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이미 할 만큼 했고 더 발전하기 어려운 레드오션이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이다. 치열한 경쟁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곳이고 거대한 공룡 들만이 살아 남아 시장을 독식하기 시작한 미래가 불분명한 시장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다.
이미 한차례 국내 시장에도 이름을 알린 영국 스타트업 낫싱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들이 선보인 무선 이어폰에 이어 독특한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로 주목을 받은 첫 번째 스마트폰 폰원(Phone 1)이 얼마 전 출시 됐다.
아쉽게도 낫싱 자체가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한 것은 아니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직접 구매나 구매대행 형태로 폰원(Phone 1)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이 제품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 그 폰원을 소개할까 하는데 지금부터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낫싱 폰원, 왜 주목 받았나?
낫싱이 선보인 폰원은 메이커 자체에 대한 관심도에 더해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관심이 높아졌다. 아무래도 영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바탕에 있다 보니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낫싱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다가왔을 것이고 앞서 선보인 무선 이어폰 또한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보니 그들이 선보인다는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거나 그런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이미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낫싱이 선택한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디자인이었다.
낫싱이 선보인 폰원의 디자인은 지금의 아이폰을 연상케 한다. 프레임 자체가 아이폰과 판박이에다 유선 이어폰 포트가 삭제된 구조도 아이폰을
닮아있다.
하지만, 아이폰과 닭은 프레임과 다르게 후면 커버를 투명 글래스(고릴라 글래스)로 만들고 그 안에 자신들만의 독특한 글리프 인터페이스를
적용하여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낫싱의 폰원이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되고 주목 받게 된 이유가 바로 이 글리프 인터페이스인데 스마트폰 후면 커버 안쪽에 배치된 LED
라이트 스트립를 통해 통화 상대방을 구분하거나 알림을 받고 그 차이를 확인하고 무음이나 불빛 만으로 알림을 활용할 수 있어 LED 라이트를
이용한 가장 적극적인 알림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이전에도 LED 라이트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이렇게 대 놓고 활용한 것은 낫싱의 폰원이 최초라
할 수 있다.
다만, 낫싱의 선택한 방법은 스마트폰 후면을 투명으로 만들었기에 가능한 것이라서 불투명 소재의 커버나 케이스를 추가할 경우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되는데 이와 관련된 자체 액세서리는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중급기로 OLED에 120Hz 디스플레이
요즘 중급기에서 120Hz 디스플레이를 만나 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공룡들만 살아 남은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 시장을 잠식한 상태는
아니라 그런지 기술과 가격 경쟁이 치열했을 때 만큼이나 중급기 사양에 꽤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이 S사 상황이다.
낫싱 폰원의 OLED 120Hz 디스플레이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못한 것도 다 이 때문인데 그래도 120Hz 주사율의 부드러운 화면
스크롤과 전환 느낌은 60Hz 디스플레이만 써봤던 사용자들에겐 상당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정도였다.
OLED 디스플레이의 밝기도 최대 1,200 니트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요즘처럼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는 야외에서도 시안성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실제 폰원을 가지고 나가보니 화면을 보기에 충분한 밝기가 구현 됐다.
단, 이러한 밝기는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맞춘 상태로 야외에서 사용 할 때나 가능한 것이라서 인위적인 조건을 만들었을 때는 해당 밝기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낫싱 폰원의 디스플레이 품질을 측정할 때 확인된 최대 밝기가 655.45 니트였던 것도 실제와 다른 조건 때문이었는데 이 밝기 그대로
야외에서 화면을 봤다면 시인성 자체를 고민해야 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낫싱 폰원의 밝기는 야외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높은 시인성과 달리 디스플레이 품질 자체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색 정확도 자체는 플래그쉽에 견줄 만큼 편차가 적고 오차도 상당히
낮은 편이었지만 색 재현율 자체는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DCI-P3 기준으로 89.9%가 낫싱 폰원의 색재현력 한계였다. 실사용으로 컬러 자체의 이상 유무가 티 날 정도도 아니라서 사용상 문제도
없고 sRGB 모드를 맵핑해 주는 화면 모드도 따로 제공되기에 기능적인 부분에서 기본기는 잘 만들었다는 평은 가능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품질 등급을 결정짓는 색재현력 만큼은 중급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본기는 충실한 카메라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50M 화소급 센서가 중급기에 일반화 되면서 이제는 보급기에 이런 등급의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고 있다.
그래도 메인 카메라 뿐만 아니라 초광각 카메라에도 같은 센서를 적용한 덕분에 어떤 화각으로 촬영하던 동일한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 낫싱 폰원 만의 차별 점이다.
