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제작한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를 전세계 주목하고 막강한 콘텐츠로 무장한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까지 한국 시장에 상륙하자
국내 시청자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저 돈 주고 봐야 하는 VOD 정도로 OTT 치부했던 이들이 공중파나 유료방송 채널에선 보지 못하는 히트작이나 독점 콘텐츠를 보고 싶게
됐고 잠깐이나마 이들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어진 것이다.
IPTV 처럼 장기 계약으로 묶을 필요도 없으니 한달 정도만 보고 괜찮다 싶으면 가입 기간을 연장하려는 생각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으로 OTT 서비스를 접하게 됐지만 막상 시청하려고 보니 생소한 것들이 많았다.
지금이야 별일 아닌 것 같이 생각되지만 처음 서비스를 가입하게 되면 시청하는 방법 부터 막막하게 생각될 수 있는데 이런 분들을 위해 OTT
서비스를 시청하기 위한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국내에선 셋탑박스라 불리는 기기 선택법을 잠시 소개할까 한다.
OTT 서비스를 가장 저렴하게 시청하는 방법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재생기기가 필요하다. KT나 LGU+, SKB 같은 회사들이 제공하는 일종의
셋탑박스가 필요한데 IPTV 업체들과 다르게 OTT 업체들은 셋탑박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기존 셋탑박스나 TV 자체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기능이 포함된 TV나 IPTV 업체가 제공하는 일부 셋탑박스, 구글의 안드로이드 TV를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셋탑박스,
애플의 애플TV 시리즈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추가 비용 없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이미 사용 중인 TV에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고 해당 서비스용 앱을 제공하거나
PC에서 크롬이나 엣지 같은 웹브라우저를 통해 해당 서비스에 접속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방법 뿐이다.
만약, 보유하고 있는 TV가 스마트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HDMI를 통해 화면을 출력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 불편함을 감수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진짜 한달 만 경험해 볼 생각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어느 정도 써볼 계획이라면
셋탑박스를 구매를 추천한다.
TV가 스마트 기능을 제공해도 오래된 구형 모델이라면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TV 플러스는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있을지
몰라도 올해 국내 시장에 런칭한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TV 플러스는 가능성이 적다.
IPTV 업체가 제공하는 셋탑 중 일부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셋탑이면서 OTT 업체와 직접적인 제휴 관계를 형성한 경우가 있어 TV의
자체 기능 없이 IPTV 셋탑박스 스스로 OTT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TV도 안되고 IPTV 셋탑박스에서도 OTT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면 남은 것은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싸다고 다가 아니다, 가급적이면 구글 인증 제품 추천
TV나 IPTV 셋탑박스로도 OTT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면 이를 지원하는 셋탑박스를 구매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라서 금전적인 부담도 크지 않다.
리모컨으로 직접 제어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콘텐츠를 골라 넘겨는 캐스팅 방식의 구글 크롬캐스트3도 5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일반적인 셋탑박스도 저렴한 건 3만원대, 비싸도 10만원대 이하로 구매가 가능하다. 해외 직구를 선택하면 중국산
제품을 더 싸게 살수도 있는데 OTT 서비스 시청하기 위해 무조건 저렴한 셋탑박스를 선택하는 건 가급적 추천하고 싶지 않다.
특히, 안드로이드 TV를 운영체제로 탑재한 셋탑박스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구글 인증 모델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기본적인 보안
업데이트도 제공되지 않는데다 호환성 문제가 발생해도 사실 상 대응이 불가능하다.
스토어 기능도 없어 기본 탑재된 앱 외에는 추가적인 활용도를 찾지 못할 수도 있고 펌웨어 업데이트는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구글이 자체 출시하는 크롬캐스트 시리즈나 구글 인증 제품들을 사야한다. 일부 중국 제품은 내수 시장용 제품에 수출용 제품
펌웨어를 넣어 판매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메이저 업데이트가 불가능하고 벽돌이라 불리는 먹통 현상도 발생하기도 한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보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AV 홈씨어터 사용자는 돌비와 DTS 인증 유무 확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운드바나 별도의 홈씨어터를 운영중인 사람이라면 돌비나 DTS 인증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안드로이드 TV가 탑재된 셋탑박스의 경우 비공식적인 기술지원도 가능하지만 OTT 서비스는 인증 제품에만 해당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인증 제품을 사놓고 돌비 애트모스가 왜 안되냐고 따져봤자 답이 없다.
사실, 기본적인 돌비 디지털 사운드는 거의 모든 제품에서 제공되니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지만 OTT 3사가 모두 지원하는 돌비 애트모스는
인증 제품에서만 패스스루가 가능하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안그러면 객체음향 사운드인 돌비 애트모스가 아니라 채널 기반으로 작동하는 돌비 디지털 사운드만 경험하게 된다.
