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선택한 고클럭 전략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대대적인 아키텍처 개선 없이 성능 향상을 가져 올 수 있고 그 만큼 R&D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높은 발열과 소비전력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르게 된다.
인텔도 이미 경험한 터라 AMD가 모를 리 없지만 과거처럼 발열과 소비전력에 민감한 시장이 아니라서 그들도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높은 발열과 소비전력 문제에도 건재한 인텔을 보고 있자니 자신들도 좀더 쉬운 길을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AMD의 이런 선택으로, 메인보드 메이커는 더 나은 품질과 신뢰성을 제공하는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게 됐는데 오늘 그 대표 제품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ASUS의 대표 모델이자 ROG 시리즈 최상위 라인업으로 포진한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이 바로 그 제품이다.
■ 편의점도 아닌데 1+1.. AM5 플래폼의 특이한 칩셋 구성
ASUS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을 소개하기에 앞서 AM5 플래폼에 적용된 새로운 칩셋 이야기를 할까 한다.
AMD는 라이젠 7000 시리즈와 그 이후 등장할 새로운 프로세서를 위해 AM5라는 새로운 플래폼을 만들어 냈다. 이 플래폼의 주요 특징
중 소켓 부분은 이미 소개한 바 있어 오늘은 메인보드의 핵심이 되는 칩셋을 이야기할까 하는데 여기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AMD가 투입한 600 시리즈 칩셋 중 일부는 데이지체인으로 구성된다.
데이지체인이란 연결되는 기기를 서로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로, 칩셋에서 메모리 컨트롤러가 빠진 이후 지금까지 원칩만 존재했던 칩셋이란
개념에 또 다시 듀얼 칩 구성을 집어 넣은 것이 바로 AMD의 600 시리즈 칩셋이다.
600 시리즈 칩셋 중 듀얼 칩 구성은 X670E와 X670만 해당된다. 단일 칩으로 풀스펙에 해당 되는 B650E를 2개 연결한 것이 바로
X670E 칩셋이고 B650을 2개 연결한 것이 X670이다.
실제, X670E 메인보드를 분해해 보면 사진처럼 AMD 칩셋 2개가 탑재된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렇게 연결된 구조를 통해 단일 칩으로는
6개만 가능했던 USB 3.2 10Gbps 포트를 12개까지 제공하고 USB 3.2 20Gbps와 SATA 포트 모두 2배 확장할 수 있게
했다.
PCI Express 버스는 메인이 CPU쪽이라서 칩셋을 통한 확장은 PCIe Lane 8개 뿐이지만 그렇게 확장된 포트로 더 많은
디바이스를 추가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게 된 것이 X670E다.
사실, 이런 1+1 개념은 일반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굳이 왜?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기능적으로 오버클럭은 모든
칩셋에서 가능하다고 하니 굳이 풀 스펙 모델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AMD가 제시한 칩셋 라인업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은 단일 칩
모델들이다.
■ 최고만을 위한 ASUS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
ASUS의 ROG는 언제나 최상급 칩셋으로만 만들어진다. 등급상 2, 3위 라인업은 ROG를 대표하는 모델로 만들 수 없는 것이 그들만의
철칙이다. 그래서 라이젠 7000 시리즈를 위한 첫 번째 AM5 플래폼 메인보드도 최상위 라인업인 X670E 칩셋이 선택 됐고 이를 기반으로
ROG 크로스헤어 X670E 시리즈가 만들어지게 됐다.
오늘 소개하는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은 전체 ROG 시리즈 뿐만 아니라 ASUS가 만든 AM5 플래폼 메인보드 중 최고만을
위한 제품으로, 최상위 하이엔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EATX 폼팩터의 대형 PCB에 AMD가 요구하는 AM5의 소켓 파워를 충분히 제공하고도 넘쳐 흐를 만큼 강력한 파워스테이지로 무장한
전원부를 탑재했고 고출력 풀 로드 상황에서도 발열로 인한 부품 손상이나 출력 저하 문제를 막을 수 있는 히트파이프로 연결된 통 주물 히트싱크를
적용했다.