센서 자체는 24mm 화각으로 셋팅된 메인 카메라가 소니의 IMX766을 사용하고 초광각 카메라로 삼성의 JN1 센서를 사용했기에 100%
동일한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메인 카메라만 화소가 높은 것을 셋팅하는 타사 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인건 분명한 사실이다.
50MP 원본(1x 메인 카메라) 사진 크롭
낫싱 폰원 카메라의 실제 성능과 화질은 기본에 충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50MP 센서에 픽셀 비닝 기술이 조합된 화질의 선명도와 매끈한 질감은 여타 브랜드의 중고급기에 견줄 만큼 부족함 없는 화질을 자랑하고 색
차이를 조절하는 화이트 밸런스 또한 매우 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정 색상이 과포화 되는 문제들도 없었고 초점도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냈다. 셔터랙도 딱히 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포커스 영역 자체만
조금 작아지거나 조절 가능한 옵션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영역 자체가 크면 포커스 영역 보다 작은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진다.
실시간 HDR의 사진 품질 / 실내와 야외 노출 차이에 이질감이 없다
사진의 HDR은 상시로 촬영된다. 모든 사진이 HDR 상태로 촬영되기 때문에 따로 옵션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물론 끄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상시 HDR의 품질이 꽤 괜찮아서 굳이 꺼야 할 이유는 찾지 못했다.
기능적인 부분으론 심도 표현이 가능한 인물 기능과 120fps 4배속 슬로우모션 그리고 각종 카메라 옵션을 사용자가 조절하는 전문가 모드도
제공된다. 전문가 모드에선 RAW 촬영도 가능하다.
동영상은 4K30까지만 촬영이 가능한데 낫싱의 설명 처럼 HDR+로 영상을 촬영하려면 해상도를 1080p30으로 낮춰야 한다.
동영상 촬영 시 흔들림을 방지하는 OIS와 EIS는 타사 상급기 수준일 만큼 괜찮게 생각됐다. HDR을 켜면 EIS가 작동을 안 해서
그런지 흔들림 제어 수준이 낮아지지만 일반 영상을 촬영할 때는 거의 모든 영상을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쓰로틀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스마트폰과 쓰로틀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팬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에서 발열을 해결하기 위한 조건으로 클럭을 제한하는 쓰로틀은
숙명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다행히 낫싱 폰원은 이 부분에선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줬다.
스냅드래곤778G+ 프로세서에 어떤 쿨링 솔루션을 적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CPU와 GPU 각각 진행한 개별 부하 테스트에서 심각한 쓰로틀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CPU 부하 테스트에 사용하는 CPU 쓰로틀 테스트와 GPU 부하 테스트에 사용하는 3DMARK 모두 S사의 GOS 때 처럼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만큼의 쓰로틀 현상은 없었다.
오히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지 않아 의아하기도 했는데 이런 현상은 CPU와 GPU 그리고 NPU를 모두 100% 부하
상태로 만들었을 때나 발견이 가능했던 걸 보면 내부적인 열 설계는 상당히 잘 된 편이라 생각된다.
참고로, 스냅드래곤778G+ 프로세서의 성능은 과거 퀄컴의 플래그쉽 모델이던 스냅드래곤 845 를 뛰어 넘고 855에 근접 하다고 알려져
있다. 필자가 테스트 한 PCMARK나 3DMARK, 긱벤치에선 갤럭시S20 FE와 유사한 CPU 성능에 S21 FE(엑시노스2100) 수준의
GPU 성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 됐다.
낫싱 폰원, 기본기가 탄탄한 스마트폰
낫싱의 첫 번째 스마트폰, 폰원은 중급기로써 충분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스타트업이 만든 제품이라서 걱정할 수 밖에 없던
기술적인 문제들은 찾아 볼 수 없었고 경쟁에서 선택을 보장 받기에 충분한 사양들도 제공했다.
120Hz로 구동되는 OLED 디스플레이에 중급기로 충분한 성능의 스냅드래곤 778G+ 프로세서가 탑재 됐고 이런 조합을 쓰로틀 현상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기본기는 오히려 기존 메이커들을 앞선 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물론, 폰원의 가치로 내세운 독특한 디자인과 그들만의 글리프 인터페이스가 실생활에서 그렇게 유용할지는 미지수라서 그런 광고로만 이 제품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다.
대신, 적당한 중급기로 괜찮은 스마트폰을 찾는 다면 낫싱 폰원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동의하며 스타트업이라서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자잘한 버그들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보완하고 있으니 한번쯤 기대해 볼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가 발견했던 블루투스 코덱 문제도 최근 업데이트로 해결 됐으며 한때 논란이 됐던 디스플레이 품질 문제도 7일 이내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판매 방식만 직구에서 국내 총판 체제로 전환하거나 A/S라도 좀더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변경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에 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이런 점은 스타트업의 한계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