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다재다능이나 만능 같은 말을 최고라 생각한다. 한가지 보다 여러 가지를 잘 할 수 있다면 그게 최고라고 말이다.
그래서 모든 가치 평가에 이런 항목들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이것만이 꼭 답이 될 수는 없다.
다재다능은 아니더라도 목표로 한 가치를 이뤄 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고 그런 제품이 더 현실성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게이밍 헤드셋도 그런 방향에 맞춰 기획된 제품이다. 게이밍이란 가치에 최적화 된 그런 제품 말이다.
■ 가상 7.1 3-MODE 게이밍 헤드셋, 앱코 MR600

무선 게이밍 헤드셋은 흔하다. 저렴한 가격대 부터 비싼 고가 제품까지 상당히 많은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됐다.
오늘 소개하는 앱코 MR600도 그런 제품 중 하나인데 이 제품은 조금 독특한 것이 있다. 바로,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가상 7.1 채널
헤드셋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게이밍 헤드셋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가상 사운드를 구현한다.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상 사운드를 구현한다. 이 방식이 일반적인 게이밍 헤드셋의 가상 7.1 채널 사운드인데 이를 헤드셋 자체에서 구현한 것이 앱코 MR600이다.
그럼 가상 7.1 채널 사운드를 헤드셋 자체에서 구현하면 뭐가 좋을까? 이에 대한 답은 두 가지로 정의된다.
첫 번째는 기기 특성에 맞춰 튜닝된 사운드다.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 7.1은 대부분 특정 기기에 맞춘 튜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별
헤드셋에 최적화된 서라운드 효과를 재현하기 힘들다. 그에 비해 기기 자체에서 가상 7.1 채널을 구현하면 헤드셋 자체 특성을 고려하여 사운드를
튜닝해야 하기 때문에 더 현실감 있는 서라운드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모든 입력 소스에 서라운드 효과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 7.1은 해당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소스 기기에서만
기능이 구현되지만 헤드셋 자체에서 이를 구현할 경우 모든 입력 소스에 해당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실제, MP600 소개 자료를 보면 2.4GHz와 블루투스 까지 가상 7.1 채널 사운드를 지원하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가상 채널
사운드는 앱코가 제공하는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더 현장감 있는 사운드를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2.4GHz 무선
연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 2.4GHz 무선, 블루투스 5.0, 유선 연결을 모두 지원

앱코 MR600의 무선 연결은 2.4GHz 고음질 무선과 블루투스 5.0을 지원한다. 블루투스 5.0은 기기 내부에서 지원하는 방식이고
2.4GHz 무선은 함께 제공되는 USB 동글을 소스 기기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2.4GHz와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는 대다수 게이밍 헤드셋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유선 연결도 당연히 지원한다.
블루투스의 경우 게이밍에 민감한 지연 시간 문제가 발생하는 제품이 대다수지만 앱코 MR600에선 그런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APT-X
어댑티브나 APT-X LL 처럼 저지연 코덱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PC 기반으로 연결해 그런지 실제 게임에서도 지연 시간을 느낄 수 없었다.
■ 마이크 탈부착 구조로 더 편하게

게이밍 헤드셋 사용자가 모두 마이크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사용하더라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마이크를 켜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탈부착
구조가 대세로 자리 잡았는데 앱코 MR600도 그런 구조를 채택했다.
MR600의 마이크는 플렉스블한 설계로 장착 시 최적의 위치에 마이크를 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길이도 너무 길지 않고 분리해 보관하기도
적당한 크기다.

마이크를 분리하면 일반적인 무선 헤드폰처럼 되는데 무게가 295g 뿐이라 장시간 사용해도 목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어 패드 재질도 푹신한 메모리 폼에 면 혼방 패브릭 소재라서 땀이나 습한 느낌이 전혀 없다. 헤어 밴드를 통한 압박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착용감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 앱코 MR600, 게임에 최적화된 사운드

앞서 설명하였듯이 앱코 MR600은 기기 자체에서 가상 7.1 사운드를 처리한다. 모든 사운드가 서라운드로 분리되어 재현되는 구조라서
게임에선 상당한 이점이 있다.
실제, 앱코 MR600을 사용해 보면 어느 정도 넓은 공간에서 소리의 방향이 정확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약간 동굴 같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게임에선 이 느낌이 몰입도를 더 높여 주는 것 같았다.
특히, 두 가지로 변경 가능한 EQ를 게임 모드로 변경하면 현장감이 더 극대화 되는 듯 한데 확실히 기기 자체에 맞춘 튜닝 덕분인지 게임에
있어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재현해 냈다.
하지만, 게임이 아닌 음감에선 MR600의 가상 7.1은 득 보다 실에 가깝다. 스테이지가 넓어지고 악기의 배치나 방향을 구분하는 것은
좋지만 보컬이 멀어지고 전반적으로 저음이 깔리면서 일부 음역대를 마스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선이 아닌 유선으로 연결하면 이런 느낌이 줄고 음감용으로도 꽤 괜찮은 소리가 나지만 무선으로는 튜닝 자체가 게임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 게임에 특화된 헤드셋을 원한다면 추천

글을 시작할때 했던 말 처럼 모든 것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 목표로 했던 가치만 달성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고 소비자는 그런 제품만
선택하면 된다.
오늘 소개한 앱코 MR600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게임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실현하기 위해 가상 7.1 채널 사운드를 실현했고 기기
특성에 맞춰 튜닝했다. 소리의 결은 음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게임 만큼은 최적의 소리에 가깝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비교적 가벼운 무게와 마이크 분리형 구조로 착용감까지 좋은 편이니 게임용 헤드셋을 찾는 이들에게 상당히 괜찮은 제품으로
생각된다. 무조건 저가 제품을 찾는 것만 아니라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가격과 소리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