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를 생산하는 AIB 파트너들이 설계 자유도에 대해
구조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파이어(Sapphire)
PR 매니저가 The Hardware Unboxed Podcast와의 인터뷰 영상에서, 현재 GPU 시장에서
파트너사가 독자적인 설계를 시도하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영상에서 그는 과거와 달리 최근 그래픽카드 세대는 AIB 파트너 간 제품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PU 전력 한계, 클럭 범위, 메모리 구성, 보드
레이아웃 등 핵심 요소 대부분이 칩 제조사 가이드라인 안에서 정해지다 보니, 결과적으로
쿨러 외형이나 소폭의 공장 오버클록을 제외하면 제품 성격이 거의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이다.
특히 사파이어의 상징적인 고급 라인업이었던 ‘TOXIC’ 시리즈를 예로 들며,
이런 플래그십 모델을 매 세대 지속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설계 자유의
한계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과거에는 과감한 전력 설계와 공격적인 튜닝이 가능했지만,
최근 세대에서는 칩 제조사 측에서 안정성과 수율, 전체 제품 포지션을 이유로 강한
제약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약은 AMD와 엔비디아 모두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특정 브랜드의
문제라기보다는, 고가 GPU일수록 레퍼런스 설계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현재 시장
구조가 AIB 파트너의 개성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상에서는 “파트너들이
더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탐스하드웨어 기사 역시 이러한 발언을 인용하며, 최근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커스텀
모델 간 차별성이 줄어든 배경으로 설계 가이드라인 강화를 지목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별 개성이 희미해지고, 선택 기준이 가격이나 쿨러 디자인으로 수렴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발언은 단순히 한 AIB 파트너의 아쉬움을 넘어, 현재 GPU 시장이 얼마나
중앙집중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성능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AIB 파트너의 설계 자유 확대가 오히려 시장 다양성과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