.
적절한 요소에서 은은한 빛을 내는 LED 튜닝은 누구나 부러워 하는 멋으로 인정 받지만 법규도 무시한 채 헤드라이트에
자동차 번호판, 사이드 미러, 문짝 까지 번쩍번쩍 빛나게 만들면 양카라 손가락 질 받게 된다.
PC도 마찬가지다. 많은 부품에서 LED 튜닝을 채택하고 있다 보니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
빛이 나다 보니 은은한 멋은 사라지고 한밤 중 수족관 처럼 PC 내부만 밝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의도한 셋팅은 아니겠지만 너무 과한 LED 튜닝은 밤에 눈만 아플 뿐이라서 부품 선택 시 LED를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LED 튜닝을 통합 제어하는 메인보드를 선택해라

PC는 부품 별 주체가 다르다. 저마다 다른 기업들이 생산하기 때문에 PC 안에 조립된 모든 부품의 디자인 요소를 통일하기
어렵다.
특히, LED 튜닝 처럼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디자인 요소들은 더더욱 통합 관리가 어려운데 최근 이런 요소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메인보드에 추가되기 시작한 조명 제어 기능이다.
이 기능은 메인보드에 내장된 LED 외에도 추가 설치한 LED 스트립까지 빛을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ASUS
처럼 메인보드는 기본이고 그래픽카드나 키보드, 심지어 마우스까지 하나로 통합해 빛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든 경우도 있다.
물론,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이와 관련된 표준이 만들어 지거나 관계자들이 힘을 합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과도하고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지금의 LED 튜닝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지한 상태라서
앞으로는 좀 더 큰 틀에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않을까 한다.
■ LED 튜닝의 필수품, 투명 케이스 전성시대
필자는 한 동안 LED 튜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진정 LED 튜닝이 필요한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했다기 보다 경쟁에서 살아
남을 목적으로 상품성 개선을 위해 LED 튜닝이 선택 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LED 튜닝에 꼭 필요한 투명 케이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인데 대부분의 케이스 메이커들이 옆 판만 투명하게
만들다 보니 제대로 된 LED 튜닝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런 제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싼 가격에 발목 잡힌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PC 내부를 돋보이게 하기 보다 케이스 자체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다. 전면 120mm 팬
장착이 일반화 되면서 차별화 요소로 LED 팬을 채택한 업체가 늘어 났고 이를 더 돋보이기 위해 최근 선택 되고 있는 것이
전면 투명이나 타공 케이스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케이스 메이커들은 옆 판 전체를 아크릴로 만든 제품을 내놓기까지 했는데 이런 변화 덕분에 과거 보다
더 속살을 드러내면서 LED 튜닝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전면이나 사이드 풀 투명 케이스들은 일반 PC 케이스 보다 조금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커세어의 570X RGB 처럼 전면과 사이드를 강화 유리로 만든 더 멋진 제품들은 20만원 대 중반에 팔릴 만큼 상당히
고가지만 LED 튜닝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