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RTX 4060이 예상보다 빨리 투입됐다.
MSRP로 판매 되는 기본 모델은 어제 밤 엠바고가 해제 됐고 OC를 선택한 비레퍼 모델도 오늘 밤 엠바고가 해제되면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실제 구매는 내일부터 가능하겠지만 오늘 밤 10시 이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할 수도 있다.
RTX 40 시리즈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길 기다렸다면 10시 이후 온라인 쇼핑몰을 검색해 보기 바란다.
그럼 지금부터 지포스 RTX 4060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GPU에 더 엄격한 세대 교체의 기준
지포스 RTX 4060에 사용된 AD107 GPU 블럭다이어그램
GPU는 더 많은 연산 유닛을 탑재하고 더 효율적인 아키텍처를 채택해야 성능이 좋다. 이건 CPU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독 GPU는 이 기준이 더 명확하다.
GPU는 CPU 처럼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완성된 코어 개수를 따지지 않고 내부에 탑재된 실제 연산 유닛 개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기준을 누가 정한 것도 아니고 꼭 따라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GPU 메이커들은 이 기준을 지켜왔고 지금도 그에 맞춰 세대
교체를 진행해 왔다.
그래서 GPU 세대 교체 시 연산 유닛 개수는 증가해 왔는데 최근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성능이 향상된 건 맞지만 연산
유닛 개수가 오히려 줄어든 제품들이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 출시된 RTX 4060 Ti다.
이 모델은 RTX 3060 Ti 보다 CUDA 코어가 10.5% 감소했다. 깡성능이라 불리는 기본 성능은 10% 이상 증가했지만 연산 유닛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RT나 DLSS로 가면 그나마 인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깡성능이라 불리는 기본 성능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도 전 세대 한등급 높은 모델을 대체한다는 명분은 잃지 않았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리 박한 평가는 하지 않았는데 솔직히 지포스 RTX
4060는 좀 걱정이 된다.
■ 10% 넘거 줄어든 CUDA 코어, 지포스 RTX 4060
지포스 RTX 4060은 CUDA 코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엔비디아의 소개 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빠졌지만 세부 사양을 비교하면 무려 14.2%나 감소한 걸로 계산된다. RTX 3060이 3584개,
RTX 4060이 3072개다.
여기에 더해 물리적인 메모리 대역폭도 360GB/s에서 272GB/s로 24%나 감소했으니 소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킬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실제 연산 성능이 증가했다는 위 자료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RTX 10 시리즈 부터 20 그리고 30까지 CUDA 코어와
메모리 대역폭을 증가시켰던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선택이고 그 선택을 좋게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엔비디아가 제시한 자료처럼 전성비에 특화된 모델로 라인업을 구분하고 출시 했더라면 이런 이야기도 필요치 않았을텐데 그저 게이밍에
최적화된 지포스 시리즈로 투입 했으니 논란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도 RTX 2060 이후 300달러 이상을 유지했던 MSRP가 299달러로 내려온 건 잘한 결정인데 그 가격 만큼 성능을 보여줄지는
테스트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자.
■ 지포스 RTX 4060, 성능 평가 결과는?
지포스 RTX 4060의 성능 평가 결과를 알아보기에 앞서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을 간단히 소개하겠다.
지포스 RTX 4060은 파운더스 에디션이 없는 모델이라 엔비디아가 제공한 리뷰 샘플을 사용하였다. 해당 모델은 MSI 제품이며 MSRP
모델, 즉 레퍼런스 모델 보다 부스트 클럭이 30Hz 높게 세팅된 OC 모델였다.
테스트는 레퍼런스 클럭에 맞춰 진행 됐다. 시스템은 AMD 라이젠 7 7700X와 DDR5 6000 메모리를 조합해 사용하였으며 드라이버는
지포스 RTX 4060를 제외한 나머지 버전만 현재 공개된 가장 최신 버전을 사용했다. 지포스 RTX 4060은 엔비디아가 제공한 536.20
버전이 사용됐다.
■ RTX 4060, 쿨링은 좀 더 투자하길..
지포스 RTX 4060은 발열이 심한 그래픽카드가 아니다. TGP가 115W인 그래픽카드에서 불덩이 같은 온도는 상상도 할 수 없으니
70도 대의 안정적인 온도는 당연한 것이다.
필자가 테스트 한 지포스 RTX 4060도 그런 제품였지만 아쉽게도 핫 스팟 온도는 그렇지 못했다. (3DMARK 타임스파이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핫 스팟 온도가 91.5도까지 상승했다. GPU 온도는 72.2도 였지만 열이 집중된 부분은 거의 20도 가량
높았는데 해당 제품에 적용된 쿨러를 보니 왜 그런가 쉽게 납득이 됐다.
앞서 보여준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쿨러가 그리 좋은 모델은 아니었다. 히트파이프로 연결한 히트싱크에 듀얼 팬 구조라 115W 모델엔 충분한
조합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충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모델은 아니지만 RTX 3060에 사용한 타사 플래그쉽(?) 모델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와 핫 스팟과의 온도 차이를 감안한다면 해당
모델은 쿨링 능력은 살짝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소비전력도 의외였다. TGP가 115W인 모델이 131.6W까지 측정됐으니 말이다. 거기다 idle 소비전력은 비정상적으로 높아 수정이 좀
필요해 보였는데 원래 비레퍼 모델들이 idle 조건에 전력 세팅을 최적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지만 이건 좀 심한 편이다.
앞서 온도에서 언급한 타사 RTX 3060도 idle 소비전력이 조금 높았지만 RTX 4060 만큼은 아니었다.아무래도 필자가 받은 샘플에
문제가 있거나 조합한 시스템과의 궁합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 지포스 RTX 4060, 예상된 결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앞서 언급한 그대로 성능은 올라 갔지만 우리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CUDA 코어가 많이 줄어들다 보니 한 세대 이전 상위 모델을 대신 한다는 세대 교체 명분도 지켜내지 못한 것 같다.
아무리 아키텍처를 혁신하고 최신 기술로 무장했다지만 엔비디아의 이번 선택을 잘했다고 말하긴 어렵게 됐다.
DLSS3라는 RTX 40 시리즈만의 무기도 특정 게임 몇몇을 제외하면 사실 상 없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 지금 당장 RTX 4060을
권하는 건 무리가 있다.
지금은 RTX 3060을 더 싸게 사는게 이득이고 RTX 4060은 가격이 더 안정화 되거나 AMD와의 가격 싸움이 좀 더 치열해질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필자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RX 7600이 RTX 4060과 비슷한 성능에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주장도 있고 외신을 통해 일정 부분 확인된
바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