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위인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히 지난한
작업이다. 그 인물 자체가 너무나 유명한 탓에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본전조차 챙기지
못할 확률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영화들이 빤한 사실을 재현하는
데 머물거나 그릇된 재해석으로 평단의 뭇매를 맞았다. 실존 인물을 다루되 위인이
아닌 범인(凡人)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좀 더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수적인 우위를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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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ty Check |
Picture ★★★★ Soun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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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Spe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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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아그네츠카 홀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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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에드 해리스, 다이앤 크루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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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
12세 이용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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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타임 |
10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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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사 |
프리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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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포맷 |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2.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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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타입 |
DTS, 돌비 디지털 5.1,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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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
영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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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
한국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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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코드 |
3번 |
<카핑 베토벤>은 제목을 통해 익히 짐작할 수 있듯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1991년 <유로파 유로파>로 호평 받았던 폴란드
출신의 여성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베토벤 말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교향곡 ‘합창’이
만들어질 당시 젊은 작곡가 지망생이 그를 도왔다는 가정을 집어넣었다. 일단 설정
자체가 그렇게 도식적이지는 않은 셈이다. 베토벤(에드 해리스)과 카피스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는 처음엔 반목하지만, 서서히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아간다.
10분이 넘게 이어지는 ‘합창’의 초연 장면은 두 사람의 교감이 완성해낸 영화의
클라이맥스. 하지만 여기까지다. 감독은 안나가 음악에 대한 남다른 재능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베토벤이라는 인물이 지닌 무게감, 누군가를
동경하더라도 카피하는 수준에 머물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테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서둘러 마침표를 찍고 만다. 10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영화가 시간이 흘러서도 지속적으로 회자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DVD의 퀄리티는 상당히 우수하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영상은 해상도와
발색, 콘트라스트감이 조화된 안정된 화질을 보여주며, DTS 트랙은 대사와 스코어,
앰비언스 출력 모두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다.

서플먼트는 디스크 1에 감독과 에드 해리스가 함께 한 코멘터리가, 디스크 2에
오케스트레이션 메이킹 필름, 삭제 장면, 에드 해리스와 다이앤 크루거 인터뷰 등이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