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위즈 산하 ROUND8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3인칭 액션 RPG 게임, P의 거짓이 드디어 공식 출시 됐다.
P의 거짓은 안다면 다 아는 프롬소프트웨어의 다크소울 시리즈의 문법을 그대로 채용한 일명 소울라이크 장르로 점철된 게임이다.
수 많은 게임사들이 프롬소프트웨어가 내는 특유의 맛(재미)을 자신들의 게임에서도 내보기 위해서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만듬세가
엉성하거나 아니면 자신들만의 부가적인 요소들을 더하며 특유의 구성은 비슷하게 가져왔지만 아예 다른 맛을 내는 게임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이번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피노키오를 원작으로 한다는 자신들만의 커다란 틀안에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시리즈 문법을 정통적인 맛
그대로 담아내기로 결정 했고, 그 결과가 9월 19일 선보여졌다.
게임의 제작 단계부터 과연 다른 게임이 프롬소프트웨어의 그 디테일한 요소, 분위기, 맛있게 매운맛을 잘 살려낼 수 있을지, 게다가 일명
패키지 게임, 콘솔 게임을 처음으로 제작해보는 한국 게임 개발사가 과연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였다.
그리고 필자가 실제로 P의 거짓을 체험해본 결과,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시리즈와 한끗 차이의 맛을 내는 별미가 완성 됐다고 말하고 싶다.
■ 다크한 분위기, 아트/음악적인 부분에서 꿀리지 않아

프롬소프트웨어의 데몬즈 소울부터 다크소울 3부작, 엘든링, 소니와 함께 만든 블러드본, 세키로 등을 플레이 해보며 느낀 이 게임사의 특징은
아트적인 부분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컨셉 아트부터 시작해서 인게임에 표현되는 모습, 배경 등이 너무나도 조화롭게 잘 구성되어 있으며
테마가 확실하게 정해져있음이 느껴진다.
이번 P의 거짓은 프롬소프트웨어처럼 배경적인 요소나 디자인, 아트, 분위기가 처음부터 잘 짜여져있는 느낌이 팍팍 드는 모습이다.
디테일한 아트 부분까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P의 거짓이 표현하고자 하는 유럽의 벨 에포크 시대, 유럽사의 한 시대의 느낌을 게임에 매우
잘 녹여낸 배경과 아트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이야기의 핵심인 카를로 콜로디 원작의 피노키오 스토리를 적절하게 잘 배합함에 따라 등장하는 무수한 인형의 적들, 광인들 그리고
소울라이크 게임의 핵심이 되는 보스전등의 보스 디자인등이 고유함이 느껴지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에 더해 한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게임의 아트나 배경으로 인한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이를 시각적으로만 느끼는 것 외에 다른
감각인 청각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게임은 시각적인 것만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기에 사운드가 게임 경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데,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게임중에 하나로 꼽힌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단순히, 이동하거나 전투에서의 공격소리, 맞는 소리를 떠나서 각 지역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표현하는 음악, 그리고 철문을 여는 소리,
나아가서는 핵심이 되는 보스전에서의 BGM등이 소울라이크의 완성도를 판가름 하는 숨겨진 키라고 본다.
이번 P의 거짓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기반으로한 시각적인 아트와 테마, 요소 등에 크게 힘을 주고,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웅장하고
매력적인, 때로는 강렬한 사운드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때문에, 당장 P의 거짓을 판단했을때, 게임성을 생각 안하고도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인게
감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게임 플레이, 클래식한 악의까지 가져왔다

소울라이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몇가지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움직임을 제한하고 일반적인 적들의 공격도 방심하면 플레이어를 쉽게 죽일 수
있는 높은 난이도, 사실상 메트로베니아를 떠올리게 하는 심리스로 이어진 여러 구역별 맵 등이 있다.
P의 거짓은 이러한 부분들을 사실상 단 한가지도 빼놓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마치 레시피 그대로로 정직하게 구현한 모양새다. 때문에, 플레이
방식은 엘든링을 제외한, 데몬즈소울, 다크소울123, 블러드본, 세키로의 양식과 거의 흡사하다. 아니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한 스타일로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숏컷의 등장이나, 어디로든 이어져있는 심리스 맵 디자인등이 그러하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최근 프롬소프트웨어는 점점 자사 소울 스타일의 게임에 다소 불합리하거나 플레이어를 악의적으로 괴롭히려는 적들의 배치나
맵 구성은 자중하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번 P의 거짓은 가장 악랄한 적 배치로 유명한 다크소울 2의 개선판, 다크 소울 2:스콜라 오브 더 퍼스트 신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의 요소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한마디로 소울시리즈 중에 가장 맵다는 구성이다.
길 모서리 뒤에 숨어서 지나가는 플레이어의 옆, 뒤통수를 찌르려는 구성은 일상다반사이며, 주울 수 있는 아이템을 배치해놓고 함정을 설치하는
것 등등 플레이어를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초기 프롬소프트웨어의 악의적 레시피 그대로 구현해 두었다.
때문에, 현재 게임을 즐기는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의 테마와 양식을 보고 블러드본 느낌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다크 소울 2 스콜라 오브 더
퍼스트 신이였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정도다.
어찌 보면 소울스러움을 지향하고 있다면 이러한 부분까지도 구현해냈어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시리즈 특유의 깊은 맛을 구현해 내려한다면, 이런 부분들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플레이어들의 한탄 섞인 욕을 듣겠지만, 그 욕이 그리 기분 나쁘지 않은 욕이란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보스전의 구성과 아트가 적절히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느낌도 있다. 이는 호불호 부분이라서 플레이어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보스전이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보스전의 난이도 밸런스도 초반에는 조금 단순한 패턴으로 이루어지다가 점차 후반부로 갈 수록 다양한 패턴을 가진 보스들이 등장하고 있고,
특히 엇박자 패턴도 그리 많지 않게, 적절하게 배치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매콤한 보스전을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 전투 스타일은 비슷, 창의성은 덧붙였다

