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문난 잔치가 드디어 열렸다
최근에 재미있게 즐긴 게임 중 DirectX 10(DX10) 지원 게임이 몇 개나 되는지 잠깐 헤아려보자.
필자는 테스트용으로야 온갖 DX10 지원 게임을 돌려봤지만 실제로 나 자신이
즐긴 게임은 음.. Crysis 단 하나뿐이다. 그것마저도 윈도 XP를 깔고 즐겼으니 DX10 게임을 전혀 맛보지 못했다고 봐도 될 듯 싶다.
DX10은 이렇게 마치 공기처럼 허공에 붕 뜬 신세가
되었다. 이 API가 참담한 실패(?)를 맛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DX10의
전제조건인 O/S, Windows Vista가 아주 낮은 사용률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픽셀/버텍스 셰이더 체제에서 벗어나 하나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상황에 따라 목적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통합 체제로 나아가는 등 기존 세대에 비해 혁신적이었지만
새로운 기술이라고 해서 개발사나 유저들이 호응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DX11의 미래는 DX10처럼 어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평이 대단했던 Windows
Vista와는 달리 Windows 7은 현재 뚜껑이 반쯤 열린 시점이지만 호평을 받고 있는
데다가 O/S의 출시 시점에 지원 하드웨어까지 타이밍을 맞춰주고 있다. DX10 실패의
반 정도는 인기가 지독히 없었던 Windows Vista의 탓임을 감안하면 아직까지의 징조는
좋다.
그렇다면 DX11은 이전 버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사실 기본에 있어서는 크지
않다. DX11은 DX9->10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뿌리부터 갈아엎기'가 없다. DX10에서
도입한 통합 셰이더 아키텍처 기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요소들의 첫 번째는 테셀레이션의 지원이며 다음으로 GPU 컴퓨팅 도입, 세
번째는 멀티 코어 프로세싱을 위한 지원 강화이며 이외에 BC6 및 BC7 텍스처 압축
포맷의 지원 추가와 새로운 셰이더 모델, Shader 5.0 다섯 가지다. O/S로는 윈도 비스타부터, H/W로는 AMD의 HD5000
시리즈 및 엔비디아 GT300 시리즈부터 지원을 시작하는 이 멀티미디어 API의
새로운 면모를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