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벤치에서 꾸준하게 게임 리뷰를 써오는 필자에게 지난 2월 중순부터 현재까지(아직 진행중...) 꽤나 고달픈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출시되는 모든 게임을 리뷰 해보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 있는 제작사에서 선보이는 주요 유명 게임들은 PC, 콘솔 구분 없이
플레이 해보고 소감을 이야기 하려하는데, 이번 2월 중순 부터 대작 게임들의 출시 러쉬가 장난이 없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 언급할 이 두가지 게임은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장르 자체가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액션 RPG 성향의
게임이였기에 게임을 리뷰할 수 있을 정도 수준으로 플레이하는데에만 엄청난 시간을 쏟아야만 했다.
각각 따로 리뷰를 진행 해도 좋을 수준의 대작 게임이지만, 일주일 차를 두고 출시된 이 두 게임을 은근히 동시에 언급하며
비교해보는 많은 게이머들이 있다.
바로 엘든링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다.
이미 두 게임에 대한 많은 리뷰어들의 리뷰, 평가들이 이루어진 만큼, 디테일한 게임의 요소 설명 보다는, 필자가 플레이 해보고 느낀점들을
위주로 이야기 해볼까 한다.
■ 두 게임 모두 후속작? 진화한 후속작


게릴라 게임즈가 2월 18일에 출시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이하 호포웨)는 명실상부 전작 '호라이즌 제로 던'의 후속작이다.
프롬소프트웨어가 2월 25일에 출시한 엘든링은 솔직히 말하면 특정 작품의 이어지는 후속작이 아니지만 소울류 게임의 장르적 후속작이다.
호포웨의 경우,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이어지며 전작의 매력적인 부분이 그대로 잘 담겨져 있다.
엘든링은 새로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지만, 인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필드플레이를 뺀 나머지는 지난 다크소울과 프롬의
소울류 게임과 거의 시스템적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이 두 게임 모두 기다려왔던 후속작이란 이름아래에 만족할만한 새로운 퀄리티와 매력을 제공한다는 점도 동일하다.

먼저 호포웨의 경우에는 그래픽적인 부분이나 전작에서 조금 아쉬웠던 적들의 종류, NPC들의 표정이나 표현, 근접공격 등의 다양성 등이
확실히 보완 됐다.
기계로 변한 동물들과의 전투가 거의 주를 이루는 세계에서 부족했던 기계 동물의 종류와 다양성을 늘리는 한편, 단조로운 활 공격 위주의 전투
스타일에서 여러 스타일의 근접 공격과 장치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을 진행 하면 할수록 루즈해질 수 있는 전투 부분을 확실히 개선해냈다.

개인적으로 호포웨를 플레이하면서 감명 깊었던 것은 대화할때의 NPC들의 표정과 표현이였다.
전작 호제던에서도 그래픽 디테일은 높았지만, NPC들의 표정이 어딘가 멍한 느낌이 있었고, 시선 처리가 불안정했는데, 이번 호포웨의
NPC의 대화나 표현은 이제껏 본 게임중에 최고가 아닐까 싶은 수준이였다.

정통적인 느낌의 후속작인 호포웨와 달리 엘든링은 장르적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다.
유명 작가 조지 R.R 마틴이 바탕을 깔아준 세계관에 프롬소프트웨어 특유의 아트와 색을 입힌 엘든링은 소울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진한 맛을 잘
이어나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크소울 시리즈 대비 엘든링은 그보단 조금 밝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황금나무,
여러 아트적인 측면에서 어둡기보다는 밝은 빛을 내는 아트가 많아서라는 생각도 든다.
찬찬히 따져보고 게임을 진행 해볼 수록 딥다크 해지는 내용 일색이지만 다크 소울 시리즈 처럼 다크한 분위기에 초반 허들 조차 넘지 못하는
여러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라고 생각 된다.

사실 엘든링은 장르적 후속작이지만 게임 플레이 시스템적으로는 대부분 비슷해, 크게 진화한 부분이 거의 없다고 느껴진다. 자유롭게 가능해진
점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다크 소울 3와 동일하다.
하지만 진화하지 않았다고 확정하긴 어려운게, 바로 오픈월드의 도입 때문이다. 기존 메트로베니아 스타일의 특정 공간과 공간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전달되던 게임 경험이 오픈월드를 도입하면서 확연하게 진화된 후속작의 맛을 전달한다.
결과적으로 호포웨, 엘든링 두 게임 모두 각각 전작을 접해봤던 유저고 좋은 게임 경험이 남아있다면, 후회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믿음직한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 친절한 오픈월드 VS 불친절한 오픈월드 차이