더 많은 전력 소모와 발열을 가져 오는 인텔 계열에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으며 실제 소모 전력 대비 전원부 출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출력엔 더 여유가 있는 구성인데 이를 위해 ASUS는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의 전원부를 110A 용량의 파워스테이지로 20+2
페이즈를 구성했다.
20+2 페이즈의 전원부는 ASUS가 자랑하는 티밍 구조를 통해 순간적인 리플이나 갑작스런 출력 전환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고온에서도 최소 수천 시간 이상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10K 메탈릭 캐퍼시터와 고출력 알로이 코어 초크 같은 신뢰성 높은 부품들만
사용됐다.
이들 부품들의 조합은 몇 세대 이전부터 사용해 왔기에 이미 필드에서도 충분히 검증된 조합이라 할 수 있으며 그 만큼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보면 된다.
앞서 언급한 히트싱크는 전원부와 칩셋 그리고 M.2 히트싱크로 구분되며 이 중 전원부 히트싱크가 가장 크고 무겁고 강력한 쿨링 성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110A 파워스테이지를 20+2 페이즈로 구성했으니 라이젠 7000 시리즈가 아무리 높은 전력을 소모해 봤자 실제 발열 수준은 크지
않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온도를 낮춰나야 스위칭 효율도 좋고 시스템이 보다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전원부 히트싱크는 과하면 과할 수록 좋다.
전원부 히트싱크 구조는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다. 주요 부품과의 접촉면에 써멀패드가 부착되어 있고 발열이 가장 심한 파워스테이지쪽에는
히트파이프를 추가해 열을 보다 빠르게 전달하도록 만들어 놨다. 이런 구조가 새로운 시도는 아니라서 신선하진 않지만 그
만큼 안정적이고 검증된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칩셋 히트싱크는 예전보다 꽤 커졌다. 앞서 설명했듯이 X670E가 듀얼 칩 구성이라 단일 칩 모델보다 열이 2배로 많이 날 수 밖에 없으니
그 만큼 히트싱크를 크게 만든 건 당연한 것이다. 실제 사용해 보면 열은 좀 있지만 팬이 필요할 만큼 심하진 않다. 케이스 내부의 공기
흐름만으로 소화 될 수 있는 수준이다.
M.2 히트싱크는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에 탑재된 두 개의 M.2 SSD 슬롯을 커버하는 부분과 Gen Z.2로
명명된 새로운 형태의 M.2 SSD 애드온 모듈로 구성된다. 이 중 메인보드에 탑재된 히트싱크는 PCIe 5.0 SSD까지 대응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Gen Z.2 모듈 또한 한쪽 면에는 PCIe 5.0 SSD를 커버할 수 있는 히트싱크가 적용됐다.
이 중 Gen Z.2 모듈에 적용된 PCIe 5.0 SSD 히트싱크는 히트파이프와 촘촘한 방열핀까지 조합하여 데이터 입출력이 빈번한 메인
SSD의 높은 발열을 커버하기에 충분한 쿨링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만약, PCIe 5.0 M.2 SSD를 설치한다면 가장 먼저 Gen
Z.2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 M.2 SSD에 진심, ROG Gen-Z.2 도입
ASUS는 지금까지 DIMM.2 라는 M.2 SSD 애드온 카드를 제공해 왔다.
DIMM.2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애드온 카드는 메모리 슬롯과 유사한 구조로 메인보드와 연결하게 설계 됐으며 최근까지도 이
구조가 사용되어 왔는데 그 다음세대로 만든 것이 바로, Gen-Z.2다.
