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대 교체의 필요조건
현재 PC 업계에서는 한창 프로세서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인텔은 메인스트림급
이상 CPU를 중심으로 LGA775 소켓의 코어 2 듀오/쿼드 프로세서에서 LGA1156이나
LGA1366 소켓 프로세서로의 이행이 진행되는 중이고, AMD 역시 인텔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DDR2에서 DDR3로 메모리 주류가 옮겨감에 따라 더디지만 보다 매끄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그래픽카드는 세대교체가 CPU보다 급박하게 돌아간다. 2007년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던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GeForce 8000 시리즈였지만 지금은 거기에서
두 세대가 지나갔고, 올해 봄 안에 새로운 세대가 출현할 예정이다. ATI 역시 당시와
비교하면 세 세대가 지나갔다. 2년 이상은 지나야 한 세대가 넘어가는 프로세서에
비해 두 배 이상은 빠른 셈이다.
하지만 제조사가 세대를 바꾼다고 시장에 제깍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현재 국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는 세대가 뒤죽박죽으로 얽혀 있다.
퍼포먼스급 이상에서야 자연스런 하향 교통정리와 도태로 인해 8000대, 9000대 모델이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최고가는 GTX 시리즈, 메인스트림 상위 모델은 GTS250 모델로 깔끔한
편이지만 최저가 라인으로 가면 혼란은 극에 달해 2007년에 나온 8400GS와 2008년의
9400GT, 작년에 나온 G210이 뒤엉켜 있다.
제조사가 세대에 변화를 줘도 시장이 느리게 반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새로 나온 제품이 아무리 성능이 끝내준다고 해도 이거 원, 가격이 안드로메다로
간다면 몇 명이나 살까? 얼리어답터나 초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세대 교체가 이뤄지겠지만 시장이 싸그리 바뀌려면 택도 없다. 신세대가 시장을 장악하려면 우선 누구나 부담없이 구입할 만한 가격이 되어줘야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들자면 성능에서의 차별화인데, 저가형 라인에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원인은
여기에 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그래픽 카드의 가격대는 10~20만원 사이, 그 중에서도
10만원대 초반이다. 이 가격대를 주도하고 있는 카드는 아무래도
GeForce 9600GT가 아닐까? 9600GT는 부담없는 가격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이미 선택한
카드로, 아직도 수요가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는 이 라인에 단순한 리네이밍이 아니라
새 기술을 내장한 GT240을 투입했다. 작년 11월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9600GT에 비해 2~3만원 정도 비싼 가격대라서 '안될거야 아마' 라는 느낌이었지만
두 달의 가격 조정기를 거치고 나니 오히려 9600GT보다 저렴해져 세대 교체를 위한 기본 동력은 확보했다. 이제
GT240으로 세대가 바뀌었음을 예비구매층에게 증명해야 할 것은 가격 외의 부분인 셈이다.