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엔비디아, DX10.1에 발을 딛다
위만 보고 나가는 것이 일견 시장의 법칙이지만, 때로는 중간 부분을 선보이는
경우도 경우도 종종 있는 법이다. 자동차 시장이 어디 최고급 차량만 내놓던가? 대형
세단이 있으면 중형차도, 소형차도 함께 라인업을 갖추고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는다.
그래픽카드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냥 210-GT220-GT240으로 이어지는 40nm 신제품 라인은 엔비디아가 윈도7을 위해
새로 내놓은 제품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공정을 도입했지만 자동차로 비유하면 경차와
소형차 라인이다. 앞서 꾸준한 신제품 출시는 모든 라인업에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밝혔지만, 사실 보급형 시장의 라인업에서는 초중반에 한 번 베이스를 깔아주면 새로운
제품이 투입되는 일이 드문 편인데 어째서 '차세대기의 개발에 힘을 쏟아도 모자란'
이 시점에 엔비디아는 중저가 라인을 일신했을까?
이 뒤에는 엔비디아의 DX10 세대 전략과 MS의 새 OS가 맞물려있다. 엔비디아는
DX10 지원 카드를 내놓으면서 경쟁사의 DX10.1 지원에 대해 '차세대 OS로 넘어가면
어차피 DX11 지원이 필요하다' 는 논리로 응수했다. 맞는 말이다. 어차피 DX11 앞에서는
DX10이나 DX10.1이나 구 세대인데 굳이 '.1'을 위해 추가 개발을 할 필요는 없다.
그랬는데 말이지...
윈도 7 데스크탑 윈도 매니저의 API가 DirectX 10.1부터 지원한다는 게 엔비디아의
입장을 곤란하게 해버렸다. 물론 DirectX 10 지원 카드는 윈도 7의 API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DX 9 세대의 그래픽 카드라고 해서 윈도 7을 구동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니까. 다만 10.1 에서는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적인 에뮬레이팅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엔비디아가
뒤늦게 보급형 라인에서 DirectX 10.1 을 지원하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중급형
이상 라인은 어차피 차세대가 대체하게 될 테고.
여기에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엔비디아는 자사의 하이엔드 GPU에 함께 사용할
CUDA 전용(?) 카드를 보급하는 데도 열심이다. PhysX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하이엔드
카드는 그래픽 분야에 전적으로 매진하는 한편 보급형 카드를 PhysX 전용으로 사용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시장에는 GTX275 코어에 9800GT급의
코어를 하나 더 붙인 특이한 형태의 듀얼 GPU 카드도 나올 정도다. 9600GT 수준의
코어를 99달러에 제공해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과 더불어 보조 PhysX 카드로서의
활용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다는 게 엔비디아의 밑그림이라고 보면 되겠다. 과연 DX10.1이 올려진 9600GT라 할 만한 GT240은 어느 정도일지,
또한 보조 PhysX 카드로서의 성능도 기대할만할 것인지
MSI의 제품을 통해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