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흠 잡을 데 없는 성능, 하지만 가격이 관건
사실 보스의 올인원 시스템을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과연 이 정도 크기의
제품에서 제대로 된 음질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 게다가 디자인이나
만듦새 역시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말끔하다. 소형 올인원 시스템으로서 사실
이 이상의 성능과 디자인을 지닌 제품도 흔치 않다. 하지만 그런 빼어난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을 선뜻 손에 넣을 수 없는 고민거리가 있으니 그건 바로 가격이다(사실
가격 하나만 빼면 이 제품은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을 만큼 정말 잘 만들어진 물건이다).
시스템의 출시 가격은 300만 원대 후반으로 책정되었다고 한다. 물론 새삼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시리즈는 언제나 그 정도였고 V30에 이르러 갑자기
높아진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 정도 예산이라면 걸출한 최신 AV 리시버와 5.1 혹은
그 이상(6.1 또는 7.1채널까지도)의 패키지 시스템을 꾸리고도 남는다는 사실이다.
7.1채널을 지원하며 HD 오디오에 대응하는 데논의 AVR-3808 이나 야마하의 RX-V3800을
구입하고 여기에 5.1 패키지로선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KEF의 KHT3005를 조합할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당연히 새틀라이트만 추가하면 언제든 7.1채널로 꾸밀 수
있다).
과연 어떤 선택이 올바른 것일까? 물론 정답은 없다. 그리고 V30은 애초부터 그것들과
컨셉트가 다른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라면 솔직히 앞서의 조합을 포기하고
선뜻 V30을 선택하진 못할 것 같다. 이것은 하나의 단적인 예일 뿐 훌륭한 대안은
위에 말한 것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그만큼 이 제품이 현재로선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에 위치한다는 얘기다. 기술적 화려함, 다양한 기능, 스펙보다는 사이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소리의 양과 질, 즉 수치보다는 본연에 충실한 실용적 컨셉트를
지향한다면 가격대 역시 보다 현실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플레이어를 떼어냈고 여전히
5.1채널에 머물러 있다면 다른 내부적 기술 수준이 어떠한들 유저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상대적 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제아무리 사이즈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예쁘장하다 해도 단출한 기능의 리시버와 확장 불가능한 5.1채널 스피커 시스템이
300만 원대 후반이라면 보스라는 브랜드 하나로 그걸 선택할 명분은 너무 약하다는
게 필자의 주관적 견해이다(그 나름의 선택 기준을 갖고 이전의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했던
유저라면 물론 예외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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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는 이유는 사실 보스가 고가 정책을 펼치는 업체는
아니기 때문이다(가격표만 봐도 질리게 만드는 일부 하이엔드 업체라면 이런 얘기는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전통과 명성, 기술적 수준(특히 크기 이상의 소리를 내기
위한 기술적 역량에서 아직까지도 보스보다 뛰어난 업체는 없다고 생각된다)을 감안하면
이전의 단품형 스피커들은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다고까지 생각됐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유독, 라이프스타일을 비롯한 소형 패키지 시스템에 대해선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다소 의아한 일이다. 실용성 만점인 자사의 단품형 스피커들에 비해 올인원 패키지들이
왜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지, 그 이유가 가격에 있는 건 아닌지 자사로선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올인원을 선택하는 큰 이유가 설치의 편의성과 높은
공간 활용성 외에 무엇보다 부담 없는 가격에 모든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데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라이프스타일이 보스 애호가만을 위한 제품이
되길 원치 않는다면 말이다.
글 / 황준호(AV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