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3D를 앞세운 AMD의 시장 공략은 인텔의 헛발질이 더해지며 큰 성과를 거뒀다.
출시 초기 품절 사태 후 저 세상 가격이 되어 버린 라이젠 7 9800X3D가 실질적인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인텔로
넘어갈 소비자를 잡아둘 수 있었으며 라이젠 9000 시리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말끔히 털어 버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CES2025에서 공개 할 후속 모델이 투입되는 것 뿐인데 그에 앞서 mini-ITX 기반 소형 게이밍 플래폼을 원하는
이들에게 소개할 메인보드가 있다.
ASUS의 핵심 모델로 자리잡은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가 바로 그 제품이다.
■ 손바닥 크기, 게이밍 PC의 근본
손바닥 크기로 만든 게이밍 PC는 모든 것이 작아야 한다. 그래서 미니-ITX라는 폼팩터 없이는 이런 PC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작고 강력한 게이밍 PC를 원하는 이들에겐 미니-ITX 메인보드가 생명과도 같지만 국내 PC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가 않다.
미니-ITX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나마 항상 최신 모델을 공급해 온 것은
ASUS가 유일하다.
ASUS의 미니-ITX 메인보드가 없었더라면 국내 시장에서 작고 강력한 게이밍 PC를 만든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데 다행히 AMD X870
칩셋으로 출시된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가 있어 그런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는 미니-ITX 폼팩터로 구현 가능한 최상의 사양과 성능 그리고 기능을 실현한
제품이다.
자세한 정보는 글을 이어가며 설명하겠지만 작고 강력한 게이밍 PC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며 전체적인 구조나 DNA는 ROG
STRIX X670E-I GAMING WIFI을 계승하면서 필요한 부분에서 변화가 있는 것이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 좋은건 그대로,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는 전작의 DNA를 그대로 계승했다. 구조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양에서도 전작과 닮은 부분이 상당히 많다.
아무래도 미니-ITX 라는 폼팩터 한계상 최적의 구조와 사양을 완성하면 그 이상 발전해 나가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단순한 옆그레이드라고 보긴 어렵다.
전원부 사양만 하더라도 정해진 공간 내에서 페이즈 증가는 사실 상 불가능하기에 10+2+1 페이즈가 그대로 반영될 수 밖에 없었고 페이즈
당 출력도 110A가 사실 상 선택 가능한 최상의 조건이니 이 이상의 조건과 사양을 실현하는건 불가능한 상태다.
누군가는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단순한 옆그레이드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미니-ITX라는 폼팩터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에 적용된 전원부는 Vishay SiC850A 110A Smart
Power Stage를 16+2 페이즈로 구성한 것에 MISC용 80A 단일 페이즈가 조합 됐으며 공간적인 부분과 발열 부분을 감안해 캔 타입
알루미늄 캐퍼시터가 아닌 탄탈 캐퍼시터가 사용됐다. 탄탈 캐퍼시터는 캐퍼시터가 필요한 거의 모든 곳에 적용됐다.
■ 미니-ITX의 필수 조건, 액티브 쿨링
미니-ITX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인보드는 액티브 쿨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실질적인 전력 소모가 200W 이상인 현실에서 전원부
발열과 M.2 SSD 쿨링을 실현하려면 액티브 쿨링 빼고 말고는 대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조합은 이미 ROG STRIX X670E-I GAMING WIFI에서도 구현된 바 있어 충분히 검증이 끝난 부분이라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팬이 돌아가는 소음도 귀에 잘 들리지 않을 정도라 자신이 직접 PC를 조립하지 않았으면 이런 부분을 모를 수도 있을 만큼 조용한 편이다.
특히, 전원부 쿨링 영역은 MOSFET 뿐만 아니라 USB 4 컨트롤러도 함께 소화하고 있어 칩셋과 M.2 SSD 쿨링을 함께 처리하는 팬 영역
만큼 없어선 안될 부분이다.
