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선 통신 분야의 새로운 주파수 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60GHz 대역에서
데이터를 기가급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8일 60GHz 대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에서 무선
전송 기술을 활용, 대용량 멀티미디어 정보를 3Gbps 속도로 무선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무선 전송 기술인 블루투스나 광랜, UWB 기술과 비교 시 전송
속도나 범용성에 있어 월등히 앞서는 기술로, 미개척 비허가 주파수인 60GHz 대역을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원천 기술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ETRI는 설명했다.
ETRI 11연구동에서 개최된 이날 시연회에서는 기존 무선랜을 이용해 전송한 화면과
풀 HD급 동영상을 압축 없이 실시간으로 무선 전송한 화면이 비교 시연됐다. 기존
방식은 압축에 의해 화질의 열화와 전송 지연 등의 현상이 나타났으나 ETRI가 개발한
기가파이(Giga-Fi) 무선 기술은 지연이 없으면서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었다.
60GHz 대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은 57~64GHz(7GHz 폭)의 주파수 대역으로 무선국
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주파수 영역이다. 따라서 이 대역은 주파수
이용 용도를 정하지 않고 정해진 기술 기준만 맞으면 누구나, 어느 용도로든지 사용이
가능한 ‘용도 미지정 대역(FACS)’으로 허용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밀리미터파 대역은 초광대역을 사용, 고효율의 데이터 전송률 외에도 직진성이
탁월해 주변 간섭에 매우 강하고 보안성이 뛰어나며, 주파수 재사용이 용이하다는
점 등 기술 응용이 쉬운 강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파장이 짧아 각종 소자의 소형화
및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고속 무선랜을 위한 최적의 주파수 대역으로 최근
홈네트워크 및 실내 무선랜의 고화질 멀티미디어 전송 및 응용 서비스 지원에 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ETRI는 이 기술이 무선랜이나 UWB 기술과는 주파수 이용 대역이 달라 주파수간
충돌 우려가 없으며, 별도의 안테나 시스템 장착 시 옥외에서 1km 이내의 빌딩간
사내 통신이나 광케이블 구축이 어려운 도서, 항만, 운하, 산간 지역 무선 통신 및
대학 캠퍼스 내 통신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풀 HD급 콘텐츠의 전송은 주로 유선 인터페이스 방식인 HDMI를 사용하고 있으며, 풀 HD급 콘텐츠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경우에는
UWB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나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m 이내의 근거리에서 최대 480Mbps에
지나지 않아 고화질 구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ETRI 방송통신융합연구 부문 이우용 책임연구원은 “밀리미터파 대역은 전세계적으로
주파수 자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할당된 무한한 잠재 시장을 가진 자원”이라면서
“멀티 기가비트 무선 전송 기술 개발로 WLAN 또는 UWB에 비해 최소 6배에서 최고 12배까지의
성능을 구현하게 됨에 따라 개인 휴대 통신 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내년 초까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CMOS 공정을 이용한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한 뒤 내년 하반기쯤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