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이닉스가 움직인다.
DDR3 메모리는 더는 PC의 최신 기술을 대표하는 하드웨어가 아니다. 워낙 고가여서
사용자들이 많지 않을 뿐이지 메모리 모듈 메이커들이 홍보했던 세대를 구분 짓는
큰 이슈 메이커로써의 역할은 끝이 났다. 지금부터 DDR3 메모리가 맏게 될 역할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며 그것은 곧 본격적인 보급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해 대다수 메모리 모듈 메이커는 앞 다투어 고클럭 DDR3 메모리 모듈 출시를
발표했었다. 기존 DDR2 메모리보다 향상된 메모리 대역폭을 가져다주며 전력 소비를
줄여 노트북 사용자들에겐 배터리 사용시간을 더욱 늘려줄 수 있는 DDR3의 장점을
많이 소개했다. 더욱이 메모리 칩 메이커들이 만들지도 않은 1333MHz DDR3 모듈이나
1600, 1800, 2000MHz 튜닝 모듈을 발표하면서 각 메이커의 기술력을 홍보하기에 바빴다.
브랜드 홍보와 더 나은 수익을 위해 열을 올리던 메모리 모듈 메이커와 달리 메모리
칩 메이커들은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DDR3를 개발했음에도 DDR3
메모리 양산을 서두르지 않았고 오히려 시장을 관망하는 입자였다. DDR2 메모리 가격이
폭락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DDR3 메모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만큼 주변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탓도 있다.
이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메모리 칩 메이커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4대 메모리 칩 메이커 중, 지금까지 PC 시스템용 DDR3 메모리칩을 가장 많이 공급했던
업체는 엘피다와 마이크론이다. 업계 1위와 2위인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시중에 판매된 DDR3 메모리 모듈 대다수는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DDR3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본격적인 양산 시작으로 많은 물량을 공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 규모만 보면 삼성과 하이닉스를 앞지른 것이 사실이며 처음부터
적극적인 입장은 취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 삼성과 하이닉스는 왜 샘플조차 만나보기 힘들었을까? 이것은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그리고 삼성과 하이닉스의 전략이 다르게 때문이다. 이미 DDR3 양산을 공표한 엘피다와
마이크론은 DDR3 메모리를 90nm 공정과 78nm 공정으로 제조한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발표한 DDR3 메모리 샘플에 적용된 80nm급과 비슷하거나 낮은 공정이지만 이 공정만으로
초기 시장을 공략한 것이 엘피다와 마이크론이다.
엘피다와 마이크론과 달리 삼성과 하이닉스는 새로운 공정 도입이 먼저라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시장 형성이 어려운 초기 시장을 위해 초기 샘플을 그대로 양산하는 것보다
공정 개선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주변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삼성은 시장을 더 관망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이닉스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엘피다와 마이크론처럼 홈페이지를 통해 DDR3 메모리 제품의 출시 스케줄과 자세한
정보를 공개했으며 초기 샘플 단계의 제품이 아닌 새로운 공정을 적용한 제품으로
양산한다는 것을 밝힌 상태다. 제품 카탈로그에는 1066Mhz 이하 제품들은 이미 양산
중인 것으로 표기되어있다.
필자는 오늘 이 기사를 통해 하이닉스가 양산할 1333MHz DDR3 메모리 모듈을 소개할
것이다. 아직 샘플단계지만 리테일 제품으로 양산될 66nm PC3-10600 1GB DDR3 메모리
모듈 샘플을 지난달 하이닉스로부터 입수했으며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