엘든링과 호포웨, 두 게임 모두 잘 만든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자는 이 두가지 게임을 거의 동시에 플레이 해보면서 느낀점은 호포웨는 착한 오픈월드 게임, 엘든링은 불친절한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생각됐다.
두 게임 모두, 방문하지 않은 지역은 안개로 덮혀져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호포웨는 일정 부분만 가면 기계 동물들의 생태계 위치를 모두
표기 해주고, 거점이 될 모닥불 위치나 무언가가 숨어 있을 로케이션이 거의 대부분 알아서 표기 된다.
물론, 로케이션이 물음표로 되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긴 하지만 그 지역에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확정적이며 그걸 모두 표기해주는 착한 맵과
네비게이션이 제공된다.
특히, 호포웨에 도입된 '일거리 만들기' 요소는 부족한 장비나 소재등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얻어야되는지 쉽게 알려주고,
해당 목적을 퀘스트로 만들어 잊지 않게 해주는 등, 친절한 오픈월드 네비게이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반면 엘든링은 거점이되는 일부 축복에, 핵심 진행 부분을 아주 기초적으로 '대략 저쯤 가보세요' 라는 표현만 있을뿐 디테일하게 알려주는
것이 없다.
또, 악명 높은 프롬소프트웨어식 스토리 텔링, 이야기를 다 찢어놓고 곳곳에 숨겨놓은뒤 찾아서 알아서 해석하라는 방식과 퀘스트
선택같은 명확한 인터페이스 조차 구현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리를 기반으로 플레이 해보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맵에 표현되는 로케이션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 지역에 직접 가보지 않으면 해당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불친절함이 오히려 이번 엘든링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특제 소스가 됐다.
오픈월드의 장르 근본이라 할 수 있는 탐험하는 맛이 불친절함이라는 이름으로 하여금 엘든링에 잘 녹아들었고, 특유의 하드코어한 플레이
스타일을 바탕으로 여기엔 뭐가 있을까? 위험하진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줌과 동시에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보상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제공하면서
끊임없이 탐험을 동기하게 만들어 줬다.
오히려 불친절한 오픈월드 덕분에 엘든링을 지루하지 않게, 쉬지 않고 플레이하게 만들어준 셈이다.

분명 플레이 자체가 편했던건 호포웨의 친절한 오픈월드다. 하지만 게임이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이 빨리 찾아온 것도 호포웨쪽이였다.
여러 오픈월드 게임처럼 다 알려주고, 친절한 플레이 방식이 오히려 더 지루하게 만든듯 했다.
오히려 불친절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엘든링은 결국 모든 맵을 다 휘젖고 모든 지역을 탐방해야 비로소 궁금증에 대한
갈증이 해결되었고 그쯔음 게임의 엔딩이 이어져,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 처럼 여태껏 출시된 많은 오픈월드 게임들을 꾸준히 해본 유저라면 오픈월드에서의, 반복의, 지루함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부분은 앞으로 많은 오픈월드에서 해결해야되는 부분인데, 엘든링은 소울류 특유의 불친절함에 오픈월드를 더하면서 그 불친절함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 더 매력적인 오픈월드를 만들어냈다.
물론, 호포웨의 친절한 오픈월드가 맹목적으로 지루하다거나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불친절한 오픈월드의 미지의 탐험은 분명 재미는 있지만, 쓸데 없이 돌아다니게 만드는 경향도 있으며, 불친절한 진행방식으로 인해 일일히
플레이어가 짜맞추며 플레이 한다는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목적지를 알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과 목표를 모른채 돌아다니는 것에서 오는 차이는 확실히 있다.
핵심 주제가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며 오픈월드를 만끽하는 호포웨가 오히려 사람에 따라 더 재미 있을 수도 있다.
■ 중화된 매운맛의 엘든링, 은근히 어려운 호포웨