Gen-Z.2 모듈은 DIMM.2 보다 접촉면이 작다. DIMM.2 처럼 깊이가 낮고 긴 형태의 슬롯이 아니라 PCIe 슬롯처럼 깊게
꽂으면서 슬롯 길이가 짧고 모듈의 양쪽 끝을 메모리 슬롯처럼 고정해 주는 장치가 되어 있어 꽂을 때도 더 안정감이 있고 더 튼튼해 보인다.
이런 변화가 PCIe 5.0의 빠른 전송 속도를 위한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치의 편의성이나 안정감을 높여주었다는 점에서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ASUS는 Gen-Z.2 모듈에 더해 PCIe 5.0 M.2 SSD 사용자를 위한 또 하나의 애드온 카드로 제공한다. 이전 세대나 다른
플래폼에서도 제공해 왔던 PCIe 슬롯용 라이저 카드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PCIe 5.0 슬롯을 통해 CPU와 직접 M.2 SSD를 연결할
수 있으며 Gen-Z.2 모듈 보다 훨씬 크고 넓은 면적의 히트싱크로 M.2 SSD의 높은 발열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단, 이 모듈은 PCIe 슬롯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에 사용될 PCIe x16 Lane 중 x8 Lane은 사용할 수가 없게 된다.
16개의 Lane 중 절반만 그래픽카드가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을 PCIe 슬롯용 라이저 카드에 사용하는 구조라서 진짜 발열이 심한 M.2 SSD가
아니라면 Gen-Z.2 모듈에 우선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 AMD 라이젠 9 7900X 오버클럭
AMD 라이젠 9 7900X의 기본 TDP는 170W다. 부스트 클럭이 작동하면 230W까지 허용되고 AIO 수냉 쿨러를 사용해 봤자
CPU 온도가 90도에 근접할 만큼 발열도 심한 프로세서다.
리뷰 엠바고가 풀리면서 라이젠 7000 시리즈의 높은 발열이 두꺼워진 히트스프레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그런다고 AMD가 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없어 소비자 스스로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라이젠 7000 시리즈의 오버클럭은 사실 상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라이젠 7000 시리즈의 기본 온도가 적정 수준을 벗어난 전압 때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인데 실제 모든 것을 기본
상태로 돌렸을 때 보다 배율을 수동으로 지정했을 때가 전압이 더 낮고 온도도 낮게 측정됐다.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의 오버클럭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설치한 AMD 라이젠 9 7900X도 동일한 현상이 발견되어 어느
정도 오버클럭이 가능했는데 기본 상태로 시네벤치 R23 기준 올 코어 5.1~5.175 정도 였던 클럭을 5.4GHz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때 유지했던 온도도 86도 수준이라서 기본 상태에서 기록한 89도 보다 더 낮았으며 소비전력 증가도 5~6W 수준 였다. 클럭은 높아졌지만
인가되는 전압이 낮아지다 보니 발열과 소비전력 모두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5.4GHz 안정화 이후 5.5GHz에도 도전했지만 결과는 윈도우 진입조차 불가능한 실패로 끝났다.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은 수동 오버클럭을 더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이나믹 OC 스위처라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정한 CPU 출력(전류, A) 이상이 되면 수동 오버클럭 모드로 전환해 사용하다가 사용자가 정한 온도 값을 넘어서면 PBO 상태를 다시
전환해 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활성화 되면 수동 오버클럭 모드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발열로 인한 시스템 오류나 셧다운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싱글 스레드 성능에
특화된 PBO 또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이나믹 OD 스위처 외에도 온도와 출력, 전압에 따라 CPU 코어 클럭을 점진적으로 줄여주는 코어 플렉스라는 기능도 제공하는데 이 기능이
활성화 되면 가벼운 부하에서 베이스 클럭을 최대한 높일 수 있어 랜더링이나 트랜스코딩 같은 고 부하 작업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PC 사용
환경에서도 더 나은 성능을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ASUS는 베이스 클럭을 조절하는 오버클럭의 한계도 극복했다. 일반적인 메인보드는 베이스클럭과 iGPU, 메모리, 인피니티 페브릭,
NBIO 클럭이 동기화 되어 있어 사실 상 배수 조절 이외의 CPU 오버클럭은 불가능하지만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은 클럭 소스를
다르게 설정하는 비동기 모드가 추가되어 있다.