■ AMD 라이젠 9 9950X, 충분히 소화하나?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로 강력한 게이밍 PC를 완성하려면 라이젠 9000 시리즈 끝판왕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mATX나 풀사이즈 폼팩터 만큼 전원부 출력이 여유롭진 않겠지만 지금의 구성 만으로도 필요한 전력량 이상을 소화할 수 있기에
실제도 가능한지 확인해 봤다.
테스트 시스템에는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에 라이젠 9 9950X 프로세서와 E사 DDR5 6400
CL32 메모리를 조합했다. 이 상태에서 EXPO 세팅과 DDR5 6400 UCLK 1:1 모드, AI 오버클럭, PBO & CO 세팅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가를
확인해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SOC 전압을 1.25v로 세팅한 DDR5 6400 UCLK 1:1 모드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AI 오버클럭도 정상 작동했다. PBO &
CO 세팅은 PBO를 Enhance 모드에 +200MHz 그리고 CO CPU0 -15 / CPU1 -10을 적용한 후 간단한 성능 테스트도
진행했는데 벤치마크 결과도 제대로 나왔고 그 어떤 오류도 없었다.
■ 현실적인 변화, ROG STRIX HIVE II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도 메인보드 자체에 AUDIO CODEC이 없다. ROG STRIX
X670E-I GAMING WIFI 처럼 ROG STRIX HIVE가 조합 됐는데 이번엔 좀 다른 버전이 제공됐다.
ROG STRIX HIVE II로 명명된 이번 버전은 이전 세대와 디자인과 컨셉은 동일하지만 내부 구조에 변화가 있었는데 그 핵심이
ALC4050 오디오 코덱이다.
ROG STRIX HIVE II는 ALC4050 오디오 코덱이 없다. 오직 ESS9260Q DAC만 있으며 이를 STM32F ARM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통해 USB로 오디오 신호를 전달 받고 처리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ALC4050 오디오 코덱으로 구현해 놨던 소닉 스튜디오나
소닉 레이다 같은 기능도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돌비 애트모스가 기본으로 제공되어 소닉 스튜디오나 DTS 언바운드의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게 했다. 누군가는 이런 선택이 원가 절감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런 의도 보다는 음질을 우선한 결정였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전 세대 구조는 ALC4050으로 ESS9260Q DAC에 오디오 데이터가 전달되며 클럭 생성 자체도 여기에 의지했다. 이 구조는 오디오
음질 측면에선 추천하는 방식이 아니기에 DAC 자체에 개별 클럭 생성기를 달아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ROG STRIX HIVE II가 바로 이런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어차피 다채널 출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 이상 ALC4050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음질적인 측면에서도 STM32F + ESS9260Q +
48Hz 크리스탈 조합이 독립적인 AUDIO DAC을 위한 일반적인 구조니 이를 채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1세대 HIVE는 볼륨 조절 레버 외에 플렉스키와 EZ 모드 버튼, 바이오스 플래시백 버튼을 조합했지만 ROG STRIX HIVE II는
EZ 모드와 바이오스 플래시백 버튼을 제거했다. 사용 빈도가 적거나 거의 필요치 않는 이 두 가지 버튼 대신 전원 버튼을 추가한 것이다.
케이스에 있는 전원 버튼도 좋지만 위치상 불편한 이들에겐 ROG STRIX HIVE II의 전원 버튼이 아주 유용할 수 밖에 없는데 책상
위 모니터 앞에 전원 버튼을 두고 사용하게 되니 왜 그런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X870 vs X670, 선택은 알아서..
솔직히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의 변화가 크진 않다.
무선 네트워크가 WiFi7으로 업그레이드 됐고 음질을 개선한 구조로 만든 ROG STRIX HIVE II가 제공되는 것 말고는 큰 변화를
찾긴 어려운게 현실이다.
미니-ITX 폼팩터로 더 나은 구조나 사양을 실현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 부분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만 추천하는 건 어렵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은 가격과 자신이 꼭 필요한 조건에 부합하는지는 따져 보고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답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ROG STRIX X670E-I GAMING WIFI 보다는 ASUS ROG STRIX X870-I GAMING WIFI가 추후
업데이트나 기술 지원 부분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니 이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