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키보드 만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도 없다고 한다.
단순한 입력 도구에 불과한 키보드로 수십 만원을 지불하는 것이 납득되진 않겠지만 그 만한 가격을 지불해야 느낄 수 있는 마니아만의 세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는 목적이나 취향에 맞춰 키보드 여러 개를 바꿔 쓰는 사람도 여럿 봤는데 그런 마니아들이 관심 있어 할 제품이 최근 커세어에서
출시됐다.
기계식 키보드를 경험하고는 싶지만 노트북에 익숙한 게이머를 위한 커세어 K100 AIR가 바로 그 제품이다.
■ 노트북 키보드 그대로, 커세어 K100 AIR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프리미엄 키보드 시장의 주류는 기계식이다. 멤브레인이나 이와 유사한 플런저는 보급형 키보드에 사용될 뿐 다양한 키압과 클릭감, 반발력을 구현하기 어려운데다 만족도가 높지 않아 기계식
키보드가 프리미엄 키보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자판에는 이러한 키 구조를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요즘 세대는 데스크탑 보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더 편하지만 그런 폼팩터에 기계식 키보드만의 장점을 접목하는 것이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그 한계를 넘은 것이 바로 체리사의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메커니컬 키스위치다.
체리사가 개발한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메커니컬 키 스위치는 노트북과 같은 초슬림 폼팩터에 맞는 공간 내에서 기계식 구조를 접목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전체 높이가 3.5mm에 불과한데도 기계식 키보드 만의 촉감과 피드백을 구현했다.
펜타그래프로는 경험할 수 없는 안정감과 높은 내구성 또한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메커니컬 키 스위치 만의 장점이었는데 그 키 스위치의 가장
최신 버전을 적용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커세어의 K100 AIR다.

커세어 K100 AIR의 스위치는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택타일 버전이다. 이 버전은 체리사의 MX 브라운과 특성이 비슷하다. 청각적인
특성이 결합된 일반 모델 보다 조용하면서 촉각에 더 집중된 스위치다. 체리사의 3가지 축 특성을 생각하면 어떤 타입인지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타건 시 청각적인 느낌은 덜하지만 그런 특성을 필요로 하는 환경엔 더 적합하다. 다수가 함께 공간을 사용하는 오피스
환경이나 팀 플레이 환경에 적합하며 기계식 키보드 만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택타일 버전이 결합된 커세어 K100 AIR의 키 높이는 가장 낮은 곳이 바닥에서 11mm고 가장 높은 곳이
17mm다.
키캡 자체가 노트북 자판과 다를 바 없고 전체 높이 자체도 노트북 두께와 거의 차이가 없어 펜타그래프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별다른 거부감이나
적응 기간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키 배치나 스페이스바 길이 등에서 약간은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인 키캡 높이에서 차이가 없다 보니 타이핑 시 인접 키에 걸려 오타가 날
일이 거의 없다. 필자처럼 업무용으로 이미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사용 중이라면 더더욱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커세어 K100 AIR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초 슬림에 풀 사이즈로 정의된다.
노트북 만큼 얇은 두께를 바탕으로 풀 사이즈 키보드의 여유로운 키 배치가 조합 됐고 브러시 마감이 적용된 묵직한 블랙 알루미늄 샤시로
고급스러움과 안정감까지 더했다.
바닥에는 밀림 방지 처리를 해 키보드가 움직이거나 밀리는 일도 없는데 너무 낮은 높이만 완만한 경사가 불만이라면 양쪽 바닥 위에 배치된
접이식 스탠드를 펴서 이를 개선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럴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차피 K100 AIR는 노트북 키보드의 완만한 경사도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일 테니 말이다.

프리미엄 키보드라면 빠질 수 없는 볼륨 휠과 재생 버튼도 제공된다. 볼륨은 음소거 버튼이 별도로 제공되며 재생과 일시 정지 버튼, 앞, 뒤
스킵 버튼도 함께 제공된다. 이들 버튼은 일단 타이핑용 키 보다 낮게 배치해 실수로 눌러져서 작업 중인 화면이 뒤죽박죽 되는 일도 없게 했다.
K100 AIR 좌측에는 윈도우 사용자를 바로 전환할 수 있는 전용 버튼과 RGB 백라이트 밝기를 조절하는 버튼, PC를 잠금 상태로
전환하는 전용 버튼도 제공된다.
■ 익숙한 타이핑 동선, 기계식의 타이핑감