이 모드가 활성화 되면 CPU로 공급되는 BCLK와 주변 기기로 제공되는 BCLK가 분리되고 서로 다른 소스를 사용하는 것 처럼 동작하기
때문에 CPU의 BCLK도 마음대로 조작하고 배수 조절과 함께 더 높은 클럭 달성도 가능해 진다.
이외에도 오실로스코프에 준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ROG 트루 볼케이션과 각종 오버클럭 툴킷이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에서
제공되며 PBO를 좀더 공격적으로 셋팅할 수 있는 PBO 확장 모드로 사용자가 원할 경우 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 DDR5 6000 메모리, 그 이상도 가능하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모든 메모리가 정규 클럭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JEDEC가 정한 정규 클럭과 타이밍은 기본일 뿐이고 그 이상의 클럭과
타이밍 셋팅으로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튜닝 메모리가 하이엔드 PC 시장에 투입되어 왔다.
라이젠 7000 시리즈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DDR5 메모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AMD가 이런 튜닝 메모리를 검증하고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EXPO(EXtended Profiles for Overclocking)라는 기능을 만들었으며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도 EXPO를 지원한다. DDR5 5200은 기본이고 DDR5 6000도 가능하다.
EXPO를 지원하는 튜닝 메모리라면 바이오스에서 EXPO 프로파일을 선택만 하면 해당 제품에서 제공하는 가장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만약, EXPO를 지원하지 않고 인텔의 XMP를 지원한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XMP를 읽어내서 AMD 프로세서에 맞게 셋팅해 주는
DOCP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ASUS는 DOCP나 EXPO가 작동할 수 없는 표준 메모리로도 최적의 타이밍과 클럭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AEMP라는 기술도 개발했는데 메모리 모듈에 사용된 칩 종류를 확인하고 그 간 축적된 데이터 베이스와 비교해 최적의 클럭과 타이밍을 찾는 방식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을 사용하며 XMP 모듈의 DOCP 작동도 확인했고 EXPO 모듈의 정상 인식과 작동 문제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 했다.
그 중 EXPO 모듈 였던 지스킬의 트라이던트 Z5 NEO는 DDR5 6000에 CL3-38-38-96, 1.35v가 권장 셋팅였으나
EXPO가 아닌 수동 오버클럭으로 전환하여 타이밍이나 전압 변경 없이 DDR5 6200에 성공했다. 그 이상은 전압이나 타이밍 변경이 필수라
시간적인 문제로 더 이상 테스트하지 못했다.
■ 역시 ASUS, ROG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
역시 ASUS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크로스헤어 X670E 익스트림은 완벽한 메인보드다.
AMD X670E가 제공하는 확장성을 모두 보장하면서도 하이엔드 메인보드라면 없어선 안될 강력한 출력의 전원부는 기본이고 Gen-Z.2
같은 새로운 M.2 SSD 애드온 모듈까지 적용했으며 CPU 온도가 허락하는 한 설정 가능한 최대 클럭을 뽑아낼 만한 기능과 안정성까지
제공했다.
튜닝 메모리의 한계나 마찬가지인 EXPO 보다 높은 클럭으로 동작시킬 만큼 메모리 또한 강력하며 초보자 부터 마니아까지 두루 만족할 만한
기능과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다.
스펙적인 부분만으로도 그 가치를 입증 받기에 충분한데다 오버클럭이나 안정성 측면에서도 역대 ROG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기 충분한 제품이니
라이젠 7000 시리즈를 위한 최고의 메인보드를 찾는 이들에겐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