P의 거짓 전투 스타일은 다크 소울 시리즈와 세키로, 블러드본의 느낌을 합쳐 놓은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스태미너를 활용해 무한적인 공격은 못하도록 막아 두는 골자는 똑같다. 여기에 P의 거짓은 가드 시스템을 별도의 방패가 아닌 기본
무기로 가능하도록 해놓았으며, 가드에도 일반 가드, 정확한 타이밍에 가드를 할 수 있는 퍼펙트 가드를 구현 해놓았다.
때문에 소울시리즈 특유의 방패 패링으로 적을 그로기 시키는 요소는 없다.
대신 적을 공격하거나 퍼펙트 가드시, 보이지 않는 그로기 수치가 일정 이상 쌓이게 되고, 체력바가 하얀색으로 빛나게되며, 이때 플레이어가
힘을 모은 강공격(또는 비슷한 효과의 페이블 아츠)를/을 하면, 뒤에서 공격하는 일명 뒤잡, 정식 명칭으로는 페이탈 어택을 정면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
체력 리게인 시스템도 있는데, 일반 가드시에도 체력은 일시적을 닳게 되지만, 일반 가드로 인한 체력은 뒤이은 퍼펙트 가드나 일반 공격
등으로 다시 채울 수 있다.
즉, 기본 전투 스타일은 다크소울 시리즈이지만, 여기에 세키로의 체간 시스템, 블러드본의 리게인 시스템을 적절히 제공한다. 또한, 회피도
가능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숙련도나 성향에 따라 전투 스타일을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실 그냥 프롬소프트웨어 게임과 똑같네 하겠지만, 손잡이와 날로 구현된 무기조합 체계, 추가적인 왼손의 리전 암을 통해
보다 창의적인 무기 스타일과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전반적인 전투는 프롬소프트웨어의 느낌을 거의 가져온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크게 새롭진 않다고 보여지지만, 적어도 기존 프롬소프트웨어에서
볼 수 없었던 무기간의 조합이라던지, 리전암과 함께 사용한다던지 하는P의 거짓만의 창의성 부분은 덧붙여져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P의 거짓의 전투에서 잘 만들어졌다는 것이 느껴진 부분은 바로 히트박스 부분이다.
히트박스의 정교함은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 시리즈에서 크게 증명되는데, 수 많은 영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모습등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그 순간 순간 때문에 전투가 더욱 짜릿하고 몰입도가 높아지기도 하는 이유다.
P의 거짓도 이부분을 충실하게 제공하는 편으로, 히트박스 부분에 있어서 여타 소울라이크 게임들중에서도 손꼽힐만큼의 디테일한 히트박스가
제공되는 듯 하다.
이부분은 게이머, 플레이어마다 다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수준까지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은
전투에서의 디테일이다.
■ 비슷한 구성은 사실, 앞으로가 더 기대될 수 있는 시리즈

이번 P의 거짓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 프롬소프트웨어 작품이랑 너무 비슷하다로 점철되고 있는데,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라고 보여진다.
누구나 프롬스럽게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 맛을 못살려서 아쉬운 게임으로, 이도저도 못한 게임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면에 이번
P의 거짓처럼 너무 프롬스럽게 만들었다고 비판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P의 거짓은 그 어중간함을 택하기 보다는 소울라이크를 만들고 싶다면, 그냥 확실하게 프롬소프트웨어를 리스펙하며 최대한 그들의 맛을 자신들의
필드에서 구현해내고 싶어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총괄 디렉터 역시 블러드본의 양식이나 세키로, 소울시리즈에 대한 찬양과 리스펙을 많은 인터뷰에서 내비쳤다.
P의 거짓에서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스타일의 UI 구성이나 배치, 디자인이 눈에 띄고 익숙한 느낌이 제공되지만, 이부분들에 있어서 그저
따라하려고 하기만한 느낌에서 나오는 거친 느낌이 없고 부드럽게 잘 녹여낸 모습을 보여주기에, 기존 프롬소프트웨어 팬들도 만족할 수 있고, 새롭게
소울라이크를 경험해보려는 유저들도 새로운 맛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 느껴진다.
P의 거짓이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시리즈 오마주를 강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 게임에서 비슷하지 않은 장르가 없고, 장르가 혼합된
경우, 장르적인 부분을 크게 따르는 경우도 많다. P의 거짓은 마지막 것에 해당 하는 경우로 생각된다.
게다가 이번 P의 거짓은 패키지게임으로, 콘솔게임 첫 진출한 국산 AAA급 게임인점을 생각해본다면, 이정도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면 향후
후속작이나 다른 작품에서는 어떠한 성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어떠한 오리지널한 발전을 덧댈 수 있을지 더욱 더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