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 HD 방송에도 H.264가 본격 도입될 조짐이다. 한국후지쯔는 11일 자사의
최신 동영상 전송 장비 IP-9500이 MBC의 뉴욕 필하모닉 방북 실시간 중계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MBC는 지난 2월 23일 오전 8시부터 35분간 뉴욕 필하모닉의 스태프와 장비들이 도라산역을
통해 평양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중계했는데, 이때 기존의 MPEG-2가 아닌 H.264 방식의
동영상 전송 장비 IP-9500이 사용된 것. 물론 H.264는 도라산역에서 HD 카메라로
촬영된 HD 소스를 압축, 위성으로 전송하는 데까지만 사용됐다. 즉, MBC 본사에서
압축을 해제한 뒤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하지만 H.264 사용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MBC는 뉴욕 필하모닉 방북 실시간
중계 외에 데이비드 베컴이 참여한 모토로라컵 LA갤럭시 한국 투어, 유소년 축구
결승전에도 H.264를 활용했으며, 오는 16일에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중계에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H.264의 적용 확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MPEG-4 AVC로도 불리는 H.264는
MPEG-2보다 3배 이상 높은 압축률을 제공해 적은 정보량으로도 우수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블루레이 타이틀, IPTV, 디지털케이블 방송, 위성 및 지상파
DMB, HD 캠코더 등 다양한 영역에서 H.264가 활용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H.264가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지상파 HD 방송 전체의 비디오 압축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송사에서 곧바로 H.264로 방송을 송출할 경우
시청자들이 보유한 HD 셋톱박스나 HDTV의 내장 튜너가 이를 지원해야 하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