화질 좋은 OTT 셋탑, 애플 아니면 엔비디아
지금까지 이야기 했던 셋탑박스는 거의 다 10만원대 이하 모델에 해당된다.
사실, OTT 서비스를 위해 20만원이 넘어가는 셋탑박스를 구입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될수도 있을텐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엔비디아가 해외 시장에 출시한 쉴드TV 시리즈와 애플이 만들어낸 애플TV 시리즈가 있다.
이 중에서 안드로이드 TV를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쉴드TV 시리즈는 2019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후속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쪽 계열에서는 지금까지도 끝판왕이라 불릴 정도로 모든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다.
특히, 3세대 모델에는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능이 추가되어 일반적인 OTT 셋탑박스들과 기술적으로도 차별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이 출시한 애플TV 시리즈는 가장 최근 모델이 애플TV 4K다. 애플TV 4K는 2017년 1세대 모델이 나온 후 올해 2세대 모델이
투입됐고 얼마 전 국내 시장에도 정식으로 출시됐다.
애플TV 4K의 특징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애플 생태계라는 점이다.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다른 셋탑박스와 다를 바 없지만
애플 제품인데다 성능이나 스펙이 상당히 좋아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다.
올해 출시된 모델 답게 HDMI 2.1도 지원하고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모두 지원한다.
애플TV 4K와 쉴드 TV, 차이점은?
애플TV 4K와 쉴드 TV의 차이점은 이미 위에서 간단히 정리했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일단 두 제품의 플래폼이 다르다는 건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는 안드로이드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iOS 계열이다. 스마트폰으로
보면 애플과 삼성의 차이라고 할까.. 여튼 그런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OTT 서비스 자체를 제외한 것들에서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각각의 플래폼에서 이용 가능한 앱과 서비스의 차이일 뿐이지 영상과 소리를 재생하고 전달하는 부분에선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둘 다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고 재생되는 영상 소스의 해상도와 프레임 규격에 맞춰 출력 신호를 맞춰주는 고급 기능도 지원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TV 12부터 이 기능을 탑재했지만 엔비디아는 이미 3세대 쉴드TV와 쉴드TV 프로부터 이 기능을 구현해 놨다.
그래서 딱히 어떤 것이 좋고 나쁘냐를 따지기 애매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차이가 뚜렷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플TV 4K는 HDMI 2.1을 지원한다. 엔비디아 쉴드TV 시리즈는 아쉽게도 2.0만 지원한다. 그래서 4K 120Hz가 가능한
HDMI 2.1이 당연히 좋은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애플TV 4K의 HDMI 2.1은 60프레임 HDR 영상만 출력할 수
있다.
구체적인 대역폭 사양이 확인되지 않아 HDMI 2.0과 다를 바 없는 HDMI 2.1인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공식 스펙으로 나온 내용이라
그렇게 좋게만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3세대 쉴드 TV 시리즈는 타사에는 없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은 3세대 쉴드 TV 시리즈로 재생하는
모든 영상에 적용이 가능하며 4K가 아닌 그 이하 해상도의 원본 영상을 재생할때 자동으로 적용된다.
AI 업스케일 전과 후의 차이가 꽤 큰 편이고 OTT 뿐만 아니라 유투브나 로컬 파일 재생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 화질의 기준을 디테일과 선명도 만으로 판단한다면 애플TV 4K 보다는 3세대 쉴드 TV 시리즈를 추천한다.
대신, 3세대 쉴드 TV 시리즈는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 아니라서 해외 직구를 알아봐야 한다.
셋탑박스 대신 PC는 어떨까?
PC는 만능이다. PC만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
OTT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PC에서 크롬이나 웹 브라우저만 열면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를 시청할 수 있다. 윈도우
스토어에 들어가면 전용 앱도 있어 추가 비용 없이 가장 편하게 OTT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 PC의 장점이다.
하지만, PC는 영상을 재생하기 위한 전용 장치가 아니라서 화질을 개선해주는 기능이 거의 없다. 거기다 PC라는 개방형 플래폼이 콘텐츠
보호에 취약하기에 OTT 사업자들은 화질이 좋은 소스를 넘겨주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그나마 넷플릭스는 차별이 덜한 편이지만 디즈니 플러스는 4K도 제공하지 않는다. 애플TV 플러스도 윈도우 계열에선 전용 앱도 제공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만큼 서비스 기간이 길지 않고 추후 개선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현재로썬 PC로 좋은 화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OTT 서비스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