커세어 K100 AIR의 타건감은 간단히 말해 펜타그래프의 깊이에 기계식 키보드의 타이핑감을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키가 눌려 들어가는 스트로크 자체가 일반 기계식 보다 1/2도 안되다 보니 깊이감 차이가 너무 크지만 1.8mm의 매우 짧은 작동 거리는
노트북 사용자 입장에선 익숙한 것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
키캡 높이도 일반 노트북과 다를 바 없기에 앞서 말했듯이 별다른 적응 없이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필자가 주로 쓰는 회사 작업용 키보드가 펜타그래프다 보니 집에 쓰는 기계식 키보드가 불편 할 때가 많았는데 커세어 K100 AIR는 그런
불편함 없이 바로 적응이 가능했다. 거기다 펜타그래프 키보드의 고무 같은 그런 일정한 반발력이 아니라 기계식 고유의 타이핑감까지 경험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은 사실
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MX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키스위치 자체가 고가의 게이밍 노트북에 들어가다 보니 일반 키보드 형태는 커세어 K100 AIR가 유일한
상황이다.
앞서 말했듯이 타건음 자체는 체리사의 MX 브라운과 유사하지만 키 압 자체가
MX 블루 보다 살짝 높은 편이어서 손가락에 힘은 살짝 더 들어가는 특성이 있다.
펜타그래프의 반발력과도 매우 비슷해 딱히 무리가 가는 수준은 아닌데 그래도 더
가벼운 타이핑감을 원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 무선과 유선, 커세어 K100 AIR 하나로 해결

커세어 K100 AIR은 유무선 복합 제품이다.
유선 연결을 위한 USB 타입-C 포트도 제공되고 커세어만의 2.4GHz 슬립스트림 무선 연결에 블루투스 연결도 지원한다. 이러한 조합을 사용자가 바로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전용 버튼도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나 원하는 기기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
필자처럼 TV를 모니터로 사용하면서 PS5와 PC를 동시에 사용 중이라면 PC는 유선으로 연결하고 TV를 블루투스에 그리고 PS5를
2.4GHz 슬립스트림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키보드 하나로 원하는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키보드로 사용하고 싶다면 블루투스로 할당된 버튼이 두 개나 남았으니 그런 환경까지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K100 AIR의 장점이다.
■ RGB 백라이트로 최장 50시간, 배터리 용량만 4170mAh

모든 무선 키보드는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시간이 길 수록 좋다. 짧으면 짧을 수록 충전 횟수가 늘어나니 그 누구도 자주 충전하는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특히, RGB 라이트가 기본인 이런 제품들은 배터리 시간이 더 짧은 편이라서 사용자들이 더 민감해 하는 편이다.
커세어 K100 AIR는 그런 사용자 니즈를 반영했다. 40 시간 연속 사용을 보장한다는 타사 보다 10시간이나 더 오래 사용한다. 그것도
RGB 백라이트를 켠 상태로 말이다.
RGB 백라이트를 끄면 최대 200시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 키보드 내부에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했다. 실제 용량은
4170mAh로, 장시간 사용을 보장하는 대용량 스마트폰 배터리에 준하는 용량이다.
내장된 배터리는 분리 및 교체도 가능해 보이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가이드에
나와있다.
■ AXEON이기에 가능한 네이티브 8000Hz와 50개의 온보드 매크로

K100 AIR의 또 다른 특징은 커세어만의 AXON 하이퍼 프로세싱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키보드의 하이퍼 폴링 레이트와 키 스캐닝 레이트를 결정하는 핵심으로, 같은 기술이 적용된 K100 처럼 8,000Hz의 폴링
레이트와 4,000Hz의 키 스캐닝 레이트가 커세어 K100 AIR에 적용됐다.
폴링 레이트와 키 스캐닝 레이트가 높다는 것은 키를 눌렀을때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일반적인 게이밍 키보드의 폴링 레이트가
1,000 ~ 2,000 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입력되는 키 값에 반응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참고로, AXON 하이퍼 프로세싱 기술이 적용된 커세어 키보드의 입력 시간은 0.25ms 뿐이지만 대다수 고성능 게이밍 키보드가 2ms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AXON 하이퍼 프로세싱 기술은 온보드 매크로 기능에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매크로 사용이 많지 않지만 커세어 K100 AIR은 AXON
하이퍼 프로세싱 기술로 매크로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에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키보드 만으로 매크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용 방법도 잠금 버튼을 2초간 누른 후 원하는 키를 다 입력한 후 다시 한번 잠금 버튼을 눌러 종료한 후 할당 할 키를 누르면 된다.
할당 할 키는 FN 키 조합으로도 이용이 가능해 일반 키 조작과 겹칠 일도 없다.
커세어가 제공하는 iCUE로 매크로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방식이라서 iCUE가 실행된 상태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온보드
매크로 기능은 하드웨어 방식으로, 소프트웨어와 관계 없이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다.
■ 유일무이한 키보드, 커세어 K100 AIR

커세어 K100 AIR는 컨셉이 명확하다.
노트북 키보드의 경험과 디자인을 기계식 스위치로 실현한 것이 바로 커세어 K100 AIR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로 느껴야 할 경험은 K100 RGB 라는 모델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있으니 커세어 K100 AIR를 그런
제품들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커세어 K100 AIR은 오직 노트북 키보드의 경험을 기계식 스위치로 경험하고 싶은 마니아를 위한 제품이며 현재로써는 유일한 선택이고 다른
선택은 없다.
이런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커세어 K100 AIR가 답이고 그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