소울류는 모든 적들이 치명적인 공격으로 쉽게 죽음을 만나게 해주는 고난이도의 게임으로 유명하다. 이번 엘든링 역시 마찬가지다.
엘든링은 처음 진행하는 튜토리얼은 할만하다 느껴지지만, 시작부터 트리가드라는 진정한 튜토리얼(?)의 맛을 보게되고, 이후 대충 제공되는
네비를 따라 진행하다보면 멀기트라는 게임 환불유발자(?) 보스도 만나게 된다.
과거 소울류였다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해당 보스를 클리어하고 넘어가야 했지만, 이번 엘든링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불친절하긴 하지만
오픈월드이다.
다양한 방식의 플레이 루트를 직접 진행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서 레벨업으로 강력해진뒤에 어려운 보스에게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더불어 이번 엘든링은 많은 무기나 스킬들이 지난 소울류 대비 초반부터 상당히 강력한 편이다. 특히, 초반부터 함께 제공되는 '뼛가루
영혼'들은 보스의 어그로를 끌고 플레이어 대신 맞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며 엘든링의 전체적인 플레이 난이도를 확 낮춰주는데 기여한다.
일부 지난시리즈 유저들은 뼛가루 영혼 사용은 인정되지 못하는 플레이(?)라며 스스로 사용을 금하고 난이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신규 유저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런 매운맛 중화 기능은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좋은 시스템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방면 플레이 루트의 제공과 언뜻 안맞는 밸런스 느낌의 강력하고 다양한 무기, 기술, 영혼 등으로 인해, 이번 엘든링은 막연하게 지난
소울류 처럼 어려움의 대명사로 남을 게임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앞서 친절한 오픈월드로 소개된 호포웨는 의외로 플레이하면서 난이도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중에서도 전투 부분에서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근접공격과 원거리공격에 다양한 스킬이 생긴만큼, 기계 동물들의 움직임과 공격력이 상당하고, 거대 기계들의 경우에는 공격 한번 한번이 상당히
치명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더욱이 게임 플랫폼이 PS5, 콘솔인만큼 플레이어는 컨트롤러로 원거리 조준을 해야하기가 쉽지않다.
호포웨 기계수들의 특성상 약점공격을 받아야 경직이나 데미지가 크게 들어간다. 즉, 정밀한 조준이 필요한데 은근히 컨트롤러로
순간순간 화면을 빠르게 돌리며 원거리 무기를 조준하기가 만만치 않다.
정밀 조준시 불릿타임이 제공되긴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동물, 기계수들의 약점을 조준하는게 정말 쉽지 않았다.
의외로 전투 측면도 어려웠던 호포웨였고, 다양한 퍼즐 부분도 계속해서 생각해야되는 부분, 유심히 잘 찾아보고 생각해야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마냥 목적지를 잘 찍어주고 길을 쉽게 알려준다고 해서, 전혀 생각 없이 쉽게 막 플레이할만한 게임은 아닌점 참고해야한다.
■ 탐험과 도전의 '엘든링', 진화된 후속작 '호포웨'

이번 엘든링,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같은 시기에 출시되어 둘다 호평을 받았다.
엘든링은 기존 소울류의 시스템에 오픈월드를 얹고 새로운 세계관으로서 탐험과 도전의 맛을 잘살린 소울류의 확실한 진화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듯 싶다.
호포웨는 전작의 뛰어난 그래픽 엔진을 한번 더 업그레이드 하고, 전작의 아쉬웠던 요소, 다양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확실하게 보충해서 모난
부분이나 빈 곳을 잘 다듬고 채워넣었다고 평가 하고 싶다.
필자가 게임을 플레이할때 많이 살펴보는 부분은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느냐이다.
호포웨는 전작의 맛을 더 잘살린 작품이지만, 사실 이미 전작으로 부터 아는 맛이다.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것이 없는건 아니지만 다른 게임에서 본 부분이라던가, 있던 것을 좀 더 다듬고 채워넣은 느낌이기 때문에
새로움을 갈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플레이가 진행될수록 점차 재미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호포웨는 분명 충분히 재미는 있으나 다수의 게임을 즐겨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익숙한만큼 지루해짐이 빨리 왔다.

그런면에서 엘든링도 소울류 전투 시스템이 그대로 답습 되었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부분은 일부 동일하다. 심지어 새로이 도입한 오픈월드라는
플레이 형식 또한 우리가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호포웨하고 비슷하게, 곧 지루해 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엘든링이 달랐던 점은, 이 오픈월드를 돌아다니기 시작할때, 그 미지의 공간을 계속 탐험하게끔 만드는 새로운 지역의 매번 다른
콘셉트, 디테일과 매력적인 새로운 보상, 새로운 콘텐츠의 연계로 계속해서 안가본 월드 곳곳을 궁금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이부분이 두 게임에서의 같은 오픈월드 게임임에도 플레이 느낌이 다르게 만들어준 가장 크나큰 부분이다.
따라서, 새로움을 찾는 필자에게 뭐가 더 재밌었냐 고르라 한다면, 필자는 엘든링을 고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엘든링,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두 게임 모두 수작인점은 틀림 없다. 필자와 다른 스타일을 가진 게이머는 수두룩한 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그저 필자의 느낌은 이렇다 참고만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두 게임 다 플레이 해보는 것을 추천드리면서도, 어떤 한가지 것을 고르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주는 수작, 명작 게임이 나왔다는 것은 틀림 없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